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정선 가정골 오지마을 탐방>
난 홀로 있을 때 오히려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주위를 살펴보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제 나한테 남성의 향기와 인간의 향기가 점점 사라지는 모양이다.
슬픈 사실이지만 이제는 혼자 먹는 점심에 익숙해 져야겠다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그래서 혼자 떠났다.
혼자 떠나면 좋은 점이 있다.
자연과 나 사이에 아무것도 없어서 대화가 은밀하고 머리보다 가슴이 더 빨리 반응한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져야 같이 있어도 외롭지 않다.
다시 혼자로 돌아가면 되니까.
영월에 도착하여 목적지로 가던 도중"선생 김봉두" 촬영현장을 지나게 되었다.
이런 외지 학교에 부임했다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기분이 착잡했으리라
멀리서 동강 래프팅하는 모습이 보인다. 장마후라 수량이 풍부하다.
래프팅은 내린천이 가장 물살이 세며 동강은 잔잔히 유람하는 기분이란다
이 배를 타고 가정골로 가야한다. 강 사이를 밧줄로 연결하여 손으로 끌어 당기면서 움직인다.
동강을 가로지르는 이 배가 이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마치 강이 세콤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도착했더니만 주인 아주머니께서 벌써 민물 매운탕에 수제비를 넣고 계신다.
펄펄 끓는 가마솥...아마 동강에서 직접 잡았겠지.....어쩜 내마음을 알고 저런 메뉴를 준비했을까?
이런 모습은 초저녁에 하는 T.V 프로그램에서만 봤는데 직접보니 마치 촬영장에 내가 있는 듯 하다.
산골에 사시는 아줌머니 다리의 라인이 강남아줌마들 보다 훨씬 낫다.
사실 이 집은 1박2일,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JTBC 휴먼 다큐에 나온 집이기도 하다.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배를 움직여야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나 올 수가 없는 곳이다
이 방에서 하루 묵으란다...이불과 휴지 하나만 달랑 있다....오늘은 휴지 필요 없는뎅!!!
아 가마 솥!!!! 보기만 해도 풍성하게 느껴진다.
나도 토박이 흉내 좀 낸다고 장작불 이리저리 쑤셔 보았는데 영 어색하다.
후레쉬를 터트려서 그런지 밤인데도 사진은 환하다.
저녁식사로 토종닭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품새가 장난이 아니다.
닭 뱃속에 이렇게 많은 것이 들어 있는 줄은 몰랐다....조그만 노른자, 알태, xxx,기타 등등
점심때는 동강 민물 수제비탕, 저녁에는 가마솥 토종 백숙
헐~~~~고생 좀 각오하고 왔는데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T.V에 나오는 전국 맛자랑 뭐 그런게 부럽지 않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서울에서 조그만 선물이나 준비해 올 걸~~~~
5년 전에 부부가 도회지에서 여기로 오셨단다....
이야기하다보니 남편이 나와 나이가 같다...급속 가까와지면서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야기를 구수하게 잘하고 자기가 위스키를 좋아하니 담에 올 때는 꼭 한병 가져오란다
1박2일 프로는 비용보다 2배의 계산을 하고 갔고, JTBC도 비용에 비해 더 많은 돈을 주고 갔는데
최불암의 한국의 밥상은 비용만 딱 계산하고 갔단다 ㅋㅋㅋㅋ
부인이 먼저 귀향을 제의 했는데 남편에게 "따라들어와서 지금은 어떠냐"고 물어보니 무척 행복하단다.
불편한 점을 물으니 한참 생각하다가 배 선착장에서 집까지 거리가 있어 물건 나르기가 좀 힘들단다.
민물은 낮보다 밤에 많이 잡힌다......그런데 이 쉐이들 다들 자러 갔나? 아니면 여름 휴가 갔나?
ㅋㅋ 재수 무지 없는 빠가사리 놈!!!!
난 요놈이 외래종인 줄 알았다.
아이~~~~쿠!!
천녕기념물인 얼음치란다..1급수인 한강 상류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특수 희귀종이란다.
그리고 어획시 벌금이 뭐 몇 백만원이라나....
안걸리고 잡아먹으면 증거가 없어 괜찮다고 하는데
본 것만해도 영광이라 아침에 날이밝자 풀어 주었다....자손대대 번성하여라.
방안에서 자라는데 N도 없고 준비해간 비박 장비가 있어 마당 반상위에 잠자리를 만들었다.
모기향을 피워 놓으니 한마리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오늘 저녁은 별들과 이야기 좀 해봐야지..
배불러 죽겠는데 자꾸 뭘 가져온다.
직접 수확한 것이라며 수박과 옥수수를 밤참으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