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인가...
신입사원 면접 볼 때의 일이다.
대전 인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는 대전, 대학생활은 서울에서 한 지원자의 자기소개를 듣고
확인 차 질문 하나 던졌다.
"그러니까 고등학교까지 시골에서 나왔다는 말씀이군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 친구는 정색을 하고 정정한다.
시골이 아니라 대전이라고...
다른 면접위원들 또한 부산, 대구 비슷한 시골 출신들이라
그 해프닝은 하나의 유머가 되어
긴장감이 팽팽했던 시험장에는 폭소가 터졌다.
이따금 볼 일 있어 대전 내려가
정동익군에게 전화라도 할짝시면 대응이 한결같다.
"모처럼 왔는데 친구넘들 집합시킬까?"
그렇게 술이라도 한잔 하게 되면
한사코 자고 가라고 붙잡는게 프로세스고...
그 정동익군이 서울에 올라오면
맞이 하는 프로토콜 또한 언제나 변함없다.
"서울 출장왔다."
"그래? 내려가는 차는 몇시로 끊었니?"
내려가는 차편 걱정부터 시작하는 반응에 김샜는지
요즘은 서울 왔다 이미 내려가는 차 안에서 통화하는 일이 잦다.
야박한 서울 인심에
그렇게 적응되어 가나 보다.
지난 토요일
대전에서 골프모임이 있어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6월 울포 챔피언으로
지방행사에 초청되었다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고
그런 취지에 걸맞게 뭔가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다.
개장한지 얼마 안된 시골 골프장의 투박성이
계통있게 곱게만 성장한 골퍼에게는 넘기 힘든 장애였나 보다.
백팔번뇌...
진정한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진정한 고수 또한 점수에 연연치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라운딩 끝나고 동익이 집에 가보니
대전 식구들 한데 모여 가든파티가 한창이다.
관호네는 아들까지 동원하여
고기 구워 내는데 열심이고...
모처럼 맞는 전원의 목가적인 분위기에 좋은 사람들...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늦은 밤 서울 올라오는 길 동행한 선배 한 분이 이야기한다.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동네 같다고...
ps 1
그 날 라운딩에서도
거리만큼은 뭔가 보여줬다.
270미터...
(남들은 260미터라는데 270미터가 맞다.)
세컨샷 마치고 이동하며
그 가공할 장타를 목격한 앞조 선배들이 다들 경탄하는데
캐디가 한 마디 하더란다.
"저래 봐야 별볼일 있겠어요?"
ps 2
아래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만
말끝마다 장타 운운하는 본인에 대하여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진실성을 의심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여
지난 천렵 당시 찍은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이 보여주듯
강철 같은 팔뚝이 내 장타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