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 한 토막 하려 한다.
維新 이전인 3공시절
야당인 신민당의 당수로 柳珍山이라는 양반이 있었다.
고리짝의 낡은 정치인에 대해 관심 없는 친구들은
TV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는 사람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자유당시절 민주당내 신구파 간의 정쟁으로부터 시작하여
사꾸라논쟁으로 유명한 박통시절의 진산파동에 이르기까지
항상 정치사의 주연이 되어 왔음에 비추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실제 권모술수의 대명사로 일컬어 짐)이건 간에
소위 한 정치했던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물론, 개혁당원의 定義대로라면
한낱 정치모리배에 다름 아니겠지만...
어느 날
여당인 공화당의 원내총무였던 김진만씨(기관노가 다니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부친임)와
라운딩할 때의 일이다.
진산이 티샷한 공이
왕슬라이스가 나며 숲속으로 들어 갔다.
동반자들이 숲속에 들어가 함께 공을 찾는데
정작 공을 발견한 사람은 김진만씨였다.
평소 진산에게 번번이 당해온 터라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던 김진만씨로서는
진산을 골탕먹일 천재일우의 기회였겠지.
공을 발로 꾹 눌러
아예 땅속에 박아 버렸다.
그리곤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데
옆에서 이를 본 진산이 호주머니에서 다른 공을 꺼내 놓고는
유유히 세컨샷을 하더란다.
이제 와서 자기가 박아 버린 공을 다시 파낼 수도 없는 일이고
또 당했던 거지.
이 이야기를 들은 청와대의 박통도
야당 당수의 기지에 감탄하며 박장대소했단다.
캐캐묵은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는
요즘의 정치도
이런 풍자나 해학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끝없는 증오, 적개심
한없이 도를 더해 가는 언어의 폭력성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왜 이리 살벌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프든
조중동이던
너무 그라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