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현이의 울포회 골프 후기를 읽고 나니 괜히 나도 글이 쓰고 싶다.
6월 15일(일요일)
조氏가 클럽하우스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구석구석 바르고 있을 때
나는 한남대교 다리 밑에서 멍석을 펼치고 있었다.
그가 친구들과 어울려 땅위의 즐거운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난 나홀로 강바람과 더불어 침묵에 쌓여 있었다.
그가 스트로크 1천짜리로 지폐를 주고 받으며 일희일비 할 때
난 집에서 싸간 수박과 얼린 물과 원두 캔 커피 하나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버티었다.
그가 그늘 집에서 막걸리 한잔하며 알딸딸한 기분을 즐기고 있을 때
난 책을 읽다 말다 강바람에 꼬박꼬박 졸고 있었다.
그가 클럽하우스에서 행운상을 받으며 좋아하고 있을 때
나는 더 이상 배가 고파 다리 밑에 있을 수가 없었다.
둘 다 증권회사에서 악전고투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리도 사는 모습이 틀릴까?
그래도 둘이는 행복하게 잠자리에 든다.
조氏는 싱글을 꿈꾸며
김氏는 다음 주도 한남대교 다리아래 멍석깔고 있을 꿈을 꾸며......
더불어 일찍 가서 자리 뺏기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