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만의 산행이었다. 특히 여름 산행은 처음이다.
땀을 많이 흘리고 끈적거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 동안 여름 산행은
하지 않았었다.
1박2일 산행도 처음이다. 보따리도 무거웠다. 그래서 힘든 산행이었다.
하지만 즐거웠다. 선배가 있고 동창이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은 여유가 있고 마음이 푸근하다. 그래서 산이 좋다.
처음 보는 사람이어도, 별 말이 없어도, 산에서 만난 사람은 또 보고 싶다.
그리고 막걸리 한 잔 하고 싶다.
2
어느새 선배님에서 형으로 호칭이 바뀐다. 나는 형이 없다.
이번 산행으로 형이 생겨서 좋다. 그리고 형수님과 조카 까지...
앞으로 술값 절약 될 것 같다.
3
하산 중에 천둥소리가 들린다.
어느 등산걸(girl)이 "비다" 그런다.
"내가 흘린 땀이 예요" 하니 웃는다.
잠시 후 비가 내린다. 너무 시원하다. 잠시 쉬며 내리는 비를 흠뻑 맞는다.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오랜 산행 후의 하산길이라 지친다.
땀과 비가 안경을 타고 내려 시야를 가린다. 비선대까지 약 1킬로 정도 남았다.
한참을 가는데 뒤에서 "0.5킬로가 왜 이리 멀다냐" 한다.
맞다. 무지하게 먼것 같다.
비선대 도착 후의 막걸리(나는 맥주 마셨다)가 모든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아.... 주긴다.
4
무지하게 푸른 동해바다를 옆에 끼고 즐거운 사람들과의 한잔 술이 산행의 피로를 한방에 보내 버린다.
인호형의 대금 연주가 있었으면 더욱 좋으련만...
5
서울이다. 늦은 시각이라 모두들 인사하고 헤어진다.
맥주 한 잔 하고 싶은데...
지하철로 향하다 다시 나오는데 회준형과 한글이를 본다.
"어디 가니" 잠시 머뭇거리다 "택시 타러요" "그래 잘 가라 용섭아"
"예. 안녕히 가세요"
편의점에서 혼자서 맥주 마셨다. 시원하게
회준형 미안해요. 형하고 한글이 내일 학교 가는 줄 알았어요.
방학 인줄 몰랐어요.
집에 도착 하니 마무라가 반긴다.양다리는 기운이 없는데 한다리가 긴장한다.
샤워 후 나와 품으려고 하니 피곤하다며 잔다. 그래서 기냥 나도 잤다.
6
산행 전 준비의 즐거움과
산행의 즐거움
그리고 산행 후 선배님들의 산행 후기의 즐거음을
주시는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