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일반인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국 등의 특정국가에 국한되어 있지만, 사실 경제의 글로벌화로 인해 세계경제는 우리 개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와 개인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남겼는데, 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유럽발 경제 위기(PIGS)가 또 닥쳐왔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에 가깝게 폭락하고 환율은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한국의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현금 유동성 확대 정책을 유지해 왔지만, 인플레이션의 압박으로 최근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의 시기가 논의 되고 있다. 이에 ‘특정 시점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라는 추측만으로도 전세계적으로 주가지수가 폭락하는 등의 연쇄 연계반응을 보여왔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계경제는 국내의 주식, 파생상품 등에 자신의 재산을 투자한 사람들 손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현금 유동량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자기 주머니의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영향을 입히기도 한다.
이렇게 개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현실의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흐름을 이 책에선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여 설명하고자 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의 경제위기와 각국의 대응책, 정책효과, 그리고 2010 경제전망의 틀로 설명하였다.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서브프라임론 사태와 그에 따른 금융기관 파산으로 미국은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하여 양적 통화 확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신차구입보조금, 주택 구입 보조금 등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쓰는 등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왔다. 이에 힘입어 지표상 반짝 성장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앞서 말했듯 이번 성장은 속된 말로 ‘돈을 때려 박아’만든 성장으로 민간 자력에 의한 성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는 그나마 유지하던 성장세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이며, 공급과잉의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하락, 출구전략 시행시 상품시장 투기 버블의 붕괴 등의 위험 요소가 산재해있다. 또한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높은 가계대출과 또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재정 적자 및 국가 채무의 급증은 차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역시 더블딥의 가능성에도 불구,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금리인하로 지표상 성장률을 보이고 상품시장투기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어 출구전략 시기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에 따른 가계 소득의 감소로 역시 민간 자력에 의한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일본의 경제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중국은 2010년 GDP성장률을 9%로 예상했는데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는 국가의 특성상 국가가 발표한 대로 경제성장이 실현되기에 9%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산시장 투기 버블로 출구전략 실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5%에 가까운 실업률을 해결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내수시장의 활성화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실물 경기 침체와 수출이 급감하는 경제 위기를 맞은 일본도 역시 초저금리 정책, 금융 시스템 안정 대책, 기업 자금을 지원 하는 등의 대응을 하였다. 이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개선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출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일본 역시도 수출 회복 여부와 더불어 경기부양책에 따라 성장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 자력에 의한 소비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환율 폭등, 실물경기침체, 수출급감, 부동산가격 급락의 총체적 경제 위기를 겪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한국정부도 저금리정책,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써왔다. 그러나 그렇게 마련한 거금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및 생산 활동으로 가지 못하고, 부동산등의 투기 자산으로 몰린 것도 사실이다. 이에 경기회복에 따라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을 보여, 각종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떨어지면 대출 상환의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년인턴제, 희망근로사업으로 실업률이 크게 하락하였지만, 실제 광의의 실업률은 1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업률이 높은 유럽을 상회하는 수치이며 임금 감소로 소득 감소도 지속될 것이다. 한국도 경제부양책의 특수만이 기대되는 실정이다.
경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하나의 큰 흐름이다. 미래를 읽는 기술은 각종 통계와 숫자들을 객관적이고 정확한 시선으로 바라보아 그 흐름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경제에서 말하는 미래를 읽음은 ‘예언’이 아닌 ‘예측’이다. 즉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근거없이 확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일련의 팩트 흐름에 따라 이런 식의 미래가 펼쳐질 것을 예상하는 것이다. 불안한 미래를 슬기롭게 대비하는 첫걸음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국내, 세계 거시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