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에 의해 연재소설로 작성되는 노건평씨 사건
번호 182102 글쓴이 펌쟁이 조회 3668 누리 763 (763/0) 등록일 2008-11-28 15:00 대문 49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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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에 의해 연재소설로 작성되는 노건평씨 사건
(블로그 '우리의 세상 아름답게' / 북새통 선생 / 2008-11-28)
죄를 벌하기 위해서 수사하는가? 아니면 의혹을 떠벌리기 위해서 수사하는가? 지금 검찰과 언론이 주고니 받거니 하는 모습은 의혹을 떠벌리기 위해 수사한다고 보여집니다. 언제부터인가 검찰수사가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하나의 의혹을 놓고 여러 마디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제는 돈을 받았다고 언론에 흘립니다. 어제는 건물의 실소유자라고 합니다. 오늘은 건물에서 운영했던 오락실 지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수사가 아닙니다. 단지 드라마입니다. 어제와 오늘은 다른 이야기들로 엮어내면서 흥미를 이어갑니다.
노건평씨가 어떤 죄를 범했는지 잘 모릅니다. 그 분이 죄를 범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언론에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수사를 제대로 한 후에 확정된 상태에서 한번에 말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노건평씨가 돈을 받았으면 돈을 받은 것이고, 건물을 뇌물로 받았다면 그런 것이고, 오락실 지분을 챙겼다면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사실은 무엇입니까? 그제는 실컷 현금으로 각본을 쓰고 어제는 건물로 그림을 그리고 오늘은 오락실로 연출합니까?
하나의 죄를 몇 회분으로 나누어 계속 드라마를 방영해갈 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물론 죄가 있는지 여부조차 아직은 모릅니다. 죄라고 하기 보다는 혐의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혐의를 놓고 실제적인 물증도 없이 누군지도 불분명한 관련자라는 단서만 주어진 채 그가 늘어놓은 가설만 있을 뿐입니다.
검찰의 수사방향일 뿐인데 그대로 언론에서는 사실처럼 발표됩니다. 검찰이 자금흐름을 추적하겠다고 말하면 언론에서는 돈을 받은 것처럼 묘사되고, 검찰이 건물의 실소유자인지 밝혀보겠다면 언론에서는 노건평씨의 건물이라면서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서로 손발이 척척 맞아 들어갑니다. 검찰과 언론은 원작자와 연출자의 만남인가요? 매일매일 연재소설을 올리듯이 올라옵니다. 이것은 수사를 해서 죄를 밝히겠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혐의를 매일매일 언론에 연재하는 재미를 누리겠다는 것입니다. 권력의 구미에 맞는 이야기를 작성하겠다는 것이지 사실을 밝히겠다는 태도가 아닙니다.
지난 몇 달 간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기록물을 가지고 괜한 트집을 잡아 언론에 연일 연재를 하면서 흠집 낼려고 시도를 했습니다. 문제가 되지도 않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리고 굳이 문제를 삼겠다면 해결책을 제시해야할 텐데 그러기는 커녕 이쪽으로 물어뜯고 저쪽으로 비방하는 엉뚱한 짓만 되풀이 했습니다.
거짓들이 사실처럼 언론에 도배되었습니다. 화면보호기 비밀번호를 몰랐던 것을 두고 컴퓨터를 망쳐놓은 것처럼 말하고, 네트워크에 연결도 되지 않은 것을 해킹 위험이 있다고 떠벌렸고, 사본을 제작했음에도 원본을 가져갔다고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연일 소설을 작성했습니다. 이 당시 원작자는 청와대의 익명관계자이고 연출자는 물론 조중동이었습니다.
단지 연재 횟수를 연장해가면서 계속 물어뜯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청와대와 조중동은 정말로 문제로 여겼던 것이 아닙니다. 해결책을 찾자는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목적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비방을 하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갈 구실을 찾은 데 불과했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 측에서 부당한 요구에도 깔끔하게 양보했습니다. 열람권이 보장된 기록물을 가지고 있는 점이 정말 문제된다고 생각하면 회수해 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핑계 저 핑계 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습니다. 계속 드라마를 써가면서 비방할 수 있는 구실이 사라지게 되니 못내 아쉬워 받아갈 생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참다참다 결국에는 노무현 전대통령 비서관들이 직접 반납을 했습니다.
이제 대통령기록물 관련 약발이 떨어졌습니까? 얼마 전 검찰은 갑자기 노무현 전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봉하마을에 방문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한번 드라마를 쓰고 싶었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경제실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돌려줄 화제가 필요했습니까? 참여정부를 흠 잡을 모양새를 연출하고 싶었습니까?
이에 대해 노무현 전대통령은 한줄의 대답으로 원칙과 철학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굳이 조사를 하겠다면 방문할 이유 없다. 출석하겠다." 노무현 전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드는 모습을 연출할려다가 오히려 검찰의 추한 모습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게 되었습니까? 실제로는 필요성도 없는 일을 꾸며 흠을 잡아볼려다가 제 꾀에 넘어간 것입니까?
검찰은 이제 새로운 사건을 들고나온 품새입니다. 노건평씨가 잘못했다면 그에 합당한 형벌을 받으면 됩니다. 죄를 밝혀 법원에 형량을 선고해달라고 기소를 하는 것이 검찰의 직분이지, 밝혀지지도 않은 죄를 날마다 설을 풀어가면서 언론에 떠벌리는 것이 검찰의 직분은 아닙니다. 증거 보따리를 법원에 들고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보따리를 언론에 들고갑니다.
이 사건이 약발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또다시 다른 시나리오를 이미 구상하고 있습니까? 이번 사건은 언제까지 몇회 분량으로 연출될 지 궁금합니다. 사뭇 흥미를 돋구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 다음에 준비된 시나리오는 또 무엇일까요?
언론에 떠돌은 이야기들이 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책임을 지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조중동에 어제 오늘 실리고 있는 기사에서 출처는 모호하게 감추어져 있습니다. 진술을 한 주체는 익명 속에 숨어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검찰로부터 흘러나와 언론에 오른 이야기는 전형적인 악성루머 형식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국민에게 신뢰를 상실해도 권력의 마음만 흡족시키면 출세는 탄탄대로입니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되도록이면 법원에 의해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피의자의 인권을 최대한 보호해야 합니다. 그런데 원칙은 사라지고 편법만 난무해서 노건평씨 손에 수갑만 안채웠을 뿐 이미 얼굴에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습니다.
누구의 진술인지도 당당하게 한 줄 올라오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그 진술만을 근거삼아 매회 드라마를 연출합니다. 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습니까? 우선 벌려 놓더라도 후에 수습할 일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어서 마음놓고 상상을 펼치고 있습니까?
수사단계에서는 언론에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연재하듯이 분량을 나누어 언론에 방출하는 행태를 제한하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합니까? 원칙과 상식에만 충실하다면 굳이 필요없는 법을 자꾸 양산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까?
왜 검찰은 검찰의 직분에서, 언론은 언론의 직분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등장해야 합니까? 검찰이 원작자가 되고 언론이 연출가가 되었습니다.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의 삶은 한순간에 픽션이 되어버립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가며 죄와벌이 연출됩니다.
검찰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근거로 조중동은 매일 연재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을 얻을 지 안쓰러워집니다. 하나의 사건을 놓고 길게 늘리고 늘려서 연재 횟수가 충분하도록 각본을 쓰는 능력이 검사의 출세비결인가 봅니다. 비뚤어진 권력 밑에서 출세를 보장하는 능력인가 봅니다.
※ 출처 - http://blog.daum.net/yamuzindream/6984202
ⓒ 북새통 선생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8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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