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이런 글 올리는 거, 용화 본인이 알면 싫어할 텐데... ^^;
어쨌든 지금부터 올리는 글들은 김용화 사장(님) 이름으로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전자신문에 2개월 가량 주 1회 연재된 짤막한 칼럼들임.
아마 본 사람들도 있겠고, 전자신문에 기고한 건 그 전에도 몇 번 있었지만,
이런 생각 하고 살고 (일하고) 있다는 거 동기들에게 알려서 나쁠 것도 없다 싶어 기왕 쓴 글이니 옮겨봤음... ^^
(엄격히 말하자면 김용화 이름으로 된 나와의 공동 집필이니 내게도 임의로 퍼옮길 권리는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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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단상] ""인터넷 인프라 고도화가 시급하다"
'2002 한국 인터넷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1년 1월 현재 전체 가구의 37.3%가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초고속망 보급률에서는 2위 국가와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의 측면에서 전자의 예가 양적인 의미를 지닌다면, 후자는 질적인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구분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다른 나라에 비해 질적으로 고도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게 된 데는 여러 가지 배경과 계기,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한편에서 경쟁국들과의 비교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실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대표적인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당시의 대표적 통신수단이던 구리 전화선을 한발 뛰어넘은 종합정보통신망, 즉 ISDN을 중심으로 네트웍 고도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채 ISDN 투자비용을 회수하기도 전에, 한국은 ISDN을 건너뛰다시피 하고 ADSL과 케이블모뎀망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새삼스럽게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상황은 또 다시 급변하고 있다. 입장이 바뀌어 현재 일본에서 VDSL과 FTTH가 네트웍 구축과 가입자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마치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ADSL과 케이블모뎀 사업자 간의 경쟁을 다시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하자면, 결국 오늘날 세계적인 인터넷 선진국 한국의 위상은 전국적인 초고속 인프라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경쟁국이 질적으로 그보다 앞선 VDSL이나 FTTH 등 광통신망을 기본 인프라로 구축하게 되면 우리의 경쟁우위는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우리는 다시 IT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중진국으로 전락하게 되고 말 것이다.
문제는 과거 일본의 예에서처럼, 정부가 아무리 네트웍 인프라의 고도화를 강조해도 그동안 엄청난 비용을 투자한 기업의 입장에서 그에 대한 비용 회수도 없이 새로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리는 만무하다는 점이다.
결국 인프라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1차적으로 민간 ISP들의 몫이지만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가가치는 단순히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자체를 결정짓게 된다는 점에서, 다시금 경쟁국에 앞서 인터넷 네트웍 인프라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정부의 책임 아래 민관을 아우른 국가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고도 절실한 것이다.
김용화 (주)이지씨앤씨 대표이사 kimyh@eg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