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올린 주동이의 글과 비교되는 글이 서프에 올라와서 소개합니다
반역의 역사는 반복된다!
1. 드디어 숨어 있던 그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노무현 격하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정치운동의 본질은 권력에의 도전과 패싸움이다. 당대의 실력자의 우산에서 숨어 지내는 것이나 끈 떨어진 실력자에게 저항하는 것 모두 “권력에의 도전”의 다른 측면일 뿐이다. 노무현의 탄핵으로 그의 우산 밑에 안전하게 숨어 지내던 수없는 도전자들이 이제 그들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노무현의 끈이 떨어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2의 임종인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포장은 당연히 ‘개혁’이다. 그게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격하 운동은 김대중이 끈 떨어졌다고 믿었던 때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금 민주당 소속 태반은 김대중 격하운동 벌이던 자들이다. 후단협 운동도 일종의 김대중 격하운동이다. 당대의 실력자의 부재를 자신의 입지 강화와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패싸움들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벌어질 것이다. 권력의지가 그들을 막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2. 역대 그 어떤 선거에서도 집요히 공격하는 세력에게 이긴 수비 세력은 없다. 14대 총선은 내각제 개헌안 발의 저지의 김대중의 승리였고, 15대 총선은 개혁 장사했던 김영삼의 승리였다. 김현철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신한국당 찍는 것을 이회창과 김문수, 이재오, 홍준표 등 영입된 개혁세력을 찍는 것으로 만들고야 말았던 것이다. 신한국당 찍는 것이 개혁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 버린 탁월한 구도 정립이 좋았다. 반면 17대 총선은 탄핵세력들을 인간 이하의 짐승으로 몰아갔던 우리의 커다란 승리였다[물론 김원기라는 작자가 152석의 위력과 공포를 2년 동안 엿 바꿔 먹어 버렸지만. 이 양반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만 이 공격에는 꼼수가 보여선 안 된다. 16대 총선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발표라는 꼼수로 다된 밥에 재 뿌리고 말았다[그래서 바보 노무현이 탄생했지만 말이다]. 정동영과 김근태의 지지율이 왜 오르지 않는가? 그들의 장관직 수행이 이미 예상된 경로로서 유권자들에게 꼼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3. 1995년의 여당 지방선거는 김덕룡이 혼자 이끌다가 은퇴한 노련한 승부사 김대중의 야당유세 폭풍에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2002년 지방선거 또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끌기에는 구도 자체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이 두 싸움 모두 경제불황[보다 정확히는 “니들은 경제를 모른다” 이미지에 고착되어] 심판론에 의해 박살이 난 경우이다. 15대 대선 또한 경제 이미지를 선점한 김대중의 신승이었다. 이렇듯, 구체적이되 가장 단순한 이미지를 선점한 세력이 싸움을 유리하게 이끈다. 16대 대선은 경제불황 심판론을 재벌가의 정몽준과의 후보 단일화 성공으로 처음부터 막아내었고, 정몽준의 하루 전 배신도 비경제 이미지를 덧씌우진 못했다.
4. 이상수 등의 지역개발론은 참으로 어리석은 방법론이다. 특히 민주화 세력에게 지역개발론은 허를 찔릴 구석이 많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경제 전문가 이미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철없는 386 어쩌구 하는 주장의 기저에는 이미지 전쟁이 스며 있다. 그리고 김대중 외엔 이 이미지를 획득한 우리 측의 장수가 전혀 없었다. 김대중 정부 초기 보궐선거와 노무현 정부 첫 보궐선거 때의 개혁 염원을 등에 업은 승리(노무현, 유시민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든 재보궐 선거에서는 경제실정 이미지를 등에 업은 우리가 백전백패한다. 모든 딱지의 결론은 우린 “아마추어”이고 한나라당은 “프로”라는 것이다.
5. 두 번에 걸친 민주화 세력의 정부 운용 중 운동권이 재상의 위치를 차지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중도 총리만큼은 테크노크라트나 독재부역 관료를 써 왔다. 이해찬의 총리 기용은 남한 민주화 세력의 실력을 보여주는 대단히 중요한 모멘텀이었다. 총리가 된 이해찬은 한나라당 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확실히 다잡아 주고 있다. 왜냐? 우리에게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린 우리에게 정말 실력이 있다는 데 갖은 의심을 한다. 아니다. 우리에겐 국가경영의 깊은 실력과 지식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실력을 만 천하에 알릴 다음 전략은 무엇인가? 이젠 운동권 경제부총리가 나올 때가 되었다. 정동영이나 김근태처럼 뻔히 보이는 방식으로 입각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논쟁의 정점을 우리 쪽에서 주도하는 방식으로 의표를 찌르면서 가야 한다. 모든 경제지표가 다 좋은데, 왜 저들은 백성이 굶고 있다면서 징징대는가? 경제 수장이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재경부 마피아들도 자기들이 키워낸 자기 편이라는 함의를 갖고 있다.
거리에 나가 물어 보라. 참여정부 경제수반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그러니 거시적 지표와 실질 물가 성장률이 나쁘지 않음에도 온갖 개소리들을 “아마추어”라는 낙인으로 듣고 있는 것이다. 경제 부총리를 우리 편으로 바꿔야 한다. 난 적임자가 유시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로 하여금 모든 경제문제의 본질과 논쟁을 자신에게로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 이는 그에게 일종의 십자가이다. 아마 논쟁과 독설 속에 죽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승부를 우리 쪽의 룰로 다시 가져 가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전장에서 우리의 방식대로 싸울 싸움의 방식이다. 유시민이 이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우리는 김대중 이래 경제 이미지를 얻는 두 번째 우군을 얻게 될 것이다. 아마추어 이미지의 허상을 깨는 것은 우리 자신의 실력 밖에 없다. 우린 이미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우리가 믿지 못할 뿐이다.
6. 유시민의 입각이 사태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지 모르지만, 여하간 권력투쟁은 오늘 이후 더욱 심각할 것이고, 여러 형태의 이념과 구호의 철새들이 빈번히 나타날 것이다. 개혁의 이름, 반노의 이름, 친노의 이름, 합당의 이름, 구국의 이름.... 유시민이 입각 여부는 노무현 대통령만이 알 것이다. 이것은 꼼수가 아니라 정면승부이다.
7. 2006년 지방선거는 가장 단순하되 6번의 결과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것이다. 경제불황 이미지를 개혁선점 이미지로 바꿔내면 선거에서 승리 내지 선전할 것이다.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 책임개혁 이미지로 유권자들을 견인하기 위해선 15대 총선 때의 신한국당 방법론을 참고할 만하다. 이회창, 박찬종 등의 명망가를 영입하여 선거를 지역별로 지휘하고, 개혁 이미지의 외부 출신 장수들을 대거 출마시키는 것이다. 고건을 선대위원장으로 장관직에서 퇴임한 정동영, 김근태 등[안개모 대표도 넣어 두던가]을 지역위원장으로 하여 밖으로 나가 할당량을 채워 오는 일이다[노무현 같은 사심 없는 양반이 이렇게 할 지는 의문이다]. 고건은 지방선거 전에 들어오는 것이 좋을 지 지방선거 때 박살이 나고 나서야 들어 올 지 여부를 놓고 지금 열심히 주판알 튕길 것이다. 민주당 또는 중부권 신당에 입당하는 것은 조순 꼴 나는 것임은 고건도 너무 잘 안다. 고건이 열린우리당 권력투쟁의 한 축을 엎고 민주당 등과 합치는 정몽준 식의 병법을 쓸 지 아니면, 참여정부 첫 내각수반으로서 갖는 결자해지 책임론의 깃발을 들고 열린우리당 진지로 들어가는 이회창 식의 정면승부를 걸 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8. 지방선거에 선전하든 박살이 나든, 내부의 권력투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권력투쟁이 신물이 나면 날 수록, 우리에게 약이 된다. 지지율이 바닥이 나서, 암울함이 반복될 때만 우리의 새 창조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야 새벽이 오는 것이며, 저녁이 지나야 비로소 아침이 되는 것이다. 창조란 무엇일까? 흑암 속에서 쓸 것과 버릴 것을 구분(區分)하는 것이다. 가장 깊은 밤에야 비로소 내 편과 적군이 가려지는 것이다. 가려내는 것! 그것이 새 창조의 시작이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었더라!” 1997년 평화적 정권교체가 있기 전까지 우린 암흑 속에서만 살았다. 2002년의 혼란기에서 두 번째 창조의 날을 맞았다면, 이제 세 번째 창조의 날을 맞기 위해, 엄청나게 깊은 저녁의 흑암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부터 보게 될 여러 가지 역겨움은 우리에게 저주가 아니라 새벽을 깨기 위해 위해 달리라는 시대의 표지다. 예언자들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만 출현한다. 참된 예언자들은 사심이 없다[사심이 없는 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우린 알곡과 가라지를 가리는 또다른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어두움은 희망이다. 어두움만이 빛을 부른다!
Let there be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