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사로부터 무역보험공사의 그리스 수출보험 인수 제한에 대한 결정 통지를 받았다.
작년 그리스 사태 당시에 포괄보험인수에서 개별인수로 방침을 바꾸었다가 금년 초에 다시 정상인수로 바꾸더니 오늘은 종전보다 더 강력한 인수제한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가 시리아, 이란, 북한, 베네주엘라, 쿠바와 비슷한 등급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내겐 심각한 문제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지난주 미국이 G8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와 손잡고 독일을 압박하여 긴축재정과 성장을 아우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양보를 얻어냈고, 그리스도 Euro존 잔류 및 긴축재정을 다소 조정하는 정당의 2차 총선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이 된다고 하여 다행인 것도 있다.
지난 1차 그리스 총선에서 주로 투표한 계층이 실업자, 청년층 등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계층의 투표가 많았는데, 금번 여론 조사에 의하면, 보수층, 기득권층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많이 보이고 있어 향후 그리스 경제 정국은 안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에 약세로 고전하고 있는 Euro화는 다시 약간의 강세로 반전할 소지가 많고 이로 인한 유가증권시장의 회복도 기대된다. 지금쯤 다시 주식을 사는 것도 좋을 듯하여 나도 국내 주식 좀 더 사려고 준비하고 있다.
아무튼, 다음달 초 EU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경제 정국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겠지만, 금일 무역보험공사에서 우려하는 것과는 다소 대치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어 우울한 소식을 접하고도 최악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한숨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자주 뒷북을 치거나 때론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의 무역보험공사의 결정 통지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선박 수출 등으로 그리스와의 양국간 무역역조가 매우 커서 자주 그리스 정부로부터 역조 개선을 해 달라는 주문을 받는 우리나라로서 앞장서서 그리스에 부정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안타깝고 이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생길까 염려된다. 최근 그리스 경제정국과 관계없이 그리스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만만디의 나라, 중국이 오히려 부러울 때가 있다.
윤철이가 / 아테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