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실 내 이야기다...
내가 4회 동기회장이 되었을 때...
말하자면..."떼미는 우정"들 때문에 차마 단호히 거절할 수 없었더랬다...
더구나...이근덕 회장의 후임이 아무도 없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세한 배경 이야기는 굳이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어서 생략한다...)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총회때...내가 그랬다...
"울 엄마가...4회 동기회장 하지 말라고 했는데...그걸 깨뜨렸다..."
울엄마가 왜 하지 말라고 하셨을까...
굳이 따지자면...지금이 사실 더 어려운 셈이지만...
당시에도 무척 회사사정과 집안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아마도...심정적으론 그 무렵이 더 어려웠다고 할수도 있다...
울엄마는 그걸 염려하신거였다...
돈없는 회장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는...엄마의 순수한 염려인 셈이다...^^*
물론...4회 회장은 돈없어도 할수 있다...
사실...마음 한켠에는...그런 마음도 없지않았다...
돈없는 회장이 가능한 곳이 바로 우리 우신4회라는걸 확인시켜보고도 싶었다...
회장을 뽑는 총회때...
내 기억으론...두 사람이 거수로 나를 반대했던 것 같다...
박기주와 강재현으로 기억하는데...
무슨 생각으로 반대의사를 거수했는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는 두 친구에게 고마웠다...
(당연한 얘기지만...두 친구는 나랑 친한 친구들이다...^^)
소위..."말리는 우정"이 더 내 가슴에 뭉클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우신4회 동기회야 회장없다고 큰일나겠는가...삐리 너 스스로를 챙기는게 먼저다..."
내 맘대로...나는 반대를 나타내는 그 손올림을 그렇게 해석했었더랬다...
돈없는 회장을 무리없이 실천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다들 상식적으로 짐작하겠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는 소소하게 들어가는 돈들도 만만치않게 부담이 될 수 있는법이다...
게다가 하필이면...평생회비가 총회에서 가결된 상황에서 회장이 되었으니...
나 그때...현금서비스 받아서 평생회비 냈더랬다...쩝...
구질구질하니까...구체적인 다른 사례들은 얘기안한다...^^*
"떼미는 우정"은...
때론 생각 이상으로 잔인할수 있는 법이다...
그건...어떻게 보면...우신4회 동기회를 스스로 욕되게 하는 일일 수도 있는 법이다...
본의아니게...이곳을...따뜻한 인간미 없는 곳으로 변질시키는 순간일수도 있기때문이다...
누가 억지로 하라고 했느냐...
그런 배경사정을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그건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면 되는 일 아니냐...
아마도...그렇게 강변하고 싶어질게다...^^*
당연히 맞는얘기다...
하지만...정말 오래묵은 우정이 현란하게 빛을 발휘하는 꿈같은 곳이라면...
알아서들 미리 배려할수도 있지않을까...^^*
암튼 그렇다...
내가..."말리는 우정"쪽에 서고 싶은것은...
바로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누구 한사람을 딱 적임이라고 어느 광장에 세우기보다는...
그 친구의 밀실을 지켜주는것이 먼저라고 믿는 친구들도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싶다...
아마도...떼미는 친구들은...
그런 처지에 대한 배려를 미처 마음쓰지 못하거나...
아니면...알더라도...그저 대수롭지 않은정도라고 판단하거나...그럴것이다...
떼밀림을 받는 친구도...전체적인 상황을 거절하기에는...
그다지 스스로의 애로점이 큰것은 아니라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그렇게 되어갈것이고...
사실상...그다지 별 문제없이 세월은 추억으로 흘러갈것이다...
하지만...
사십중반도 넘어가는 이무렵...
우정들의 깊이가 조금씩은 더 곰삭은 맛을 냈으면 좋겠다...^^*
예전엔 그닥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도...
그 친구네집 숟가락이 몇개인지까지는 모르더라도...
알고자 하는 시늉은 해봤으면 싶다...
서로 모를건 모르는게 쿨(Cool)하다는...
물건너 다른 인간세상을 더이상 흉내내지말기로 하자...^^*
이땅의 아름다움은...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알고자 하고 참견하고자 하는...
그...간섭의 미학이다...^^
노파심에 부연하자면...
부자가 회장되자는 세속적인(?) 논리를 말하는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평균적인 안정감을 지닌 수많은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저런 배려의 마음들도 아울러...
무작정 떼미는 것만 능사는 아니라는..
떼밀더라도...애틋한 마음도 함께 실어주자는...
그런...작은 울림을 나누자는 얘기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