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의 4일 동안 일기>를 읽고 '최승필'이 내가 妻福이 있다고 한다. 일견 일리가 있다.
내 마누라는 '노사모' 회원이다. 비록 회원은 아니지만, 나도 '노무현'을 지지하므로 부부
관계를 좋은 쪽으로 이끌어 가는데 여간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20 여 년간 적조했던 동창
들과 한꺼번에 가까워지려는 내 시간 관리에 마누라가 짜증을 낼만도 한데, 비난의 수위가
낮은 것은 다분히 탄핵 정국 때문이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거품 물고 흥분하는 마누라의
이야기에 맞장구만 쳐주고 적당히 같은 편을 들어주면, 우리 부부는 아주 행복하다. 어제 들
은 마누라의 '전여옥'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 적는다.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사
실과 다를 수 있으나, 전여옥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노무현이 하야 하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전여옥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기득권이 많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에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참고로 내 마누라는 학교에서 '사회 교육학'을 전공한 전업 주부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imf 때 명예 퇴직했다.
--- 어제 밤에 마누라가 들려준 ------
<'전여옥'이 말하는 '노무현'이 '하야' 해야하는 이유>
1. 노무현은 학력 인플레라는 한국 사회의 대세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그가 대
통령 자리에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마누라 생각-> 그가 고졸이라는 것은 맞다. 그러나 단 50 명만 합격하는 시대에, 사법고
시에 그것도 독학으로 합격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 정도만 받아도 보통 국민으로 살아
가는데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처럼, 정주영 회장의 경우를 보아 학력
과 리더쉽이 비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엄청난 편견이다.
2.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는 출신 성분과 그에 따르는 인적 교류가 중요한데, 그는 그 점이
취약하다. 따라서 대통령으로 부적합하다.
·마누라 생각-> 지금이 양반 상놈 따지는 조선시대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주변에 훌륭한
'씽크탱크'가 엄청나게 많다. 그가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라고 그런 친구만 있다는 주장은 소
도 웃을 일이며, 어린 시절, 가난과 시련은 소외된 자를 위하는 마음을 읽을 기회가 되어 대
통령직을 수행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3.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려면 영부인의 역할도 중요한데, 고등학교 중퇴 학력의 권양숙 여사
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노무현은 하야 해야한다.
·마누라 생각-> 역시 학벌 지상주의인데, 그럼 역대 위정자들은 학력이 모자라서 군사정
권에 아부하고 부정으로 축재하다가 망가졌는가? '전여옥'이 이화여대 나온 것이 무슨 큰 벼슬
인가? 이순자 여사의 경우 밖으로 나다니며 얼마나 공무원들을 귀찮게 하고, 각종 부동산
투기로 서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 것은 그녀가 일류 대학을 나왔기 때문인가? 라고 묻고
싶다.
청와대 안에서 가끔 어프로치 샷 연습이나 하고, 극히 의례적인 활동만하는 권여사가 오히려
낫지 않은가? 그녀가 영부인으로 부적합하다면, 자연인 노무현이 그녀를 사랑했겠는가?
부부야말로 말이 통해야 같이 살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데.
*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가 다른 르뽀 작가의 취재를 가로채 출판하는 바람에 실제로 발
로 뛰며, 취재했던 그녀의 그 知人이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보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
려진 사실이다. 한 마디로 그녀는 야비하다. 그녀가 조선 일보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도 한
나라당 대변인이 된 것도 정말 가증스럽다. -- 이상, 마누라 생각 ※ 내 생각? - 끄덕 끄덕
★ 일부 識者층이 노무현을 미워하고 시기하는 것이 이런 유치한 이유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