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선승리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는다.
민주당 공조직이 무너진 상태에서 민주당후보가 당선된 기적...
그 기적을 최초의 정치인팬클럽이라는 노사모와 우리 개혁당이 이뤄낸 것이다.
그제밤.. 우려했던 몽의 지뢰가 터졌을 때도 우린 좌절하지 않았었다.
그래, 차라리 잘됐다.. DJP연합의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당당하게 맞서자.
그리곤 하루종일 전화통 붙잡고 씨름했다. 나를 봐서라도 제발 2번 찍어라 읍소했다.
오후엔 투표율이 너무 낮아서 안되겠다 싶어.. 아파트 관리사무소들마다 전화했다.
투표 안내방송 좀 해달라고 독촉했다.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구리시에 있는 레스토랑을 하나 통째로 빌렸다.
20여일간 가진건 몸뚱아리 뿐인 동지들이 그 몸이 부서져라 뛰었었다.
그 마무리를 하는 자리..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우린 부둥켜 안고 울었다.
말 그대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거기 모인 사람들 거의 다 87년 6월항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이다.
그렇게 한번 승리해봤던 경험이 있다는게 우리의 든든한 밑천이었던 같다.
하지만 그때는 직선제를 수용한다는, 이른바 '노태우선언'과 두김씨의 분열로 결국 실패했다.
그러니까.. 이번 대선승리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민중의 힘으로 정치권력을 쟁취한 대사건이다.
조선시대까지의 무슨 난이라고 불리웠던 숱한 민중항쟁과 해방이후 4.19의거, 6월항쟁...
그 모두 정치권력을 얻는 데까지는 실패하고 만 미완의 혁명들이었다.
이제 드디어.. 개혁당원과 노사모가 중심이 되어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정치권력을 쟁취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었다.
오욕과 굴곡으로 점철된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단 한번도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채
국민을 능욕하던 정치모리배들을 심판하고 그 권력을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는 장이었으며,
노무현과 우리가 이 역사적 과업의 첫삽을 뜬 것이다.
어제밤 노란 풍선으로 뒤덮은 카니발을 몰고 광화문으로 나갔었다.
6월항쟁 때 최루탄을 뒤집어쓰고 뛰어다였던 그 거리에서 동지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행복의 한자락을 동시대를 고민하는 너희들에게도 쥐어주고 싶다.
그리고 원기야, 주동아.. 너무 실망마라. 정답은 못맞췄어도 내 술 한잔 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