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여인>
수더분한 북한 말투로 손님을 맞는
궁전여관의 조선족 여인은
3년 동안이나 연변에 안 갔다.
간암 말기의 여관 주인은
여관 방에서 맥주를 홀짝거리고
여관 옆 이층 양옥에
아들 내외가 멀쩡하게 사는데도
집안은 늘 추워서
귀신도 을씨년스러울 것이다.
주인이 마지막 눈을 감던 날도
조선족 여인은 옆방에서 손님을 받았고
백수 아들은 출타 중이었다.
이즈음 아들은 여관 경영에 본격 나섰고
오늘도 변하지 않은 건
조선족 여인의 미소와 함께
창구 밖으로 흘러나오는 말이다.
반갑습네다, 어서 오시라우요.
<크레인>
들어주고 싶다.
너의 짐을
어린 너의 시름을
저 멀리
키 큰
느티나무 아래에
떨어뜨려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