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듬직한 아들 둘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딸이 하나 있다.
아이들이 좀 늦어 큰아이가 중딩2, 둘째 아들이 초딩6, 막내인 딸이 초딩3이다.
막내는 내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부탁해서 학교를 1년 일찍 보냈다. 그러다보니
이제야 위의 앞니가 나오고 있고, 반에서 자신보다 작은 아이가 한 명 있단다.
작아도 지엄마를 닮아서 인지 운동신경이 좋고, 태권도가 2품(단)으로 큰아이들과
싸울 때는 발이 먼저 올라가고, 정권지르기를 한다. 올해 들어서는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수영장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물방개처럼 요리조리 잘 다닌다.
2개월쯤전, 동네의 한우음식점이 개업을 하면서, Open ceremony로 고깃값을
거의 반 가격으로 판 적이 있었다. 이전까지는 고기는 전부 고기로 알고 잘 먹던
아이가 암소한우의 맛을 본 이후로는 태도가 변했다.
한식집에 가서 점심으로 냉면이나 아니면 고기 먹고 싶으면 뚝배기불고기를 먹으라하면
버틴다. 면을 참 좋아했던 아이인데,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고 싶단다. 낮시간에 고기를
구워먹는 것도 좀 어울리질 않고, 비싸다고 하면, 슬픈 눈빛으로 변한다. 위의 아들들은
불평 한마디 안하는데...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전능한 아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무리를 한다. 이후로는 집이던, 외식이던 암소한우 먹는 날이 많아졌다.
어제는 저녁식사로 집에서 소고기 샤브샤브를 준비했는데, 처음에 채소류, 다음 해물,
마지막이 소고기. 마지막의 소고기를 많이 먹기위해 채소와 해물의 먹는 양을 조절하는
여우짓을 한다. 미워 보이는 것이 아니고 귀엽게만 보인다.
가끔, 둘째와 막내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둘째의 질문 몇가지.
1. 똥파리는 있는데 똥모기는 왜 없어요?
2. 금붕어라고 하는데 잉어는 왜 비단잉어라고 해요?
3. 삼발낙지는 발이 세개인가요?
이외에도 많았는데.. 1,2는 5살쯤 되었을 때의 질문이고, 3은 어제 식사중의 질문인데
세발낙지를 삼발낙지란다. 식사하다 폭소가 터져 혼이 났다.
어제 막내의 질문.
왜 수영바지를 수영팬티라 해요? 수영장에서 보면 남자들 입은 수영복이 팬티도 있고
반바지도 있는데..(난 지금도 삼각팬티를 입는다)
큰아이는 큰아이답게 중학교 입학후에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고, 공부도 알아서 잘
한다. 둘째는 마음이 따뜻하고 사교성이 좋아 주위사람들이 누구나 좋아하고, 막내는
막내티를 내지만 밝고 씩씩하다.
아이들은 신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 듯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 소주 한잔의 유혹을 달래며,
country guy 德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