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이어>
여자에게 남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여자를 향해
움직일 수 없는 사람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움직이는 사람
친구 때문에 간 동네 나이트에서 순간 핸드폰 잘못 던졌다가
팔자에도 없는 남에 집 딸 숙제 해주게 생겼다.
살면서 스스로에게 용납이 안되는 것이
거짓말을 하는 것과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다.
어떨결에 대답한 것이지만 과학체험 숙제를 해주겠다고 했으니
그리고 상대방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
약속은 지켜야 한다.
난 동네에서 동사무소 소속 달리기 동호회 총무,
성당 구역 반모임, 서초구민 체육대회 대표선수,
동네 아줌마들과 성경공부 2년 등 동네 사람 특히
아줌마들과 안면이 좀 있는 편이다.
줌마들의 소문 전파 속도는 증권사 찌라시 못지않다.
다방면에 종사하는 남편들이 친구한테는 말 안해도 마누라한테는 다 이야기하기
때문에 증권사 찌라시보다 어떨 때는 더 정확성이 높다.
여자들끼리 공유감을 높이는 방법은 연속극 내용, 소문, 자식 공부방법, 시댁과 남편 푸념
등이 있으나 단연 동네 소문 특히 안 좋은 것은 최고의 대화 거리이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사슴을 쫓다가 산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 아들 숙제는 통신3사의 핸드폰 발신버턴 누름과 동시에 어떤 통신사 핸드폰이 가장
빨리 수신음이 울리는가의 실험이었다.
그리고 통신사 상호간, 같은 통신사끼리 등 다향한 경우의 수를 조합하였다
결과는 보통 6~8초 정도 소요 되었는데 LG것이 가장 빨랐다.
시간도 없는데 또 하나 숙제를 하려니 생각도 잘 안나고 그렇다고 인터넷 뒤져서
베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궁리 끝에 학교 앞 횡단보도에 두 시간 가량 앉아서 빨간불 시 차량들의
멈춤 거리와 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경우를 통계적으로
밝혀 사진까지 첨부하여 작성하였다.
하고 보니 우리 아들 것 보다 훨씬 훌륭한 숙제가 되었다.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전달 해주었다.
무슨 007접선도 아니고 나는 숙제를 건네주고 그녀는 뭔 선물세트 같은 걸 주길래
얼떨결에 받아 집에서 보니 갈치세트였다.
난 어릴 때부터 갈치를 좋아해서 어머니께서 항상 갈치집 딸을
며느리 보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우연히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기억한 것 같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횡단보도 그 숙제가 반 대표 작품으로 뽑혀 전교대회에 나가게 된 것이다.
전교 대회에는 PT를 작성하여 작성자가 발표를 해야만 하는 것인데
정작 발표자는 그 내용도 모르고 있는데 말이다.
친구들 정말 갈수록 태산입니다....정말 어떻게 해야하나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