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주동 (code12345@hanmail.net)
작성일 : 2000/12/27 10:55
조회수 : 61
어제 저녁 모처럼 소주 한잔 걸칠 요량으로 고기집에 갔다.
삼겹살에 참이슬 한병 주문하고 무료히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앉은 눔이 빤히 쳐다 본다.
기분 나빴다.
나도 조금 째려 보다 이렇게 눈 한번 잘못 마주쳤다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다반사라 40을 앞둔 나이 생각에 눈길을 피해 버렸다.
쪽팔렸다.
근데 저쪽에서 갑자기 "야!"한다.
이 시키가 정말...
"너 우신 안나왔냐?"
최규운이가 컨디션도 안좋은 박성준이 데리고 한잔 하는 자리였다.
규운이 왈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재주를 가진 것을 보니 자기 머리가 나쁜 모양이란다.
다들 온갖 머리 굴리며 저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 사람까지 기억할 여유가 어디 있겠냐는 얘기다.
그냥 스쳐 지나갈 자리임에도 나의 얼굴을 기억하고, 항상 친구와 사람을 위한 여백을 지닌 규운이의 머리가 고마왔다.
규운아...나중에 정식으로 한잔하자.
* 강요찬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07-27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