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당선되면 닥쳐올 재앙을 예견해본다.
번호 171775 글쓴이 막리지 (emoonk) 조회 4298 누리 543 (548/5) 등록일 2007-12-11 02:32 대문 15 톡톡 1
사회의 구성원들은 모두 각자가 처한 집단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을 "최소한의 합리성"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모두들 대통령 후보 선정에 고심을 하고 있으리라 본다. 아니 이미 정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만약 내가 현재 사교육 시장에서 일하고 있다면 자립형 사립고 100개를 세운다는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을 것이다.
외고의 1기분 학비가 200~300만 원 전후이며, 자립형 사립고인 민사고는 3년 동안 1억의 학비가 소요된다. 외고와 과고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어린이들이 학원에 내몰리고 있고,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는데, 거기에 자사고가 합세를 하게 된다.
자녀의 능력이 뛰어나도 비싼 등록금의 자사고 학비 부담 때문에 못 보내는 부모가 생기는가 하면, 자녀의 능력과 상관없이 자사고에 보내기 위한 부모들의 닦달은 불을 보듯 훤하다.
김포외고 사태에서 보듯이 특목고와 학원의 검은 거래는 이미 뿌리 깊다.
필기고사 문제를 인쇄해서 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하는데 하물며 면접시험의 문제 유출은 어떨까? 미리 학원에서 제공받은 소스로 영어 면접을 공부해간 학생들을 이기기 쉽겠는가? 외고가 과연 인재양성인가?
학원에서 미리 문제를 빼돌린 어른들의 검은 도움을 경험한 외고 학생들이 장차 나라의 리더가 된다면 도대체 이 나라의 미래는 어디로 가겠는가?
만약 현재 내가 6억 이상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어 천만 원대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면 나와 같이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종부세 폐지 혹은 완화를 주장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싶을 것이다. 나보다 돈이 더 많은 후보이니 어련히 알아서 세금 완화시킬까?
만약 현재 돈이 많으면 자사고 100개를 세우는 것은 물론 사실상의 기부금 대학 입학을 허용해주겠다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싶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공부 안 해도 대학에 돈만 기부하면 명문대학 입학이 가능하다는데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내가 현재 건축사업을 하고 있으면 건축업 출신에다 개발사업 전문가에게 표를 던지고 싶을 것이다. 비록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주택수요의 감소가 필연적이라 하더라도 아파트 전매를 허용하여 분양받은 아파트를 프리미엄 남겨서 팔기를 반복할 수만 있다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파트 값도 오를 것이고, 건설경기도 활활 불타오를 것이다.
그 아파트값이 일본처럼 언젠가 폭락하면 어떠랴.
지금 허리띠 졸라매서 아파트 사놓았는데, 그거 떨어지면 큰일이니, 아파트값 올려줄 후보 찍어주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냐? 그러나 집이 1채인 사람은 떨어지나 올라가나 결국은 똑같다. 집이 2채 이상인 사람은 집으로 재산을 불리려 하는 이기심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집이 없는 사람 혹은 지방에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
게다가 운하까지 판단다. 그 후보만 당선되면 운하의 적절성을 떠나 건설업계는 대박 터지는 것이다. 처음에 운하의 목적이 물류대체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하로는 빨리 가도 48시간은 걸릴 수밖에 없으니깐, (배의 평균 시속 10~20Km) 이젠 관광목적으로 파겠다고 한다.
요즘처럼 조금만 택배 늦어도 손님 떨어지는 시대에 운하로 물류이동을 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하상계수(강에 물이 많은 때와 적을 때의 비율)의 차이가 큰 나라에서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하를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이번 태안반도 사태처럼 화물선이 사고라도 나서 기름유출이 되면 서울시민들은 기름물을 마시라는 것인지 자못 걱정이 된다.
만약 내가 재벌이라면 금산분리법을 폐지하면 좋겠다. 현재 금산 분리법 때문에 삼성은 은행을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입장에서는 비자금 세탁을 위한 은행 설립만 자유로우면 얼마나 기업 하기 좋겠는가?
그런데 모 후보는 금산분리법을 철폐하여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 TV토론에서 어떤 질문자가 금산 분리 철폐야말로 경제 왜곡을 불러오는 중대한 실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자, 그 후보는 전혀 그럴 리가 없다고 한다.
중소기업 수백 개가 연합하여 은행을 설립하면 중소기업에게 이득이 간다고 한다. 과연 금산분리 철폐가 중소기업 살리기인가? 아니면 삼성은행과 현대은행이 길거리 곳곳에 간판을 걸게 하기 위함인가?
필리핀과 이탈리아가 부패 지도자를 뽑았다가 끝없는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1% 성장률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서울시장 시절 1%의 성장을 기록하여 전국 시도 중에 꼴찌에서 2등을 기록한 그의 과거 성적표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전 서울시의 성장률은 평균 8%였다.
이탈리아의 그 대통령보다 우리나라의 그 후보가 더 깨끗하기를 바라지만, 세금을 탈루하는가 하면, 위장전입을 하는가 하면, 위증교사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하기까지 하였다. 직접 TV와 신문에서 BBK를 창업했으니 투자좀 해달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검찰은 그에게 전혀 혐의가 없다고 한다.
나도 혐의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도 이미 드러난 그의 부패는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기에 부적절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장상 총리지명자는 위장전입 한 건만으로도 국무총리도 부적절하다고 한나라당에서 의결을 거부하여 낙마하였기 때문이다.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난 후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거대 자본이 교육시장에 들어와 춤추고, 각 시도당 10여 개씩 생긴 자립형 사립고에 합격하고자 부모와 아이들이 병들어가는 나라.
박정희 대통령이 교육 광풍을 해소하기 위해 이룩한 고교평준화가 과고와 외고에 의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는데, 거기에다 자사고 까지 뛰어들면 이제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의 광풍 속으로 휩쓸리게 된다.
돈 있는 자는 사립고로 가고, 돈 없는 자는 공립고로 가게 될 것이다.
이제 공립학교는 미국처럼 흑인 내지 빈민층이 다니는 쓰레기 학교로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빈부격차 해소가 아니라, 빈부격차가 고정화, 심화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특히나 기부금 대학 입학을 사실상 허용한다는 그 후보의 신문인터뷰 기사는 부의 상속을 더 가속화할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는 초등학교부터 영어로만 수업을 한다고 한다. 바로 영어 사교육비를 없애기 위해서 국사와 국어까지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고 발언하니… 부모가 영어 되는 자녀와 평범한 한국인의 자녀들의 간극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과연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운하 판다고 수천억 아니 수십 조의 돈이 끝없이 투입되어야 하는 나라.
운하 만든다고 강을 파 뒤집는 동안 우리의 식수는 어디로 가며, 생태계의 교란은 어떻게 되는가? 겨울에 비가 오지 않으면 수도물을 강에다 투입하는가? 겨울에 강이 얼면 보일러라도 깔아야 하나?
운하를 통해 인천을 지나 서울을 지나 배가 충청도를 넘어 경상도로 들어올 때는 선박엘리베이터가 배를 들어올렸다가 내려주어서 소백산맥을 넘겨다 준다고 한다. 그 전기값은 누가 대는가?
대기업은 은행을 설립하여 세탁한 돈을 뇌물로 제공하고 다녀도 추적할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검찰은 힘없는 정부는 무시하고, 유력 후보의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 전체 이익의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한다. 현재 형성된 거대한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를 해서도 안 되고 단지 나의 이익을 위해서 투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전교조와 교총의 한목소리에는 비난을 아끼지 않으면서, 왜 투표권 행사는 국가의 건강한 미래가 아니라, 나 자신의 알량한 이익만을 챙기려 하는가?
건강한 사회란 계층 간의 이동이 노력에 의해 가능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신라가 무너진 이유는 골품제도 때문이다. 신라는 과거제도가 없던 나라이다. 6두품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6등급 이상의 관직은 승진할 수 없었다. 1~5등급의 관직은 진골귀족에게만 허용하는 골품제도에 반기를 들어 호족과 6두품이 신라를 아예 무너뜨리고 고려를 건국했던 것이다.
재벌과 은행이 한 덩어리로 뒹굴고, 부모가 능력있는 학생들끼리 외고, 과고에 몰려서 그들만의 인적 카르텔을 형성하더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니 전국의 자사고 100개로 새로운 진골귀족이 탄생하려 한다. 서울에 현재 건립하고 있는 자사고 대표가 그 후보의 교육자문위원이다.
사교육 하나도 안 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자사고나 특목고에 합격할 수 있을까? 외고가 학원에 문제를 유출하는 부도덕한 행태가 드러난 이상 사립학교들의 교육의 공공성을 믿을 수 없다.
모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는가?
자신이 대한민국 상위 1%에 들어간다면, 최소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성"은 납득이 된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현재 부시 정부가 과거의 정부보다 자신들의 세금을 적게 거두어간다고…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할 도덕성은 기대하지 않는 선에서 하면 말이다.
설사 이번에 종부세로 세금이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집값 비싼 동네에 산다고 할지라도, 나의 작은 이익은 나보다 더 거대한 집단의 큰 이익의 종자돈으로 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서민들이여…
공약을 보라. 정말 누가 서민의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인지… 대선이 불과 1주일 남짓 남은 이 시점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적의 골대에 공을 차넣는 어리석음을 저지를지 모른다.
아니, 그들은 단합하여 막강하게 다가오는데, 이쪽은 아직도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공약분석을 통해 냉정하게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백 프로 만족은 원래 어렵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 막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