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감생심 따라나서볼까 하다가 접었던 산행이었다…
인연이 그렇게 되려고 그랬던지…일주일 연기되며 따라가보기로 했다…
2005년 6월 4일 아침7시…
다소는 경외로운 마음으로 창동역에 내렸다…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7회 후배 한용섭이 사정으로 갑자기 빠진 대신…
김원기가 와 있다…
당연히…아쉬움과 반가움이 한순간에 겹쳤다…^^*
강근식대장의 이스타나에…김원기, 정회준, 나…이렇게 단촐한 4인조였다…
짧지않은 거리에...근식이를 제외한 이빨 3인조라니…^^*
아는 사람은 알 수 있으리라…안봐도 비됴군…
포천 A마트에서 장을 보면서도 연신 흥겨운 추임새들이다…
회준이가 햇반 3개에 안성탕면 3개가 공짜로 달려있는 이벤트 제품을 발견하니
다들 거의 “심봤다” 분위기다…^^
광덕고개길은 캬라멜고개라고도 불리웠단다…
한국전쟁 때 운전병이 졸지 않도록 동승한 장교들이 운전병에게 커브를 돌 때마다
캬라멜을 하나씩 건넸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그 고개는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화천의 경계점이기도 하다…
<광덕고개 (650m) 휴게소 앞에서 출발> 6/4일 10시
날씨는 적당히 흐려서 좋았고…
산길은 내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잘 먹을 욕심에 생각보다 짐들이 많아서…
사뭇 긴장되지 않을 수 없는 시작이기도 했다…
65리터 배낭 시샤팡마를 처음 산 회준이도 그렇고…
원래 디스크수술 전력에 마라톤 후유증으로 발바닥 이상인 원기도 그렇고…
허리디스크를 달고살면서 왠지 컨디션이 안좋아보이는 근식이 대장도 그렇고…
와중에 뭔가 도움이 되보리라 다소 무리해서 배낭을 꾸린 나도 그렇고…^^*
(지난번 오지산행때 배낭무게가 17.5Kg였는데…
당시와 비슷한 내 꾸러미에…텐트(3.4Kg)와 물2리터만 더해도 훌쩍 23Kg가 되는 셈이다…)
지금도 여전히 내가 어디의 어떤 산들을 가는건지도 모르는 문외한인 주제에…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이런 모습으로 함께 끼여있다는 사실이 대견스럽다…^^*
<백운산 904.4m> 6/4일 11:45
옛날 궁예가 명성산에서 왕건과 싸우다 패배하여 도망을 가는 중에 이곳에 이르러
산세가 너무 험하여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해서 '도마치'라 부르게 되었다는 도마치봉이다…
<도마치봉 937m> 6/4일 12:40
지난번 정선 아우라지~평창 신기리 오지산행을 하면서 내 입으로 뱉었던 얘기가 있었는데….
굽이굽이 함께 따라오며 심신을 식혀주던 계곡물길에 감사하며…
난 결코 물없는 곳의 오지 트래킹같은건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을 거라고…
내게 있어 이번 산행의 주제는 “물”이었음을…
전구간에 걸쳐 유일한 샘터 앞에서 뿌듯하게 점심을 먹을때까지는 미처 몰랐었다…^^*
(1인당 4리터의 물을 지녔는데…2시간 30분동안 빠진물을 예서 다시 보충했음에도…)
근데…힘든 산행중에…밥먹고나니 갑자기 거시기가 뻗친다는 넘이 있다…^^*
저걸 부러워해야하나…말아야 하나…^^
(정면에서 찍어서 잘 안보이는 것 같은데…제법 꼿꼿하더라…ㅎㅎㅎ)
<전구간중 유일한 샘터에서 점심> 6/4일 13:10
<823.3m봉> 6/4일 14:10
봉우리 하나 지나니 문득 다른 지경으로 넘어가는 문을 통과한 느낌이다…
아늑하게 내리깔린 아름다운 여러 초록의 풍경에…참말로 마음까지 행복해진다…^^
살짝 흐린 날씨에…
능선의 연두빛 방화선을 따라 걷는 사내들의 뒷모습 또한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어서…
잠시 멈춰서…먼발치로 지켜보게 만들기도 하고…
(물론 그 우아한 감상의 대가로…엄청시리 무거운 배낭메고 부랴부랴 쫓아가느라 뺑이치긴 했지만…^^*)
<신로령으로 향하는 길> 6/4일 14:12~14:20
강 대장 얘기론…지난번 겨울 캠핑 산행때에는 여기가 캠핑장소였다고 한다…
시간도 이르고…다음날 조금이라도 편하려면 당연히 더 가야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었다…
와중에 빗방울이 언뜻 떨어지기도 했는데…
김주동 돌격대장이 멀리서 기상청 역할까지 해주며 지원팀을 자청하는 갸륵함도 있었다…^^
비가오면 다소는 염려가 된다는 표정이었던 강근식 대장…
결국은 간단히 상황정리한다…
“머…비오면 숟가락으로 배수로 파면 되지…”
그 표정이…그냥 농담이 아니라는 듯 진지하고 담담하다…^^*
<신로령 넘어 무명봉> 6/4일 15:56
국망봉 가는 길 역시 가히 빼어난 경관이라 함에 손색없는 풍광이었다…
가면서…일단의 다른 일행과 짬짬이 스치곤 했는데…
그 힘든 와중에도 정선생은 입을 닫지 않고 사교적이어서…
꼭 여자가 있어야만 그런건 아니라는 타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산행길에 갑자기 홀로 벗겨져있는 저 65리터 시샤팡마의 주인은 어디로 간걸까…^^*
‘응가’하고 뒤늦게 부랴부랴 쫓아오는 정선생 덕분에 뒤를 돌아보니…
눈이 시원하게 아름다운 또 한폭의 그림이 있었다…
놓칠뻔한 뒷풍경을 감상함은 아무렴 그 ‘응가’의 공덕일 터였다…^^
<국망봉 가는길> 6/4일 16:36~16:55>
드디어…저만치 국망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박인호 회장이 애인처럼 좋아한다는 그 국망봉이란다…^^
<저만치 국망봉을 앞에두고…> 6/4일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