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친구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구구절절 설명을 안해도 결론은 술 한잔 생각난다는 것이었고
나 또한 프로답게 간단히 이야기했다.
광교산 막걸리 한사발하러 얼른 튀어 오라고...
어제 운영위원회에서도 쎄게 빨았는데
오후 4시가 되니 그도 약발이 다하는지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억수 같이 내리는 광교산 소낙비속에
묵채 안주로 막걸리 두주전자를 비우고 나니 알딸딸...기분이 괜찮다.
13,000원짜리 행복인지...
친구넘 서울 보내고 집에 돌아와 우리 게시판을 열어보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 복잡해진다.
해서...
요즘 승필이의 'L이야기'가 난리인 것 같다.
나 또한 곽지균감독의 겨울나그네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있고...
뭐가 뛰니 뭐도 뛴다고...이왕 분위기가 하얗게 되어 버린 김에
나도 마누라이야기 좀 해야 쓰겠다.
T라는 이니셜이 지니는 생경함대로 철쭉부인의 성은 '獨孤(Tokko)'다.
이름은 '앤(Anne)'이고...
그렇게 이쁜 이름을 가진 어느 장로님댁 규수와 난생 처음 맞선을 보았고
딸 둘 낳아 여지껏 잘 살고 있다.
?
그리고 보니 'T이야기'는 그게 전부네.
- The End -
ps
어제 장학준이는 내게 큰 실수를 했다.
철쭉부인은 이쁘다기 보다는 단지 귀엽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위 친구들의 만류가 없었다면 거의 죽은 목숨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