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박희송 기자 = 경인운하사업이 경제성이 있다는 KDI 보고서가 나온 지 불과 1년 만에 경인운하 물동량이 비현실적이라는 수자원공사의 내부 용역 보고서가 나왔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당초 경인운하 사업추진의 계기가 된 지난 2008년 12월 KDI 보고서의 '경인운하사업 수요예측재조사, 타당성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에서는 경인항의 물동량 예측치를 2011년을 기준으로 해 632만t, 철강재 49만7000t, 중고차 34만t으로 예측했으며 이 물동량 예측치를 근거로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뒤에 수공이 자체 발주한 '경인항 부두사용료 산정 및 부두운영사 선정방안 용역' 보고서(KMI)에 따르면 이러한 물동량은 처음부터 창출이 불가능한 물동량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2011년 기준 34만t의 물동량이 예측된 중고자동차부두의 경우 인근 인천항에 접안하는 중고자동차 선적 선박의 크기가 대부분 5만t급으로, 최대 5000t급 선박이 접안 가능한 경인항 인천터미널에는 중고자동차를 선적한 선박의 접안 자체가 불가능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개항 직후 중고 수출 자동차의 경인항 인천터미널 이용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하고 있어 중고자동차의 물동량 자체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해사의 물동량 역시 비현실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사의 경우 수급이 매우 불규칙한 품목이며 상당부분 북한산 모래가 반입돼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요인에 의해 부두운영상의 불안정한 요소가 많다.
관련업계에서도 해사부두의 경우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부처에서 순환골재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골재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해사는 경인항 물동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KDI가 현실을 무시한 채 과도하게 해사물동량을 추정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해사부두의 경우 지자체의 반대가 워낙 심해 향후 전용부두로 대체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철재부두 역시 타 화물에 비해 화주의 독점적 프로세스가 강하게 작용하므로 물동량 창출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 라 KDI는 경인운하의 물동량을 기존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의 물동량이 전이되는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KMI 보고서에 따르면 경인항과 근접한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의 컨테이너부두와 모래부두, 철재부두, 자동차부두의 경우 현재의 부두시설만으로도 오는 2020년까지 시설과잉이 우려되고 있어 경인항으로의 물동량 전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경인운하 사업 추진 발표 당시 인천항과 평택·당진항과의 시설중복가능성에 대해 부정했던 KDI의 발표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수자원공사 국감에서 강기갑 의원은 "물류 혁명 운운하며 경인운하사업이 경제성이 있다는 KDI보고서가 나온 지 1년도 되지 않아 어떻게 물동량 창출이 어렵다는 정반대의 보고서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는 경인운하의 경제효과가 처음부터 부풀려진게 아닌가 강하게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며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경제성이 없는 경인운하 사업을 억지로 추진하면서 수자원공사의 재정적 부담만 가중시켰다"며 경인운하사업의 부당성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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