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4월이 다 가도록 싹이 없는 팽나무
바다와 섬들에 막혀 갈 수가 없다
떠난 아이들 돌아오지 않아 바위가 된 부두
바닷속으로 들어갔다는데 채비도 없이
회항도 안 되는 바다에 닻이 되어 들어갔나
닻이라면 감고 꿈이라면 깨고 나와야지
젖을 줄까 떡을 줄까 안아줄까 업어줄까
회한의 눈물로 아우성치는 방파제
정신 차려 물살이 데려가지 않게
정신 차려 엄마 아빠 말 들어야지
죽을 것은 죄지 천사는 죽지 않는다
파도나 갈매기가 울지 천사는 울지 않는다
사리 물때라 정박했지만 조금에 출항한다
혼자서는 못 간 항로 손 잡고 함께 간다
눈 감으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
지금은 잠시 깊은 잠에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