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얼마나 정확히 맞을까?
2년뒤면 결과가 나올텐데...
어떤식으로 내기를 정하면 재미있을까...
최근 및 향후 정세분석 총정리
등록 : 我棄 조회 : 2083 점수 : 828 날짜 : 2006년1월5일 10시36분
1. 개각의 의미
노혜경님이 잘 설명했다. 유시민 복지부장관, 정세균 산자부장관, 이상수 노동부장관...이 세 자리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핵심 부처다.
노동장관은 노사 및 노노 양극화 문제, 산자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복지부장관은 국민들의 기초생활 및 국민연금 개혁이 핵심 과제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회견이 곧 나오겠지만 올해 최고의 과제는 '양극화 해소'가 될 것임은 이미 예고된 바가 있고, 대통령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아낸 것이다.
올 한 해는 굉장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라도 지역 폭설피해 지역을 방문한 것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대통령은 소위 민생현장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지난 3년간은 IMF 극복과정의 후유증 치유와 토대 구축, 북핵문제를 둘러싼 외교활동,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민생챙기기가 본격화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간의 노력을 보답하는 결실을 수확하는 것이다.
2. 우리당의 차기 대선 주자는?
정동영? 이 사람은 이미 차기 주자가 아님이 증명됐다. 미안하게도 정동영은 대세론에 의지했던 이인제의 코스를 제대로 밟아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자파 세력을 확장하는 데 여념이 없고, 우리당 내에서 지분을 확대해가면 경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셈법을 하고 있다. 이게 이인제 코스였다. 그래서 정동영은 그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변화가 없는 한 대권주자로서는 이미 낙마했다고 본다.
통일부장관으로서의 역할은 별로 재미 못봤다. 이미 김대중 전대통령 때부터 다져온 게 있어서 티가 안 난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북핵문제나 이런 것들이 대통령의 노력이라 생각되지 정동영의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통일부장관 욕심 내면서 정동영은 자신의 의도를 너무 일찍 드러냈다. 이게 실책이다.
정동영이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유시민을 잡아야 한다. 마음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시민이 주장하는 정당개혁을 정동영이 아젠다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불가능하다. 정동영을 따르는 무리들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식 정치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세를 불리고, 조직을 만들고, 표를 다지는 방식 말이다. 그 휘하에 참모들의 안티유시민 정서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휴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김근태? 이 사람은 노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한 것이 엄청난 배려임을 모르고 좋은 기회를 놓친 사람이다. 김근태가 복지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었나? 포퓰리즘적인 유치한 정책이나 내놓다가 대통령한테 쫑코나 먹고 말이다. 유시민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그 캐스팅보트는 정동영-김근태 구도가 아니다. 김근태는 지난 경선처럼 또다시 중도 낙마할 것이다.
이해찬이 뜬다. 이미 알고 있듯이 노대통령은 분권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내치의 상당 부분을 총리에게 이양했으며, 실세총리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과실을 수확한다고 할 때 그 공은 이해찬 총리에게 돌아갈 것이다. 노대통령은 사람을 키울 줄 알기 때문에 유치하게 공을 욕심내지 않는다.
어차피 차기 대권주자 선발시험은 내년에 치른다. 이해찬이 총리를 그만두는 시점을 봐야 한다. 내가 보기엔 이해찬은 최소 1년 동안은 노통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이다. 그리고 많이 배울 것이다.
이해찬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들 정서가 안 좋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 대중성이 떨어진다, 참모형이다 등등.
그러나 사람은 시대와 역사가 만드는 것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노무현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을 복기하면 저 따위 유치한 인물평이 왜 유치한가는 금방 알 수 있다. 크게 봐야 한다. 멀리 봐야 한다. 밑바닥의 거대한 흐름을 봐야 한다.
대중성이나 당내 기반은 반짝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이해찬은 총리라는 자리에 있는 그 자체로 저절로 크게 되어 있다. 고건이 왜 지금의 고건인지 생각해야 한다. 총리라는 자리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더구나 분권형 통치시스템에서 실세형 총리하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천정배도 지켜 볼 만하다. 별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천정배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천도 법무장관이다. 이 자리도 만만한 자리 아니다. 그는 일찍이 노무현을 지지하며 광주 경선의 감동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가 가진 이미지는 잠재적인 대중성이 있다. 언제 드러나는가에 달려있다.
유시민? 앞서 이야기했지만 유는 캐스팅보트다. 그것도 대세를 판가름하는 캐스팅보트다. 정동영과 김근태는 이걸 모르고 있다. 유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유의 입각을 두고 우리당 내에서 반발이 큰 이유는 본능적이다. 유의 큰 성장이 두렵다는 것이다. 유가 컸을 경우 미치는 정치적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더 길게 설명 안한다. 누구든 차기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유시민을 안아야 한다. 유시민을 안을 수 있는 그릇이어야 한다. 노무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근사치라도 노무현을 닮아야 유시민을 얻을 수 있다.
문성근도 큰 변수다. 나는 결정적인 시점에 문성근이 대권주자 선발시험에 등장하리라 본다. 어느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좁히자. 이해찬이 가장 앞서있고, 천정배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지금 언론에서는 정동영과 김근태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신경 꺼도 된다. 그 따위 허접한 분석은 안 읽는게 좋다. 몰역사적이고, 단편적, 표피적, 현상적이다.
유시민과 문성근을 얻는 자는 누군가? 이해찬이 앞서 있고, 천정배가 뒤를 잇고 있다. 정동영이 유시민과 문성근을 얻기 위해서는 참모부터 바꿔야 한다. 정동영 주변에는 온통 안티유시민이다. 포기하는 게 좋다.
3. 이명박? 노노..손학규
△ 손학규 ⓒ 엠파스 검색
한나라당으로 가보자. 어차피 2007년 대선을 끝으로 역사에서 사라질 정당이지만 다들 두려워하고 있으니 분석가치는 있다.
세간에서는 온통 이명박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이명박이 가장 손쉬운 상대라고 본다. 그 이유는? 이명박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써버렸다. 이가 보여줄 수 있는 패는 더 이상 없다. 청계천이 마지막 불꽃이다. 송파신도시 재검토를 내뱉었지만 별로 반향도 없다.
마약이다. 이명박의 스타일은 끊임없이 마약이 필요한 스타일이다. 청계천 사업처럼 불도저로 갈아엎고, 레미콘으로 콘크리트 쳐발라야 한다. 뉴타운 사업이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본질적으로 신도시 혹은 아파트 공사다. 재미없다. 이명박의 불도저와 레미콘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니 보여줄 수 있는 패는 다 깠다는 이야기다.
이거 말고 다른 컨셉으로 전환하기엔 지금의 스타일로 얻은 게 너무 많다. 스타일을 바꾸면 손해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지금 스타일로 가야 되는데, 불도저가 밀어붙이고, 레미콘으로 시멘트 쳐바를 데가 없으니 손발이 다 묶인 형국이다. 그래서 우리의 상대로는 가장 하수다.
박근혜가 있다. 사학법 무효를 외치며 가출한지가 꽤 되었는데, 쓸쓸하기는 할 게다. 하지만 적어도 꼴보수들을 박근혜 주위로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박으로서는 그냥 물러서기 힘든 싸움이다. 최소한 당내 입지 혹은 보수파에서 지분을 넓히는 데 일정 정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대로는 어떤가? 박근혜는 이명박보다는 어렵다. 한나라당 역시 당내 경선을 치를 것이고, 어찌됐든 경선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 결집현상 말이다. 박근혜는 구시대 질서의 상징으로 나설 것이다. 스탠스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로 양분하는 싸움이 가능하다. 이명박은 스탠스가 어정쩡하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가 이명박보다는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이명박보다는 힘들지라도 역시 우리에게는 손쉬운 상대다.
손학규가 있다. 다들 손학규를 우습게 보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손학규를 가장 경쟁력있는 한나라당 대권후보로 본다. 그 이유는 손이 가진 아이덴터티가 우리의 그것과 굉장히 중복되는 지점이 많다는 것이다.
꼴보수들에게서 느끼는 우려를 손에게서는 못 느낀다. 유권자들이 표를 찍을 때 두려움이라든가, 혐오가 별로 없다. 수구로 회귀한다는 두려움이 손에게는 없다. 그는 나름대로 개혁적이며, 합리적이다. 타협이 가능하고, 유연하다.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느끼는 꼴보수 내지는 극우적 이미지가 없다.
손이 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할 경우 그는 보수를 결집하는 것과 동시에 중간에 떠다니는 부동표를 흡수할 수 있는 힘이 있다.
4. 중간정리
어찌됐든 우리당이 이긴다. 왜? 노무현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임기가 아직 2년 남았다. 각종 개혁입법을 마무리하고, 행복도시 삽질이 시작된다. 각 지역으로는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된다. 그동안 다져온 경제정책은 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다.
더 본질적인 것은 '민심'과 '여론'의 차이다. 여론은 그때 그때 춤추기 마련이다. 대충대충 답변한다. 하지만 민심은 다르다. 근본적인 결단이 민심이다.
노대통령의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해 짜증도 나고, 신경질도 냈지만, 궁극에서는 차분하게 노통을 바라보게 돼있다. 이게 민심이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대통령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다. 성과가 말해줄 것이다. 그리고 민심은 그 성과를 인정하기 시작할 것이고,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마지막 숙제, 즉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있어서 노무현-이해찬-유시민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가시적인 정책과 효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으로 사실상 게임은 끝난다. 그동안의 쓰디 쓴 인내심이 달디 단 열매로 돌아온다. 민심은 바뀌지 않았다. 표면적인 여론이 출렁였을 뿐이다. 그래서 노무현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