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최승필 (infoluv@dreamx.net)
작성일 : 2000/12/11 02:27
삼가 고인에게 명복을 빌며...
정확한 병인도 찾지못한채 채 마음의 준비조차 못하고
운명을 달리했으니...
12/11(월) 오전 8시15분 발인...
장지는 경기도 장흥이라더군...
무엇보다...다섯살, 두살 두 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군...
갑자기 어미를 잃은 두 아이를 지켜봐야 할 계은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지고...
계은이를 아는 친구들은 조만간 전화라도 해주는게 어떨지...
011-9703-9191
사실...조문갔다가 당황스러웠음...
우신 동기들중에 다녀간 사람이 회장인 이근덕밖에 없었다고 해서...
이럴수가...하는 망연한 심정으로 계은이에게 미안한 마음...
순간 내 자신에 대한 자책과...막연한 원망의 맘이 들었음...
나라도 부지런히 연락을 해볼걸...하는 자책...
솔직히 임원도 아닌 내가 여기저기 연락을 하는게 부담스러웠는데...
가까운 친구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나랑 가깝다고 연락을 하는게
가끔은 연락받는 친구들에게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래서 다소간의 원망의 감정이...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앞에서
무슨 순서를 따질수 있을까마는...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
다음으로 슬픈 일이 배우자의 상일텐데...하는 생각...
그런 큰 슬픈 앞에서조차 얼굴 맞대고 그저 위로의 말조차 나누지 못할
동문회라면...무슨 의미가 있을꼬...하는 생각까지...
조기라고 만들어논 것도 친구가 들고 가지 못하고 택배로 왔다니...
급한 김에 그럴수도 있겠지만...그렇다면 그 뒤라도 친구들이
나타나주었다면 큰 흉이랄 것도 없었겠지...
우리가 정작 이 정도밖에 못되는 친구들인가...하는 서글픔까지...
본시 토요일에 상을 당하면 연락이 쉽지않다는 걸 모르는 바도 아니고...
나름대로 사정들이 겹쳤겠지만...
다들 인간세상 경조사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둔 바들이 있겠으나...
그래서 내 글이 다소 거슬릴 친구들도 없지는 않을 터이고...
그러나 나이 들어가면서 기쁨과 슬픔을 나눈다는 커다란 줄기가
의미가 없다면...그것말고 또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어서
친구라고 모여서 무엇을 발전시키고 부흥시킨다는 말일까...
조금은 허망한 심정으로 궁시렁거렸으니 이해들 해주시고...
행여 이 글이 고인과 계은이에게 누가 되는건 아닐까...하는 걱정...
* 강요찬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07-27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