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9년째 다니고 있는 동네달리기 동호회에서 이번 3/16 동아마라톤대회에
조그만 이벤트를 만들었다.
네 명이 20만원씩 내고 풀코스 완주를 하는데
1등은 30만원을 가지고 2등은 20만원 본전 3등은 10만원 잃고 4등은 20만원 다 잃는다.
(각자 30대,40대,50대,60대 대표로 핸디는 세대별 30분~1시간 부여했다)
나는 50대 대표인데 문제는 나머지 회원들이 각 경주마들에게 베팅을 4만원씩 한다.
그래서 룰에 의해 배당을 받는 어찌 보면 유치하고 금전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있지만
단조로운 달리기에 모든 회원들의 관심을 증대시키기에는 좋은 이벤트인 것 같다.
그런데 걱정은 내가 달리기에 항상 어영부영 한 관계로 나에게 베팅한 사람이
고등학교 동기인 탁용석(촌천 마라톤 10회 완주하여 작년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
나랑 같은 여의도에서 약국을 하시는 여자약사 두 사람 밖에 없다.
“두고 보자 내가 꼭 1등하여 나에게 베팅한 사람들에게 대박의 꿈을 실현시켜주자”
그래서 작년10월부터 훈련일지를 적기 시작했는데
간혹 피던 담배를 완전히 끊게 되고
재미삼아 한번 끊어 보자던 술까지 한달정도 일적불음하게 되었다.
그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의지로 안 될 시 상황 자체를 바꾸어 버리니 저항감 없이 변하게 되었다.
이런다고 더 오래 살 것도 아니지만
짧은 세상 마음대로 사는 것도 제 멋이지만
스스로 규제하고 구속하며 살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술 안먹으면 친구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다.
그러나 세상은 하나를 잃으면 뭔가로 또 채워진다.
그렇게 운동해도 안빠지던 살이 야금야금 줄기시작하고
아내와 저녁식사 같이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사무실에 늦게 남아 책을 읽고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확연히 줄고
친구에 대한 생각은 그리움으로 쌓여만 간다.
술을 못먹어 저녁 친구가 없다는 유재석이나
술안먹으니 친구들한테 연락도 안온다는 최승필의
심정을 조금씩 알게 된다
소통질량의 불변......한쪽 소통이 닫히면 또 다른 곳에서의 소통이 열린다.
직장생활을 하며 한달 가까이 술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 할 줄 알았는데
직장문화가 바뀌어 상관이 술 안 먹고 침묵하니 오히려 듣게 되고
젊은 친구들 한테는 새로운 소통의 모습이었다.
친구들과는 술 안먹고도 술먹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어떨 때는 술 먹은 사람보다 더 술먹은 것 처럼 하는 것에
조금씩 익숙해진다(이 부분이 정말 내공이 필요한 것 같다)
상대편은 그런 내가 재수없겠지만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속세를 떠나
태고종 스님이 될 날이 슬슬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이 곧 도량"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친구 중에 주교님도 목사님도, 선교사님도 계시는데
땡중 한명 있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으리.
ps)제가 이 글을 기꺼이 쓴 이유는 앞으로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혹 술을 안먹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랍니다(아무도 관심없겠지만......)
구 분 |
달 리 기 |
기 타 운 동 |
음 주 |
담배 |
체 중 |
10/9(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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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종주(5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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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 |
10/10 |
한강12키로 |
걷기출근(9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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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 |
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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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 1시간 걸음 |
막걸리 |
2 |
80.4 |
10/12 |
|
덕유산 산행 |
막걸리,생맥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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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 |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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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자전거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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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 |
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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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중10바퀴 걷기,108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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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 |
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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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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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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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 |
1 |
80.2 |
10/17 |
|
|
생맥 |
|
80.1 |
10/1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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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9 |
10/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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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 |
10/20 |
한강10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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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80.0 |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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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스포츠센타 2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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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 |
10/22 |
|
신사스포츠센타 1시간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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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 |
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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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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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 |
10/24 |
|
신사스포츠1시간 |
양주,막걸리 |
3 |
80.0 |
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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