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팔팔하게 의욕도 넘치고...
또 그만큼 앞으로 가야할 길도 머나먼 그 무렵...
백담산장을 지나 수렴동으로 향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내 아들넘 두영이가 걷는 모습이 영 불편해보인다...
한쪽 신발 뒤꿈치 쪽이 자꾸 아킬레스건 근처를 누르면서 아프단다...
작년 지리산행때 산거니까...새 신발도 아닌데...
아마 1년새 발이 크면서 싸이즈가 애매하게 된 때문인 모양이었다...
남구식이였던 것 같다...
두영이 걸음새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않으며 물었던게...
그리고...곧이어 뒤따르던 박인호가 자기 샌들을 내주었다...
수렴동까지는 샌들로 가도 되니까...우선 바꿔신어보라고...
수렴동부터는...아무래도 샌들로는 무리일 터이니...
이것두 참 만만한 문제는 아니었는데...
수렴동에서 기관노가 자기 신발을 벗더니 그걸 대신 신어보란다...
싸이즈는 같지만...덜 불편할지도 모른다고...
서로 같은 싸이즈의 등산화를 바꿔신었는데...
다행히...난제가 해결되었다...^^
그냥 남의 얘기라고 스쳐들으면 별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오랜 시간의 산행을 해본 사람은 짐작할 수 있을게다...
멀쩡한 발로도 힘겨운데...
어느 한곳에 통증이나 이상이 생긴채 그 긴 시간의 산행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
아빠인 나로서도 별 뾰족한 대책이 없던차에...
함께 산행하면서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대안을 생각해준다는 것이...
그냥 누구나 아무때나 그럴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생각해보니...산행중에는 딱부러지게 고맙다는 얘기도 못한 것 같아...
이 기회에 늦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힘든 중에도...서로 일행을 보살피고...
그래서...아름다운 산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늘상 함께하는...
아름답고 값진 전통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그런 등산 모임의 모습을 지켜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