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 거주하는 정윤철이다 !!!
그동안 다들 안녕하셨는가 !!
지난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그리스의 대형 산불로 인하여 여러 지인으로부터 안부 문의가 많았기에 이자리를 빌어 동기 여러분에게 아테네 지역은 아직 안전하므로 나는 염려말라는 안부 인사부터 먼저 알리고자 하네.
아울러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뉴스 기사는 매우 단편적인 상황 보도에 치우쳐 있어 본 산불의 원인에 대하여 좀 더 이해를 드리고자 하네.
뉴스 보도에 의하면 현재 국토의 50% 이상이 산불에 피해를 입고 있다함. 특히 미케네(펠레포네시스) 지방 -- 지난달에 집사람과 차량 여행을 다녀온 지역-- 및 에비아섬의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올해에도 벌써 6월초에 아테네 근교인 파르미사산 (금년 5월 그리스 교민 야유회 행사를 개최한 곳)에 대형 산불이 있었고 8월초에도 제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네오판텔리산의 대형 산불이 있었슴. 화재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우리집 마당까지 잿가루가 날려왔고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덥혔었슴.
이번 산불과 관련하여 그리스 모든 방송(약 10여개 채널)이 거의 24시간 산불 실황을 중계하고 있는데 산불 진화를 하는 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산불 피해를 중심으로 보도를 하고 있슴. 예상하겠지만 진화 장비가 태부족이고 산불은 여러곳에서 동시 다발하여 어느 곳을 집중하여 소화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워 그냥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임.
이번 산불이 방화로 추정되는 이유는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며 타이머가 장착된 발화 장치를 사용하여 범인 잡기도 무척 어렵다고 함.
이번 산불의 발생의 원인에 대하여 나중에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 방화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정치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보임.
정치적으로 보면, 그리스 정부는 당초 예정되었던 3월 총선을 포기하고 9월 중순에 조기 총선을 실시함. 이번 조기 총선은 현 집권당인 신민주당에 맞서 야당(종전 집권당)인 사회당에서 줄기차게 요구하여 이루어 진 것임. 물론 여론 조사 결과 근소한 차이로 현 집권당의 승리가 예상되어 야당의 조기 총선 요구를 수락한 것이라고 하는데, 야당에서 총선 승리를 위하여 민심 이반을 도모하고자 집권당 우세 지역에 방화를 하였다는 시나리오임. 30여년을 그리스에 거주한 교민들에 의하면 매번 총선을 앞두고 방화 사건이 빈발하였다고 함. 공교롭게도 이번 산불 발생 지역이 그동안 현 집권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었는데 이번 화재로 인하여 대부분의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를 하지않게다는 여론이 높다고 함.
특히 동 미케네 지역은 그리스의 농산물 집산지로서 그리스 올리브 오일의 60% ~70%를 생산하는데 거의 잿더미로 변하고 있고 토마토, 감자 등 식용 농작물 피해도 심각해 농산물 가격 급등이 예상되어 그리스 경제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음.
한편 경제적인 원인으로는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부동산 업자들의 방화를 꼽고 있슴. 이번 최초 산불이 발생한 지역들은 에게해 해안의 경광이 수려하고 녹지가 풍성한 곳인데 그리스 정부에서 개발 제한을 하고 있어 (일부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지역), 현상태에서는 부동산 개발이 불가하므로 방화를 하여 복원시 개발 허가를 받으려는 목적이라고 함. 실제로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가까운 판델리산에 10여년전 대형 산불이 발생하였는데, 그 지역은 아테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에게해의 풍광이 좋으며 산림도 울창하여 부동산 개발 유혹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정부의 개발 제한을 풀고자 방화를 하여, 결국 지금은 많은 지역에 주택이 세워지고 개발이 허용된 예가 있슴.
물론, 정부에서는 절대 개발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않고 결국 허가를 내 줄것이라는 의견이 높슴.
아뭇튼 인간의 욕심이 이번 산불 재앙을 초래한 근본 원인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 내생각임.
아테네에서 정윤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