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참 어려운 시기이던 93년도에
성대 지도교수이신 이기동 선생님을 찾아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었다. 말미에 선생님은
자신의 저술인 '만화로 본 주역'을 주시면서
주역점을 치는 법을 친절히 알려 주셨다.
주역 점의 원리는 이러하다.
유교의 기본 원리중의 하나는 '각각의 만물은 모두
동일한 하나의 性을 가지고 탄생하여 살아간다(各一其性)'인데
여기서 性은 '하늘의 명령을 性이라고 한다'(天命之謂性)에서의
性이다. 이 두가지 명제를 종합하면 '각각의 만물은 모두
하늘을 가지고 탄생하여 살아간다'는 것이 된다.
즉 지금 나는 나의 속에 하늘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속에 있는 하늘은 언제나 나에게 바른 말을 하고
있지만 나는 현실 생활에서 이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실의 극심한 곤경에 처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나의 속에 살아있는 하늘은 안타깝게 나에게
어찌하여야 할 찌를 알려주지만 나는 이 하늘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나의 속에 살아있는 하늘에게 어찌하여야 할찌를 묻는다.
이것이 주역 점의 기본원리이다.
사주팔자나 신점등과는 달리 주역 점은 스스로 자신 속에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답을 얻어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이 주역 점을 반신 반의하였다.
그러다가 몇차례의 중요한 기로가 있었고,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주역점을 쳤고, 그 해석을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주역 점의 결과대로 실행에
옮겼고, 그 결과는 너무나 놀랄만큼의 정확성으로 나에게서
입증되곤 하였다. 지금의 안정된 기반을 가지게 된데에
주역점의 일조가 분명히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이 사회를 살다보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처한 때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기로가 자주 찾아오는 법이다.
이럴 때 자신의 운명을 막연히 점술가의 혀 끝에 맡기기
보다는 주역 점을 통해 보다 면밀히 생각하여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여 보기를 강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