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도 올려야 볼 수 있나 보네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신수철 총무님과 더불어 우신등산반 회장을 맡게 된 오태영입니다. 꾸벅~
우신 모임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등산반 모임을 신수철 총무님과 제가 맡게 되어 어깨도 무겁고 또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가 능력도 부족하고 경험도 일천하지만 덕망 있는 총무님과 산에 관해선 열정이 많으신 우리 반원님들의 성원과 도움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등산반의 중흥기를 불러 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제 우리 나이가 되면 산을 다니지 않던 분들도 자연스레 산에 가게 됩니다. 등산 만큼 건강과 친목 그리고 추억을 주는 여가거리가 없습니다. 더 좋은 건 돈도 별반 들지 않습니다.
겨울 설산의 설원(雪原)과 설화(雪花)는 형언하기 어려운 순백(純白)의 마음을 일으키고, 봄의 연두색 신록은 파스텔 솜털 같은 여린 생명의 촉감을 느끼게 합니다. 성하(盛夏)의 무성한 수림(樹林) 속을 걸으면 우리 몸이 야성적으로 변하고 생명이 영원하고 불멸할 것 같다는 충일감(充溢感)을 불러일으킵니다. 가을 소 등허리 같이 잔털이 난 누런 능선을 보면 시골 아궁이의 땔감 타는 연기와 냄새가 생각납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는 우리 기억에 거의 저장이 되질 않습니다. 새로운 풍경과 정황은 사진처럼 기록되어 평생 지워지질 않습니다. 등산은 매번 새롭고 아름다운 산을 갈 수 있어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똑 같은 라면을 먹어도 산중(山中)에서 같이들 먹으면 라면 맛이 확 달라집니다. 사무실과 도시에서는 우리 감각은 반응을 하지 않고 무척이나 무딥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잠자던 감각이 갑자기 살아나 머리에서 발끝까지 생동(生動)하게 됩니다.
새벽 정상에서 보는 운해(雲海)의 움직임, 사위가 끝없이 펼쳐지는 장쾌한 능선을 하염없이 걷는 것, 진홍색 낙조(落照), 숲 속 야영 불빛 아래 삼겹살과 소주, 그리고 우리들끼리의 온갖 정다운 대화... 얼마 전 아쉽게도 서거하신 고 손경석(孫慶錫) 산악인의 ‘회상(回想)의 산’이란 책의 많은 정다운 문장들이 생각납니다.
2014년 등산을 통해 우리 우신 등산반은 황홀(恍惚)한 산행, 회상의 산길, 지워지지 않는 기행(紀行), 우신과 자연의 합일(合一), 등산반원간의 추억... 이러한 사무실과 공장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시원(始原)의 감각을 호사(豪奢)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전임 회장, 부회장, 총무님들의 노력과 봉사에 깊은 감사드리고, 아울러 전임 임원단의 고견을 받들고, 반원님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조만간 연간 산행계획을 올리겠습니다.
연말 연시 모두의 행복과 만수무강을 기원드리며....
2014년 우신등산반 회장 오태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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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2014년도에 갔으면 하는 산이나 지역, 등산 방향 등 의견을 댓글로 왕창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