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아부지는 빼앗긴 땅에서 태어나셨다…
나라를 다시 찾는 역사의 감격적 순간과…
이 땅이 둘로 쪼개지는 아픔에…처절한 피붙이간의 전쟁까지…
어쩌면 몇 대를 거쳐 살아도 한 번 겪을까말까한…
그런 엄청난 역사의 기록들을 모듬으로 겪으며 사신 셈이다…
그리고…혁명과 쿠데타…
그 속에서 자식들을 낳으셨고…
독재라는 오랜 상황에서 우리들을 키우셨다…
민주화 항쟁에 자식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며…
광주항쟁을 지켜보았고…
온갖 사건 사고들에 감각조차 무뎌질만한데…
성인으로 키워놓은 자식들은 다시 경제주권을 빼앗긴 나라에서 힘겨워하고…
극적인 정권교체와 월드컵의 감격 등의 기쁨은 잠시…
여전히 중년의 자식들이 다시 힘겨워하는 속에서…
2004년 3월 12일…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모듬에 보태넣어야 했다…
두 노인네에게…이 땅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깜짝 이벤트를 선물하려는 걸까…
인류 역사상…
생애에 가장 많은 역사적 기록들을 모듬으로 간직한 특별한 사람들…
그 희귀한 훈장(?)을 선물하려는 것인가…
허나…분명한건…
이 땅은…그 많은 오욕과 영광의 무수한 엇갈림속에서…
우리 모두에 의해…망하는 쪽이 아닌…흥하는 쪽으로 굴러가고 있음이다…
유난히 자존심이 강한 우리는…
이런저런 것들로 곧잘 수치스러워하지만…
난…이 땅의 그런 자존심을 믿고…사랑한다…
우리는 어쨌든…역사의 수레바퀴를…흥하는 쪽으로 굴려가고 있는 사람들임이다…
2004년 3월 12일…
역시…그런 날의 하나일 것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8:28]
난 그렇게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