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젤 큰 처형은 먼 데 산다는 핑계로 장모 병수발은 여동생들한테 맡기다시피
했는데 장모 장례 때 목소리가 젤 크기는 역시나 젤 큰 동서였다. 장례식에
젤 늦게 와서는 늙어가는 처제들 이름을 예사로 부르며 기억도 안 나는 옛날
얘기나 하다가 씨알이 잘 안 먹혔던지 시답잖은 정치 얘기로 옮겼다가 그것도
반응이 시원찮으니까 한다는 얘기가, 은퇴하고 용돈이라도 벌려고 2층 방을
개조해서 젊은 여자에게 월세를 주고 있는데 밤마다 남자를 바꿔와서는 시끄
럽게 구는데 하루는 한 남자가 한밤중에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통에 잠이
깼는데 결국 안 열어주니까 몇 번을 망설이다 그냥 돌아갔는데 이유인즉 방
안엔 벌써 딴 남자가 있었다는 것. 아마도 노는 여자였던가 본데 요새는 노래
방에서 떼로 붙기도 하는데 어쩌면 자는 방에서 몸을 다 풀겠나 싶어 그냥 넘
어갔다는데 그래도 젤 큰 동서라고 늦은 감은 있지만 장모 마지막 가는 길에
큰 힘 썼노라고 밉지 않은 시선들을 던졌다.
하나님
명절에 집에 가면 어머니는 넌지시
나의 가장 큰 현안을 족집게처럼 집어내서는
직유도 아니고
은유도 아니고
에둘러 돌리지도 않고
겨우 국민학교나 마친 국어 실력으로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부끄러운 걸 까발리는데
마누라와 나만 들리게
마누라도 흉내내지 못할
나긋나긋하게 감동 받기 딱 알맞은 어조로
그 처방까지를 내놓는다
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는
어찌 다 아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