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한 한나라당의 거여(巨與)견제론
극우집단 한나라당이 사라져야 우리 정치가 진짜 바뀐다
등록 : 서영석 조회 : 3,840 점수 : 135 날짜 : 2004년 03월 26일 (20시 48분)
한나라당이 드디어 기관지 격인 조선일보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참 재미있는 것은,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조갑제가 합작한 권력찬탈 음모가 좌절된 이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극우의 두 진영이 다시금 짝짜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사언론집단 조선일보는 김대중 이사기자의 칼럼을 통해 "이제 방법은 국민들에게 징징 짜는 소리를 하면서 우릴 살려줘"라고 동정을 구걸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설파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약간은 고장난 형광등 집단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최소한 최병렬 체제에서는 동정론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조선일보가 최병렬을 팽(烹)한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어떻든 한나라당은 박근혜 체제 이후 뭔가 분위기가 반전될 것을 기대했고, 남경필 같은 수도권의 일부 오렌지 수구들은 "박근혜 때문에 분위기 좋아졌다"고 일시적으로 희희낙락한 적도 있었다.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어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언론들의 여론조사가 한나라당의 기대를 여지없이 깨어버렸다. 박근혜 체제 이후 대구-경북에서 다소 좋아지긴 했지만, 전국적으로는 오히려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더 높아가는 실정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뭐, 굳이 한나라당 기관지 격인 유사언론집단 조선일보의 지침이 아니더라도 지금쯤은 그런 얘기가 나올줄 필자는 예측하고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제서야 한나라당은, 탄핵정국으로 형성된 정국구도가 총선까지 계속된다면 향후 열린우리당의 1당 독재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거여(巨與)견제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군의 딸 박근혜 아줌마는 지금까지 입만 열면 거품을 물었던 "친노 대 반노 구도"를 포기하고(한나라당이란 집단은 정말 얼굴 두껍기 짝이 없는 것이, 불리하면 논리고 뭐고 없이 그냥 포기하고 만다는 점이다) 거여견제론을 입에 담기 시작하고 있다.
박근혜는 "친노,반노로 몰아가는 것은 나라를 위해 나쁜 일로, 이럴 경우 앞으로 입법부가 어떻게 되겠는가"며 "총선은 지역에서 훌륭한 인물을 뽑고 국정을 심판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거여' 견제를 강조했다는 것이 연합뉴스의 전언이다.
친노, 반노로 몰아가는 것은 물론 나라를 위해 나쁜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 한나라당이란 극우집단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가 감히 입에 담을 자격은 갖고 있지 않다. 극우집단 한나라당은 바로 엊그제까지만 해도 광화문 촛불집회에 모여 탄핵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을 친노집단이라고 규정하고, 바로 이 시간에도 촛불집회를 물리력으로 막으라고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 박근혜는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
총선은 지역에서 훌륭한 인물을 뽑고 국정을 심판하는 의미를 물론 갖고 있다. 그러나 탄핵을 강행하면서 선거라는 합법적이고 정통적인 수단이 아닌 의회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음모를 진행시키다가 국민들에게 철퇴를 맞은 극우집단 한나라당은 그런 얘기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지금 4-15총선은 지난 1년동안 의회독재권력을 휘두르면서 장관을 짜르고, 감사원장을 보이콧하고, 드디어는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등 국정을 농단한 극우집단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선거다. 심판을 받을 대상이, 심판을 하는 주체에게 그런 얘기를 입에 담을 만큼 후안무치하고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는 스스로의 본모습만 국민들에게 재삼 각인시키는 얘기일 뿐이다.
아마도 극우집단 한나라당의 기관지와 기관방송을 방불케 하는 조중동S(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SBS 등 언론을 가장하면서 편파를 일삼는 유사언론집단의 총칭)는 이런 극우집단의 말을 대문짝만하게 옮기면서 대대적으로 거여견제 운운 하면서 그들의 전가의 보도 격인 포퓰리즘을 휘두를지 모른다.
극우집단 한나라당, 지역주의 철밥통 집단 한나라당에게는 대단히 불행한 일인지 모르나, 열린우리당은 이미 총선이 실시되기도 전에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구-경북에서 절반 정도 확보하겠다는 희망을 밝히고 있는 것은 전국정당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목표다. 이것을 1당 독재의 망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후안무치함은 정말 그 끝을 모르는 것 같다. 왜 그들은 호남에서 단 한석도 기대하지 못하는가.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 조폭이 만든 정당 민정당을 이은 정당이 바로 그들이며, 그들은 진심으로 호남 민심에 대해 사죄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할 위기로 내몰렸는가. 수도권이 언제부터 열린우리당의 텃밭이었던가. 수도권에서도 인천, 경기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 훨씬 많았고, 서울의 강남지역 역시 한나라당의 우세지역이었다. 왜 이런 전통적 우세지역들 전부가 열세지역으로 바뀌고 말았던가. 열린우리당이 갑자기 국민들 마음에 쏙 들어서인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가 갑자기 100%로 치솟아서인가? 그 어느 것도 아니다.
바로 한나라당 스스로 조선일보와 같은 극우세력들과 연대해 선거라고 하는 합법적이고 정통적인 권력쟁취수단을 도외시한채 의회독재권력을 악용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뒤 내각제 개헌을 통해 권력을 나눠먹으려는 음모를 꾸몄다가 국민들에게 철퇴를 맞았기 때문 아닌가. 지금 한나라당은 탄핵안을 철회하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해도 그 지은 죄를 다 사하지 못할 형편인 처지에서 어떻게 뚫린 입이라고 거여 견제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극우집단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서 외면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학계 법조계 문화계 등의 일부 인사들 가운데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상승세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열린우리당이 압승한다면 각계에서 그들이 쌓아올린 철밥통 기득권을 상실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필자는 모대학의 모교수가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로 들어간 것은 그러한 두려움의 한 징표라고 판단한다. 그들은 두려운 것이다.
맞다. 한나라당의 박세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얘기했듯이 "전문가들은 (열린우리당이) 250석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는 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일당독재의 유혹 운운 하면서 거여견제론을 들먹이는 것은, 자격 없는 자들의 넋두리일 뿐더러 논리적으로도 사리에 맞지 않는, 국민들의 동정을 구걸하는 행위일 뿐이다. 한나라당의 구걸은 동정받을 가치가 없다.
필자는 열린우리당이 실제로 250석을 얻을 것이라고 보지도 않지만, 설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전혀 일당독재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 일당 독재가 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의원들을 통제할 확실한 수단이 있어야 한다. 과거 권력자는 그런 수단을 갖고 있었다. 김병준 국가혁신위원장이 얘기했듯 과거 권력자는 말 안듣는 국회의원이 있으면 안기부의 비리 파일을 슬쩍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을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이나 경찰도 결국 권력자의 시녀 노릇을 했고, 의원들을 사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는 돈 쓰는 후보들은 전원 낙선할 것은 물론이요, 설혹 감시의 눈을 뚫고 당선됐다 하더라도 곧바로 당선무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말로 국민들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지 없이는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가 없다. 국민들을 무서워하는 의원들은, 절대로 권력자가 통제할 수 없다. 권력자가 재선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말로 열린우리당이 250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극우집단으로서 걸맞는 의석수를 가져야 한다. 필자 생각은 30석 이하가 적당하다고 본다. 물론 단 1석도 얻지 못했으면 좋겠지만, 우리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다. 250석 이상이 된다 하더라도 서로간 훌륭하게 견제와 균형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축하는 형세보다는 차라리 열린우리당 내부의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가 경쟁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더 낫다고 본다.
그리하여, 몇년의 시일이 흐르면 열린우리당은 대의 민주주의에 걸맞는 중도우파 정당과 중도 좌파정당으로 분화될 것으로 필자는 예견한다. 그 날을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자격도 없이 내걸고 있는 거여견제론이란 어처구니 없는 주장보다는 열린우리당의 압승론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