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반 회장님이 동문회에 백만원 조건부 기부를 공언 했으니
그 산하기관인 총무로서 존경하는 회장님에 대한 예우의 차원에서
천원 적은 상기 금액을 조건부 기부하겠습니다.
<1.요즈음 계속 늘기만 하던 몸무게가 2kg 줄었다. 수치의 정도보다 줄었다는 사실이
나를 들뜨게 한다. 그렇게 매주 산을 다녀도 줄지 않았던 몸무게가, 모든 양복을
폐기처분 위기로 몰아갔던 그 몸무게가 줄었으니 정말 낭보가 아닐 수 없었다.>
<2.내가 살아 있다는 즐거움을 느낄 때의 한 순간이 꽃등심을 배불리 먹고 허리끈 구멍을
한칸 더 풀 때 였는데 (그것도 영동 버드나무집에서) 이제는 소고기를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어졌으니 전국 축산협회에서는 천기가 누설될까봐 쉬쉬하고 있다>
<3.첫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12개 병원을 전전했었다. 정말 고통스러웠던 것은
아이의 아픔보다 의사 ,한의사의 진단 결과가 각양각색이라는 점이었다.
새로 출시된 신차 품평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솔직한 어느 의사가 현대병의
80%는 의사가 못 고친다고 말해준 것이 위안이 되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이 만성질환 환자이다.
지나가는 네사람 중 한사람은 치료를 요하는 환자인 동시에
집집마다 환자 1명은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40대의 사망률이 세계 상위급이며
중견 공직자의 69%가 현대 의학으로는 방법이 없는 병을 지니고 있으며
(의료보험 공단), 도시보다 환경이 좋다는 농촌 여성 2000명중 1998명이
환자라니 우리는 거의 불치병 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정녕 우리는 건강의 문맹인들인가?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의외로 속병든 사람이 많고
반대로 약골처럼 보이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도 많다.
나는 전자의 경우이고
와이프는 후자의 경우이다.
나는 의사가 싫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싫어진다.
One-Way식의 대화 방식이 그냥 싫다.
거기에는 반론도 의견 개진의 단초도 없다.
그냥 일방적인 통보뿐인 것이다.
신부님 앞에서도 수녀님 앞에서도 심지어 감히 하느님 앞에서도 담담한 내가
의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그의 말 한마디에 나머지 인생의 생활 방식이 좌우되니,
이는
눈에 안 보이는 하느님보다
눈에 보이는 의사가 더 무서운 것이다.
이렇게 된 결과는 의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건강에 대한 국민의 무지 때문이다.
한평생 영어,수학만 배웠지 건강에 대해서는 "타박상을 입으면 얼음찜질을 해야 하는지
hot bag을 해야 하는지" 진정코 배워본 적이 없다.
신부님과 종교에 대해서는 갑론을박 할 수 있지만 의사와 병에 대한 토론을 하기에는
우리나라 교육이 엄청나게 의사에게 유리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작년 봄 동네 병원 주치의(?)의사가 적어도 나에게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종합검사 결과 모든 수치가 위험수위의 턱밑에까지 왔다는 것이다.
일부는 위험 수위를 넘은 것도 있다며......
그냥 술 줄이고 담배 끊고 운동 열심히 하라고 하면 될 것이지
“당신은 외롭게 사세요, 그 길만이 장수하는 비결입니다.”
.
외롭게 살라니 강원도 산골에 별장 짓고 혼자서 음풍농월하며 살라는 소린가?
.
시간이 흘러 그 말을 들은지 1년이 어느 듯 흘렀다.
의사말대로 1년 동안 내가 외롭게 살았는가 반문해 본다.
그런데 나의 영어사전에는 solitary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더불어 health라는 단어도 1년 전에 비해 많이 희미해진 것 같다.
다시 그 의사를 찾아 가기가 겁이 난다.
예상컨대 분명히 이럴 것이다.
“1년동안 아주 즐겁게 사셨네요. 모든 수치가 임계점을 넘어 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루 더 살면 돌아가실 날도 하루 더 빨라집니다“
마치 내 몸은 섭씨 99도인 마냥, 1도만 더 높아지면 끓어서 넘처버릴 것이라는,
마치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 비슷한 뭐 그런거......
- - - - - - - - - - - - - - - - - - - - - - -
1,2,3의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바로 박정훈이 쓴 ‘잘먹고 잘사는 법’이라는 책이다.
나의 섭생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된 그 책을 읽게 된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식생활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점을 이룬 그 책을 쓴 저자에게도 감사한다.
이제는'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라는 로마의 유베날리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건전한 정신이야 말로 건전한 육체로 이르는 지름길이다.
20년 동안 희로애락을 같이한 담배와의 연을
이제는 끊어야 겠다.
몇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끈질긴 인연을
이제는 정말로 고이 접어야 하겠다.
이 글을 쓰고 enter를 치는 순간 담배와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 하겠다.
그렇지 않을시 곧바로 상기 금액을 회비와 상관없이 강요찬이에게 보낼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바이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내 의지력에 많은 자괴감을
느끼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불타는 바그다그 시의 모습을 보면서
two years 등산반 총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