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0일전 - 이쯤되면 거의 막가자는 거다.
번호 171671 글쓴이 초모룽마 조회 5120 누리 846 (856/10) 등록일 2007-12-11 00:35 대문 14 톡톡 0
대선 10일 전, 이쯤 되면 거의 막가자는 거다.
아래의 뉴스를 잠시 보자. 이쯤 되면, 진짜 대통령 될 사람에 대한 검증이고 나발이고 정책이고 지롤이고, 도덕이니 자격이니 뭐니 물을 필요 없이 진짜 '묻지마'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40.3,정동영 15.1,이회창 13.5%였다. 이명박은 BBK 수사 발표를 기점으로 5.6% 포인트가 올랐다. BBK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아 48.2%가 특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대선 전까지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 없다가 64.9%로 나타났다.>
쉽게 얘기하면, 검찰 결과를 믿지 않고 땅박이 구린내 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속 편하게 땅박을 찍겠다는 것이다. 왜? 거짓말과 위장을 밥 먹듯 하더라도, '능력 없는 것보다는 부패한 것이 낫기 때문'에. 1~2년 전부터 조중동에서 이런 웃지 못할 논리가 슬슬 지펴지더니, 이제는 어느덧 아예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거리낌없이 내뱉는 말이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라.
그리하여, 이제 역사상 처음으로 무지 흠이 많아 구린 냄새 풍기는 인물이 떡 하니 (사전에 뻔히 알려졌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에 의해 대통령으로 뽑히게 되는 진짜 희대의 코미디가 연출되기 직전에 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않으냐?'고들 얘기한다. 이렇게 막 나가고 있는 상황을 더 살펴보자.
<한국노총은 정책연대 후보 선정을 위해 지난 1~7일 휴대폰 번호를 제출한 조합원 45만 6152명을 대상으로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이명박 후보가 9만 8296표(득표율 41.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10일 이명박과 정책연대 협약체결식을 갖고 공개지지를 선언한다.>
아무리 거꾸로 가는 세상이라지만, 독재시절에는 항상 그래 왔다지만, 그래도 민주화된 마당에 노동계의 한 축을 대표한다는 대표적 노동자 조직이 '반 노동' 노선을 공공연히 나팔 부는 딴당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것! 조합원 투표결과라면서 슬쩍 책임을 '노동자'들에 돌리는 집행부나, 아무 생각 없이 땅박을 누른 노조원들이나 다들 갈 데까지 간 것 아닌가.
한마디로 노조운동이고 뭐고 될 놈에 붙어 떡고물이라도 얻어 보겠다는 것이니, 앞으로 한국노총은 '한귀노총' 내지, '노'자를 빼서 '한나라총'이라고 불려야 마땅할 게다.
저쪽에서는 막 포기해대는 부류도 있다. "이번에는 대통령을 바꿔서 나 같은 백수들 좀 살려 주이소. 청년 백수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소중한 한 표를 주겠다"며 이명박 지지연설을 했다던가? 하는 '이영민'류 등등으로 대변되는 (상당수의) 젊은 축들이다. 경향신문은 오늘 '저항하면 피곤하다며 기성세대에 무기력하게 편입되는 20대'를 특집으로 내놨다.
<20대는 자기들이 살기 어려운 이 세상을 살기 좋게 바꾸려 하기보다 기성체제에 편입하려 한다.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 "요즘도 물론 20대들은 시민운동을 하려고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직장 개념으로 생각해요… 지원 전에 전화해서 연봉을 물어보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기득권, 보수언론이 제공한 논리에 젖어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요즘 20대는 (의외로) 자기주장이 없고 기성세대가 제공하는 논리를 무비판으로 수용한다는 것, 20대들 간 유일한 '더불어 연대' 대상은 오직 취업 문제뿐이라는 것, 한때나마 그들을 한자리로 모았던 이슈였던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마저도 이제는 시들하다는 것.
고려대의 한 운동단체는 2005년 이건희 삼성회장 명예박사 학위수여식 저지 투쟁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했고,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 유세가 비로소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유세 소음 때문"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항의했기 때문이라던가. 이들에게는 남북정상회담보다는 토익점수다.
자본주의의 전횡에 맞서 싸워야 할 노동자들이 대표적 친재벌주의자와 손을 잡고, 거의 불구에 가까웠던 기성세대를 대신해 한 때 여론을 주도했다던 20대와 대학생들이 토익에만 매달리고, '흉 좀 잡히더라도 어떤가, 능력만 있어 보이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지금 자격미달인 자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랍시고 설쳐대는 것이다. 그는 12명 중 유일하게 '진지하게' 방탄조끼를 차고 다니고, TV토론 후 다른 후보들은 정문으로 곧바로 걸어 나왔는데 이 사람은 몇십 분을 더 기다려 지하 주차장으로 몰래-역시 진지하게-빠져나왔다나 뭐했다나.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6월 민주화 항쟁을 이뤄냈으며, '태백산맥'과 '아리랑'이 쓰여 지고 베스트셀러로 읽혀지던 나라, '인터넷'으로 역동적 쌍방향 소통 시대를 일궈냈으며, 700만 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으며 전례 없는 '자발적 참여'에 의해 노무현의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나라, 그때의 그 국민들과, 지금 '시대정신이고 뭐고 다 귀찮다. 털어 먼지 안 나는 놈 있나'며 외치는 지금의 국민들은 과연 같은 사람들인가.
방학에다 주말이면 공항과 음식점들에 줄 안 서면 들어서기 힘들고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골프장과 스키장은 예약조차 못할 지경인 나라에서 뭐가 어려운지 어렵단다. 진짜 어려워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남들이 어렵다고 하니 덩달아 어렵다고 외치는 건지, 표정관리인지 한번 당해봐라 라는 건지 뭐가 뭔지 사람들은 알고서 떠드는 것인가.
아무리 노무현이 정규코스 밟지 못했고, '아마추어 386'이 얼떨결에 정권 잡아 매끄럽지 못했으며, 해묵은 구폐를 바로잡자니 좀 시끄러웠고, 백번 양보하여 다소 '실정' 했다손 치더라도, 객관적인 경제 지표들이 멀쩡하고 조중동이 5년 동안 외쳐대었건만 나라가 '절단' 나지 않았는데, 권력형 친인척 비리가 없었는데도, 지금 사람들은 아우성이다.
지금 그 국민들이 앞서 말한 역동적인 그때의 국민들과 같은 사람들이라면, 필시 그들을 이렇게 만든 원인이 있을 것 아닌가.
청와대 인사수석이 '있는 그대로'의 참여정부에 대해 강연하는 것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오죽 억울하고 답답했으면 저럴까? 하면서 그의 말을 들어 보는데, 과연, 그 공과는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수석이라는 사람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참여정부를 '있는 그대로'라도 홍보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 단단히 꼬여있고 대단히 잘못되어 있다는 역설 아니겠는가.
수시로 날아드는 조중동과 딴당의 악질적인 백태클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라는 선수가 어렵게 골을 넣었으나 그것이 부당하게 '노골'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목소리 큰 딴당, 글자 큰 조중동이 떠들고 한 진보한다던 진보류들 마저 '남들이 그렇다니 그렇겠지 뭐'고 한다. 꺼릴 게 없다. 남들이 누구 탓으로 돌리니, '나도 그래야 하는가 보다' 한다.
특히, 갱제가지고 장난을 많이 친다. 급기야 오랫동안 들리지 않던 얘기가 나온다. "먹고사는 것이 질이제". 졸지에 대한민국은 먹고살기에도 급한 나라가 되었고, 국민들은 땅박이 없으면 쫄쫄이 굶을 것 같은 착시현상에 빠진다. 소득 2만 불, 10위권의 경제력, IMF와 신용대란을 이겨낸 10년은, 남들이 '잃어버린 10년'이더라 하니, 어느덧 그렇게 된 것 같이 보인다.
잘 먹고살자는 것, 좋다. 그것 가지고 뭐라 그러려는 게 아니다. 참여정부 부족한 점도 많았다. 그러나 솔직히, 노동자는 재벌기업가 출신과 손잡아야 하고, 젊은 사람들은 더불어 연대를 기피하고 오직 '취업'만 걱정할 정도로, '부패해도 좋으니 갱제만 살려라.' 할 정도의 대한민국은 아니지 않은가.
저들 장난에 그저 그렇게 휘말려 들 것인가. 저항을 포기할 것인가. 조중동이 하루종일 써대니 그것을 마치 앵무새처럼 따라 읊조리고, 선간위 지침에 따라 정치에 대해 후보자 검증에 대해 조용히 입 다물고, 검찰이 '무혐의'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라며 그냥 믿을 것인가.
지금 검찰이 믿기나? 자기 '조직'만을 위해 그처럼 열심히 싸웠던 곳, 가장 폐쇄적이라는 국정원도 변했는데 '독립 보장할 테니 소신껏 하라.' 하는데도 참여정부 5년 동안 전혀 달라지지 않은 곳,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했던 곳.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듯이 갖은 위장들과 거짓말들에도 지지율 끄떡없이 될 것 같으니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가. 과감히 베팅하여 면죄부 주고 대통령 되면, 삼성특검과 삼-검 커넥션을 모르는 일로 두루뭉술 하려는 얘기는 아닌가.
지금, 딴당의 건배 구호는 '지금 이대로'라 한다. 저들 말대로 지금 이대로 내버려둘 것인가. 지금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며, 이렇게 막 가게 놔둘 것인가. 조중동, 선간위, 떡찰이 판을 좌지우지하는 꼴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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