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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금융 물류 허브를 향해, 싱가폴을 보자
등록 : 시대정신 조회 : 1148 점수 : 464 날짜 : 2005년10월7일 11시19분
중앙 찌라시 컬럼에 또 그 뻔한 경제 올인론이 실렸다. 그리고 8-9% 성장하는 싱가폴을 보란다.그러면서도 일개 도시국가인 싱가폴의 경제와 대한민국 경제가 수평비교분석은 곤란하다며 도망 갈 구멍을 먼저 만들어 놓고 있으며, 싱가폴의 성장 비결은 세습으로 집권한 총통이 경제에 올인하기 때문이란다.
이거 크게 무식한 소리이다. 사실상 이글을 쓴 이장규라는 ㅅㄲ는 싱가폴경제에 대해 좃도 모른다는 소리이다. 싱가폴 경제는 90년대 말 부터 신나게 성장했다. 가속을 받았다는 애기이다. 왜 그런가? 이것에 대한 분석에는 싱가폴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의 역사와 현재의 이 지역 상황을 알아야 해답이 풀린다.
먼저 결론을 말하면 싱가폴의 고속 성장은 홍콩의 중국반환과 이에 따른 홍콩의 금융자본의 홍콩 이탈로 인한 반사 현상이다. 반환 시기를 전후하여 미국 본토에 일부 갔지만 그 동네는 안전하기는 하나 별로 이윤이 높지 않다. 주로 대만과 싱가폴로 유입되었는데, 최근 양안문제로 미·중 사이가 하 수상해지니 대만과 홍콩의 잔여 자금이 싱가폴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홍콩에 있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의 주재원으로 싱가폴에 약 2년 정도 체재하며 싱가폴 경제를 체험해 본적이 있다.
우선 싱가폴과 19세기 서구 자본의 역사를 개관하며 이 지역 경제를 개관해보자.
싱가폴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제국은 18세기말부터 제2차대전이 끝나기까지 유럽 여러 나라 특히 영국의 식민지였다. 19세기 유럽 제국은 이 지역을 식민지화하고, 프란테이션(노예경작)과 광물, 그리고 석유를 본국의 공업발전에 이용하였다. 영국은 잘 아시는 대로 인도가 가장 큰 단일 식민지이며, 거기서 동쪽으로 더 전진하여 싱가폴을 직접 개발하고, 또 홍콩과 중국의 여러 항구를 조차하였다.
왜 하필 싱가폴과 홍콩인가? 아편 전쟁 후, 이로서 광동성 전체를 청으로부터 빼앗을 수도 있었는데, 영국이 필요한 것은 오직 항구였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19세기 영국은 전형적인 해양국가이다. 즉 영국 본토와 해외 식민지사이의 바다에는 요즘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왕래하는 것처럼 온통 영국의 무역선박과 로얄 네이비의 군함이 일렬 종대로 계속 왔다갔다 했음이 자명하다. 소위 물자 수송로인 것이다. 그리고 그 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해 군데 군데 로얄네이비의 기지와 선박들이 보급과 휴식, 그리고 위난시 피박을 위한 중간 기착항구가 2-3일 항해거리로 있어야만 한다.
싱가폴과 홍콩은 영국무역선이 인도를 지나 중국까지 당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중간 기착지요, 해군의 요새였던 것이다. "북경의 55일"이라는 영화를 보면 그 시절의 홍콩모습이 자세히 나오지 않는가? 영국은 인도차이나 반도 중 싱가폴 인근에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손에 넣었고, 태국을 완충지로하고, 월남을 프랑스에 할양하고, 필리핀은 미국에 양보한다. 싹쓸이 하는 요즘과는 좀 다르다.
그리고, 연해주와 여순을 기지로 한 러시아의 남진에는 일본을 통한 대리전을 통해 견제한다. 러일 전쟁은 사실상 영국과 러시아의 싸움인데 일본이 대리로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대륙침략의 발판을 다지게 되지만 영국은 금,은, 철광석, 그리고 당시 가장 귀한 산업자재인 생고무와 최고급 원목인 흑단, 그리고 라탄이 더욱 탐났고, 아편무역을 위한 기지인 홍콩만 확보하면 대륙에 너무 깊숙이 끼어 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균형 속에 우세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막연히 영국세력이라고 표현했던 이 자본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은 동남아시아에서 전부 영국으로 철수했나? 이 대답이 현재의 상황을 아는데 매우 중요하다.
결론은 그들은 아직 원래 있던 곳에 안전하게 버티고 있다. 한줌도 안되는 영국인들은 정치만 자치의 형태로 싱가폴인에게 맡겨 놓고 자기들은 막대한 이익을 굴리며 아직도 왕처럼 살고 있다. 홍콩은 반환 전까지 영국 총독이 이들의 이익을 철저히 보호해주었다. 화교 자본 떠드는데 화교들은 이들의 하청업자 수준이다.
그들이 누구냐고? 바로 Tycoon으로 불리우고, 죽음의 상인으로 알려진 노예, 아편, 무기상 출신들인 국제자본 조직이다. 그 중 한 두개 회사는 이름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Cathay Pacific 항공사를 소유하고 있는 Swire Group 이다. 그리고는 필자가 잠시 소속이 되어 있었던 Jardine Group 이다. 이외 몇몇 회사가 있다.
이들은 전술한 것처럼 영국 출신이지만 현재 대부분 영국에 살고 있지는 않는다. 회사는 어느 나라 소속인가? 특별히 어느 나라라고 특정할 수 없다. 워낙 다국적이니까. 그러나, 원래 지주 회사와 home office는 홍콩 국적이었는데, 중국 반환 후 아직 한곳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형식상 홍콩에 있지만, 그건 형식일 뿐이다.
이들 회사의 역사는 곧 동남아와 중국의 식민지 역사이다. 전술한 것처럼 그들은 정말 개같이 돈을 모았다. Swire도 Jardine도 영국 식민지 초기, 동인도 회사 출신들로 7-8명이 동업, 아편, 노예, 무기로 동남아의 모든 부를 싹쓸이 하였다. jardine은 아직도 비밀이 많은 회사이지만, www.swire.com에 가보라. 초기 창업주들의 이력이 소개되어있다. 약 70개의 자회사가 동남아 곳곳에 포진되고 자산을 운영하는 금융지주회사의 모습을 약간은 볼 수 있다. Cathay Pacific은 빙산의 일각이다. 하나 같이 막대한 부동산, 금융자산을 굴리기 위해 큰 규모의 투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Jardine의 초기 모습은 일본인들의 저작에서 많이 엿볼 수 있다. 일본 메이지 유신 당시 막부를 응원하던 프랑스에 대항, 사쓰마, 죠수 등 서남 웅번에게 무기를 공급하던 게 바로 Jardine 상회이다. 그 이후 청일, 러일 전쟁시 이제 막 설립된 미쓰비시, 미쓰이 등과 거래하며 군함, 총포, 화약, 기계 등을 거래하는 것이 바로 이 회사이다.
아마도 일본 농민들이 힘들여 추수한 수 많은 쌀이 황금으로 환전되어 이들에게 갔을 것이다. 물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추수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제 이후 우리 나라에서는 금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왜? 물어보나 마나 뻔한 것 아닌가? 하여튼 일본이 대들기 전까지 일본서도 어지간히 게걸스럽게 돈 벌어 갔다.
제 2차 세계대전은 이들에게도 수난의 시기였다. 일본에게 뒤통수 맞을 줄이야......
독일과의 전쟁으로 영국은 싱가폴과 홍콩을 지원할 수 없었고, 요새에 있던 영국군은 전부 포로가 되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이때의 모습이다. 일본의 패망 후 미국의 압력에 굴복, 영국은 싱가폴에서 손을 뗀다. 이제 태평양을 내해로 삼은 미국에게 싱가폴은 너무도 중요한 포스트이다. 태평양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근처가 육지 사이가 좁아져 (말라카 해협)조류가 심하니 이곳은 무쟈게 중요한 전략적 요충이다. 당근 그니까 영국이 개발했지...
근처에 큰 배가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은 이 곳뿐이다. 미국은 근처의 인도를 영국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서는 이곳은 화룡정점에 해당된다. 절대 양보 못할 곳이다.
홍콩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중국을 영향권 안에 두면 홍콩은 그냥 바위섬이다. 그러니 쓸모 없는 땅이라고 판단하였다. 실제 어느 영국의 원로 기자가 은퇴하며 자신의 잘못된 예측기사를 사과한 것을 본적이 있다. 그 시절 자기가 영국의 투자자들에게 인도와 홍콩을 비교하며 인도는 그 자원과 노동력으로 볼 때 아주 낙관적으로 홍콩은 비관적으로 예측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인도는 간디의 물레를 돌리는 자급주의적 경제관을 채택하여 외국 투자에 우호적이지 않았고, 홍콩은 아직 본국 정부의 소관 아래 있으므로 이들 초기 자본들은 홍콩 이외 대안이 없었다. 그리니 자유주의 경제를 추구하는 미국의 영향 아래 있는 싱가폴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중국의 경제 개방은 이들에게 천금의 기회가 되었다. 그들은 홍콩을 사실상 지배하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홍콩의 관문인 Caitak 공황은 jardine 이 40% 가까이 소유하고, 운영도 jardine 이 하였다. 홍콩의 어지간히 큰 공공건물 중 jardine 이 몇 십 퍼센트 소유하지 않은 곳은 거의 없었다. 지금도 거의 팔지 못하였으나 점점 팔고 싶어 한다. 누구에게? 중국 정부에게? 근데 미쳤냐? 그걸 사주게. 이게 현재 그들의 고민이다.
홍콩 반환 몇 개월 전 나는 The Times 에서 기사를 하나 보았다. 중국 정부가 Jardine 을 손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고 Jardine 은 이렇게 이렇게 타협할 것 같다는 내용이다. 당시 Swire는 비교적 말을 잘들었다. 왜 손 보려 했을까? 두 회사 공히 대부분의 금융자산을 대만과 싱가폴에 분산하고 Swire는 매우 많은 포션을 미국 캐나다로 옮겨 놓았었다. 공산당 밑에서 사업 하자니 불안했던 것이다.
이제 싱가폴 애기로 돌아가자, .
△ 싱가폴 ⓒ 엠파스 검색
중국에서 일하다 싱가폴로 옮겨가니 웃기는 일이 좀 있었다.
중국서 현지인과 어디 갈 때 내가 묻는다, "많이 먼가?" 멀지 않단다. "얼마나 걸릴까?" 차로 다섯시간.....
싱가폴에서는 같은 질문을 하면 굉장히 멀단다. 얼마나 걸리지? " 차로 30분.....
인구 약 300만, 국토는 서울 보다 작다. 우선 싱가폴은 산업이 거의 없다. 있어봐야 싱가폴만 위에 있는 섬에 있는 정유공장 하기야 기름은 있어야지. 그리고 많은 배가 수리되므로 선박수리 공장, 그리고 한국의 고려화학이 이곳에서 선박용 페인트를 생산하는 공장을 갖고 있다. 그럼 무엇으로 먹고 사나? 항구에서 버는 돈이 전체 국가 수입의 약 30% 이상이다. 여전히 항구는 싱가폴의 가장 큰 기간 산업이고 당근 각종 물류 기반 설비 또한 약 25%정도 나머지 45%는 해운, 무역, 관광, 유통, 은행, 보험, 법률, 증권, 숙박 및 위락시설 등.... 그리고 유동인구의 약 20% 가 관광객 및 나 같은 해외 주재원들이다.
일반 국민들 중 큰 부자는 별로 없다. 차? 거의 필요 없다. 있어 봐야 짐이다. 집은 거의 정부가 큰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준다. 영미식 모게지 회사가 성업 중이다. 큼직한 백화점, 위락시설, 편의점은 대부분 다 외국인 소유다. 일본계 백화점에, 미국계 호텔, .... 싱가폴인은 대부분 이런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 전 인구의 대다수이다. 간혹 중소의 무역회사 물류 회사를 차려 남보다 잘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처럼 삼성과 현대의 신화는 없다. 그건 대부분 외국회사 차지다. 그리고 중앙 찌라시의 이장규도 그 이야기했는데, 임금은 한국보다 싸다. 근데 1인당 GDP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이게 뭔 얘기? 대기업과 정부만 신나게 돈이 많다는 야그이다.
단 정부는 돈이 엄청나게 많다. 큰 외국계 회사도 세금은 내야 하니까. 근데 걱정 마시라. 다른 나라 보다 법인세가 엄청싸다. 물가도 싸다. 관세가 거의 면제거나 있어도 엄청 싸거든..., 택시를 타도, 백화점에서도, 식당에서도 영어가 잘 통한다. Western 들에게는 환상적이다.
홍콩의 Tycoon들은 지금 싱가폴로 이동 중이시다. 단 그간 홍콩서 보유하던 부동산 처분은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자리는 잡을 것 같다. 싱가폴 관리는 감각들이 거의 경제인들과 흡사하다. 그리고 실무 관리들이 투명했기에 싱가폴은 발전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적이 없는 이들은 달리 갈 곳이 마땅치가 않다. 이것이 홍콩 반환 후 싱가폴은 뜨고 상대적으로 홍콩이 가라 앉는 이유이다. 그러나 중국은 다른 전략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이제 싱가폴 식으로 가게 된다고 믿는다. 산업발전은 한국판 Tycoon 인 재벌들이 담당하겠지만, 노동인구의 많은 부분은 서비스로 갈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국제 정치적인 환경은 동북아 물류 금융 서비스 허브 구축에 대단히 중요하다. 정부가 수도권 발전 방향으로 계획하는 것은 바로 이런 야그인 것이다. 그리고 첨단 산업 발전 클러스터로 지방을 연결하고, 산업은 북한과 연계되어야 한다.
근께 북한과 손발 맞추어 잘 되어야 하는데...... 딴나라와 찌라시들은 제발 훼방 좀 놓지 말그라.... 이거이 우리가 살길인기라.......
미안하다. 내가 바빠서 통계수치 같은 것은 올리지 못했다. 이것이 개략적으로 내가 아는 내용이다. 어쨌든 중앙 찌라시의 싱가폴의 경제 올인론은 허구이다. 대한민국은 싱가폴처럼 되기 위한 환경 구축을 하고 난 후라야 금융 물류 허브로서 기능이 가능하다. 다국적 금융자본은 정치 환경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리고 어느 분이 꼭 하던 애기인데, 나도 좀 써 먹어 보자. "읽느라고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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