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인 안동순씨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9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우연히 웹써핑을 하다가 서해 대천 앞바다
아름다운 무인도를 발견하고 너무 마음에 들어 즉각 매입을 하였다.
서울에 집 한 채를 남겨두고…..
서울과 보물섬을 오가며
주말에 무인도 개간하기를 수년, 이제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대학교수였던 아내도 처음에는 관심이 없어 거의 가지 않다가 이제는
섬에 있는 날이 더 많아졌다.
개인적인 인연으로 찾아가겠다고 연락 했더니만
흔쾌히 오라고 환영의 멘트를 날린다.
“근데 누구하고 올거요?”
나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N하고요”
이번에는 정말 혼자 가려 했다.
여행날짜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전에부터
알고 있던 어느 40대 초반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가 승용차와 먹거리까지 준비 할 테니 같이 갈 수 있냐고?
헐~~~~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용감해지나?
가을 여자는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고
가을 남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한다는 글귀가 생각나
얼떨결에 승락하고 말았다.
하이브리드 차다… 공식 연비가 29.2키로
전기로 갈 때는 무소음이고 너무 조용하여 오히려 한적한 카페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우리 둘의 사이처럼 차도 은밀하게 움직인다.....우리 한테 딱인 차다....
남녀 사이는 은밀할수록 연비는 겁나게 높아진다.
뒤에 보이는 곳이 보령화력발전소
이 배는 안동순씨 소유로 하루에 두 번 보물섬으로 들어 간다.
부부가 모두 선박운행자격증을 땄다.
엔진 값만 6천만원 이란다.
대천항 출발 30분 후에 도착하니 안동순씨 부인이 나와 사다리로 하선을 도와 준다.
근데 맨발의 적극적 환대에 첫인상부터 완전호감이다.
근데 “앗 나의 실수”
사다리를 잡고 있는 여자가 N이다.(카메라 사고 ㅠㅠ)....할 수없지...
썰물 시 1키로나 물이 빠져 나가고
나무로 선착장을 만들고 있는데 태풍에 앞 부분이 파손 되어 현재 사용을 못하고 있다.
부인이 환영한다는 멘트와 함께 보물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다.
13만평과 부속섬 2개…..196미터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다.
이야기 하는 포스가 카리스마와 자상함을 동시에 지녔음이 확 느껴진다.
식수와 더불어 전기가 사람 거주의 최대 관건이다.
태양열,풍력,소형발전소 등 다양하게 전기를 조달하는데
이번 여름에 태풍으로 인해 풍력발전 설치물이........ "헤까닥"
발전소라 해야하나? 충전소라 해야하나?
집 지하실에 마치 작전본부 마냥 일사분란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보일러는 나무와 기름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추운날은 귀찮아서 스위치만 누르면 기름 보일러로 변신한다고 한다.
우리가 왔다고 땔감을 많이 넣어
자는데 방이 너무 더워 하마트면 홀딱 벗고 잘 뻔 했다....옆에 누가 있는데 말이야
2층이 부부가 거처하는 곳
무인도에도 "사랑"이 중요한 모양이다.
아니면 이 섬에 와서는 꼭 사랑을 하고 가라는 소린지?
저멀리 태양전지판이 보인다.....잔디 군데 군데 태극기를 꽂아 놓고 어프로치 연습을 가능하게 해 놓았다.
이 섬 주인은 스스로 국가의식이 투철하다고 한다 그래서 태극기를 직적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섬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섬으로 만드는게 꿈이라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섬이 부속섬인데 썰물때는 걸어갈 수 있어서 내꺼라는 느낌이 드는데
밀물때는 물이차서 남의 섬같다는 주인의 농담
저 섬에서 부인이 겨울에 굴을 따다가 물이 차서 오도가도 못하고 벌벌 떨었던 적도 있다 합니다.
조그만 섬 나한테 팔라고 했더니만 종합세트라서 따로 팔 수 없답니다.
집안에 들어가니 부인이 그린 남편의 사진이 걸려있다.
미술 전공이 아닌데도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배가 고장나거나 파손될 때 가장 속상하다고 한다.
유일한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림도 잘그리고 예쁘고 성격도 좋고 대학교수였고 노래도 잘하고 정말 무인도와
매치가 안되는 그런 여자였다.
노래방도 만들어 놓았다.
두 사람의 노래가 마치 그들의 인생을 말하는 것 같아 숙연해진다.
N을 데리고 온 내 스스로가 그렇게 세속적으로 보일 수가 없다.
혼자 올라그랬는데 기집애 자꾸 같이 가자고.....
난 여자들이 왜 날 따르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나를 왜 귀찮게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