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야 고맙다, 덕분에 이 글 쓴다
지난 9월 중순 원기에게 카톡으로 이런 내용을 보냈다.
나름 4회의 마당발이자 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내용인즉
"국내 아니 세계 최초로 기존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주식회사 언론에서
언론협동조합으로 전환된 프레시안,..간부들에게 '조합원 또는 후원금 모집 할당'이 부과됐네...
조합원 5천명만 되면 프레시안이 독자생존이 가능한데...4천명에서 증가세가 둔화돼서 다시 한 번 독려하자는 취지.
조합원 또는 후원금 낼 형편 안되면 친구들에게 좀 도와주라고 퍼뜨려주면 고맙겠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
15만원 정도, 조합원으로 가입해주면 아주 좋고, 독자 개념으로 1년 월납 1만원씩 정도 이런 것도 좋고...
창간 12년 된 프레시안...협동조합으로 지속적으로 생존하는데 성공한다면 ...
과정에서 내가 좀 기여를 해야 하는 위치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
3시간이 넘도록 원기는 응답이 없었으나
내가 보낸 카톡을 원기가 못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부담돼서 '잠수' 타는 건가...ㅎㅎ 이런 생각도 했으나 몇 시간 후
"승선아 이거 나한테만 보낸 거냐?"고 물어왔다.
"내가 너 아니면 누구한테 보내냐"고 답했고
곧바로 원기는 "그 계좌로 00만원 넣어줄게"라면서 "안면몰수하고 4회 홈피에다 올려라.
안되면 내가 대신 올려줄게"라는 답장을 보냈다.
난 원기에게 후원금까지 기대하지 않았다.
게다가 "친구한테 부탁할 시간도 얼마 안남았다"면서
"가급적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홈피에 올리는 게 예의"라는 진지한 조언도 해주었다.
이제부터 원기의 조언과 격려에 힘입어 '하고 싶은 말'을 써보도록 하겠다.
동아일보에 다니던 나는 2001년 9월 프레시안 창간 멤버로서 참여했고 현재 경제국제팀장을 맡고 있다.
프레시안은 인터넷 매체로서 인원도 주간지 정도여서 인건비 외에는
별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프레시안 정도 수준의 인터넷 매체가 10년 넘도록
자본주의 시장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는 '시장 원리'를 벗어나 있다.
그동안 주주를 중심으로 어려울 때면 특별 지원을 받아 고비를 넘겨왔다.
프레시안이 10년 넘도록 확고한 생존기반을 갖지 못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중견기자들이 주주로서 경영까지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기자들은 기존 메이저 신문 출신들로 전 직장에서 '사주 저널리즘'과 권력이나
자본에 휘둘리며 언론이 왜곡되는 현실을 견디기 힘들어했던 '반골 성향'이 강했다.
지금도 그들은 "프레시안은 그래도 기득권 언론과 다르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인터넷 언론 지원책' 덕분에 그런대로 생존했으나
정치 상황이 바뀌면서 그나마 들어오던 광고도 많이 줄었다.
프레시안의 전직원들은 이제 주식회사 형태로는
다시 5년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
프레시안은 '기득권 언론과 다르게 권력과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대안언론'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생계형 컨텐츠'로 생존할 길을 모색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온 최후의 방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조합원 5천명만 모이면 '권력과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민주적 대안언론'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6월1일자로 협동조합으로 전환됐고, 9월14일 토요일 첫 대의원 총회가 열렸다.
프레시안 조합원이 되시는 분들은 공정한 언론 하나 살리고 발전시키겠다는 마음이지
투자 개념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조합원으로 가입한다는 것을 신분 노출 때문에 꺼리는 지인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어떤 명의로든 후원금을 일시불 또는 월납 식으로 내주고 있다.
조합원과 주주의 차이는 '1인1표'냐 '1원1표'냐의 차이다.
조합원은 조합가입비나 조합비를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의결권 수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적 주주체제'라고도 할 수 있다.
우신 동기 중에 프레시안이 공정한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왔고
앞으로 살릴만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감히 글을 써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면 해주고, 아니면 누구 명의로든 후원금 조그만 금액이나마 상기 계좌로 입금하고(보낼 때 명의자(이승선)...이런 식으로 표시해야 내가 모금한 실적으로 잡힘)
나에게(010-2311-1888 )문자 주면 고맙겠다. 일단 할당 건수라도 채워야 하는 사정이라 염치 불구 글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