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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와 내 아들의 아버지... 코멘트

작성자: 최승필

2009-02-18 00:13

조회 : 11,707

<Scene #1>

요 며칠새 마무리 일정들이 몇개 겹치면서
문서작성으로 밤을 새우기도 하고 그랬다...

어제 아침도 그렇게 점심 무렵의 마감을 향해 헉헉거리는데...
마눌님이 울 아버지의 전화를 받는 모양이었다...

"저도 지금 서둘러 출근해야 하고...
아범도 밤샘 작업하고 지금도 일하고 있어서요..."

울 엄마가 호박죽 한솥 쑤어놓고...
뜨끈할 때 어서 가져가라고 하신 모양이다...

<Scene #2>

소위 대학입시에서 'in Seoul'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내 아들넘이
하나님이 보우하사 기적적으로 'in Seoul'했던게 벌써 작년이다...

1년 동안...무기력한 과거를 청산하고 개과천선이란게 뭔지를 보여줄까 싶었는데...
참으로 일관성있게 여전히 무기력한 한해를 허공에 날려보낸 아들이다...

그냥 지켜보는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오는 듯해서...
앉혀놓고 하나님 이야기 운운하며 타일러도 보고 훈계도 해봤다...

아무 생각없이 참 착한 아들이라는 것으로 내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그리고...차라리 군대에 가라고 떼밀어서...이제 3월 17일이면 입대한다...

그동안 너무 방임하고 버려뒀던 탓에 잘못 가르쳤다 싶은 것들을
하나 둘 강요하다시피 바로잡아보는 시늉을 해보기도 하는 이즈음이다...

<Scene #3>

저녁에 아버지가 내게 전화를 하셨다...
내 핸펀번호 바뀌었다고 문자를 보내드렸더니...
무슨 문자를 보낸거냐고 직접 물어보신다...^^*

사실 그 내용은 처음부터 관심 밖이신 것 같고...
"요새 많이 바쁘냐...?" 정작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 모양이다...
"밤새고 일하면서 무리하지 마라..."

중년의 삶을 엉터리로 살아서 세월을 낭비한 아들...
이제 겨우 하나님 찾아가며 정신차려보는 척하는 아들인데...
그동안 허송한 세월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만회해야 할 아들인데...

겨우 이정도에도...울 아버지는...내게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울 아버지는 그런 아버지다...

<Scene #4>

내 아버지의 전화 한통 때문에 가슴이 찡한데...
전날 밤새우며 집에 안들어온 아들이 저녁에야 슬그머니 들어선다...

'아들, 아빠가 준 책은 읽고 있기나 한거냐?'
이렇게 목구멍을 비집고 나오려는 질타의 한문장을 힘들게 꿀꺽 삼켜버렸다...

내 아들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에 비해 너무너무 함량 미달이다...

내 아들이 안쓰럽다...
그렇다고 내 아버지를 빌려줄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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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8

정윤철	아버지, 아들.....승필이 마음이 참으로 절절히 느껴지는군.. 자식 군대 보내려는 마음도 그렇겠구.. (난 딸만 둘이라 그런건 느껴볼 기회도 없지만...) 난 어쩔수 없어 타국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그저께 마눌님 공항 출국장에 보내놓고 집으로 돌아서는데..영 마음이 그렇더만.. 부모.. 가족.. 식구... 모두 떨어져 오래 살다보니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어느덧 서로의 절실한 희망이 되어버렸네... 09-02-18 01:29


아버지, 아들.....승필이 마음이 참으로 절절히 느껴지는군.. 자식 군대 보내려는 마음도 그렇겠구.. (난 딸만 둘이라 그런건 느껴볼 기회도 없지만...) 난 어쩔수 없어 타국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그저께 마눌님 공항 출국장에 보내놓고 집으로 돌아서는데..영 마음이 그렇더만.. 부모.. 가족.. 식구... 모두 떨어져 오래 살다보니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어느덧 서로의 절실한 희망이 되어버렸네...

김형기	요즘 옛날 사진을 확대해서 보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고조, 증조할아버지의 흐릿한 얼굴, 조부모님, 부모님의 처녀총각시절, 주변 친척들의 어린 모습. 그 속에 끼어 있는 나와 형제들의 어린 얼굴들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나보다 어린 아버지에게서는 존경스러움보다는 친근감이, 처녀시절의 어머니에게서는 귀여움이 전해온다. 지금은 다들 아니 계시고 내가 맨 위다. 다만 아래로 듬지막한 아들녀석이 버티고 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다소 여유가 생긴다. 현실 공간에서의 빡빡한 답답함이 시간이라는또다른 기준을 만나 늘여뜨려지기 때문이다. 집과 사무실, 한국, 중국 등등도 있지만, 30년대, 50년대 등등도 있다. 마디, 연속, 가문, 시대 뭐 이런 단어가 연상된다. 언젠가 회준이가 아들녀석에게 손찌검을 하고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지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글을 보고 나는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가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그렇게. 한참을 그렇게. 09-02-18 10:40


요즘 옛날 사진을 확대해서 보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고조, 증조할아버지의 흐릿한 얼굴, 조부모님, 부모님의 처녀총각시절, 주변 친척들의 어린 모습. 그 속에 끼어 있는 나와 형제들의 어린 얼굴들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나보다 어린 아버지에게서는 존경스러움보다는 친근감이, 처녀시절의 어머니에게서는 귀여움이 전해온다. 지금은 다들 아니 계시고 내가 맨 위다. 다만 아래로 듬지막한 아들녀석이 버티고 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다소 여유가 생긴다. 현실 공간에서의 빡빡한 답답함이 시간이라는또다른 기준을 만나 늘여뜨려지기 때문이다. 집과 사무실, 한국, 중국 등등도 있지만, 30년대, 50년대 등등도 있다. 마디, 연속, 가문, 시대 뭐 이런 단어가 연상된다. 언젠가 회준이가 아들녀석에게 손찌검을 하고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지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글을 보고 나는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가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그렇게. 한참을 그렇게.

김주동	김수환 추기경이 가셨다. 신문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니 동성상업학교(현 동성고) 재학시절 ‘황국 신민으로서 그 소감을 쓰라’는 시험 문제에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고 썼다가 교장실에 불려가 따귀를 맞았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 교장 선생은 바로 장면 박사였고.... 하여간 이 일로 학교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던 추기경은 장면 박사의 관심과 배려로 동성상업학교 졸업 후 일본 상지대로 유학길에 오른다. 장면 박사와 김수환 추기경... 존경하는 두 분의 만남에 얽힌 일화가 재미있다. 장면 박사를 보내드릴 때 추기경의 마음은 오늘날 추기경을 떠나보내는 우리들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흘러가는 세월 속에 맞는 관계의 윤회가 엄연하겠지만 주위의 사랑하는 어른들을 하나 둘 보내드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 같다. 아버지께 더욱 효도하고 자식교육(특히 아들)을 위해 회초리를 드는 것에 추호의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09-02-18 11:55


김수환 추기경이 가셨다. 신문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니 동성상업학교(현 동성고) 재학시절 ‘황국 신민으로서 그 소감을 쓰라’는 시험 문제에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고 썼다가 교장실에 불려가 따귀를 맞았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 교장 선생은 바로 장면 박사였고.... 하여간 이 일로 학교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던 추기경은 장면 박사의 관심과 배려로 동성상업학교 졸업 후 일본 상지대로 유학길에 오른다. 장면 박사와 김수환 추기경... 존경하는 두 분의 만남에 얽힌 일화가 재미있다. 장면 박사를 보내드릴 때 추기경의 마음은 오늘날 추기경을 떠나보내는 우리들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흘러가는 세월 속에 맞는 관계의 윤회가 엄연하겠지만 주위의 사랑하는 어른들을 하나 둘 보내드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 같다. 아버지께 더욱 효도하고 자식교육(특히 아들)을 위해 회초리를 드는 것에 추호의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김정선	난 아들이 없다 딸 하나 있지,그래도 나 역시 아버지는 있다. 지난해 타의로 한국에 머물며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때를 밀어 드릴 때면 아버지는 자꾸 두리번두리번 거리셨어 누구라도 안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구지 손을 들어 인사 하곤 하셨지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아들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자랑이었지 못난 자식 지 앞가림도 못하고 있어도 그냥 든든하셨는지....... 아버지께 전화드려야 겠다 09-02-18 18:12


난 아들이 없다 딸 하나 있지,그래도 나 역시 아버지는 있다. 지난해 타의로 한국에 머물며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때를 밀어 드릴 때면 아버지는 자꾸 두리번두리번 거리셨어 누구라도 안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구지 손을 들어 인사 하곤 하셨지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아들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자랑이었지 못난 자식 지 앞가림도 못하고 있어도 그냥 든든하셨는지....... 아버지께 전화드려야 겠다

정윤철	정선아 !! 4월 부활절에 별일없으면 프라하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 혹시 시간되면 얼굴이라도 보자구나.. 한국에 비하면 서로 가까운데 살고 있는데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너무 무심하게 지내고 있네 그려 ~~ 09-02-18 23:59


정선아 !! 4월 부활절에 별일없으면 프라하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 혹시 시간되면 얼굴이라도 보자구나.. 한국에 비하면 서로 가까운데 살고 있는데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너무 무심하게 지내고 있네 그려 ~~

이근덕	아버지께 전화드려 오늘 저녁 소주 한잔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돌아가신 지 만 10년 되어버린 지금 아주 가끔씩 꿈에 나타나시는 것만 해도 감사하지만 한결같이 웃음지으시는 모습에 큰 힘을 받곤 한다. "계실 때 잘 모셔야지"라는 말을 듣고 또 들었지만 결국 계시지 않으니 "그때 잘 할걸" 하는 마음이 더욱 든다. 09-02-19 10:43


아버지께 전화드려 오늘 저녁 소주 한잔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돌아가신 지 만 10년 되어버린 지금 아주 가끔씩 꿈에 나타나시는 것만 해도 감사하지만 한결같이 웃음지으시는 모습에 큰 힘을 받곤 한다. "계실 때 잘 모셔야지"라는 말을 듣고 또 들었지만 결국 계시지 않으니 "그때 잘 할걸" 하는 마음이 더욱 든다.

최재식	나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신다 태연하게 아무 말씀도 안하신다 난 '아버지'라고 불러 보지도 못한다 난 왜 여지껏 아버지에게 다정하지 못한가.... 09-02-20 09:34


나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신다 태연하게 아무 말씀도 안하신다 난 '아버지'라고 불러 보지도 못한다 난 왜 여지껏 아버지에게 다정하지 못한가....

정회준	아버지..... 09-02-22 13:36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