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던 그리스발 경제위기 사건은 지난 26일 유럽정상회의에서 50%의 부채탕감으로 최종 합의가 도출되어 일단락이 된 것 같아, 이렇게 한숨돌리고 안부 인사를 올린다.
그나마 최근 터키 지진, 방콕 홍수 및 리비아 사태 등으로 그리스 경제위기가 크게 부풀려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금요일(10/28)이 2차대전과 관련된 그리스 전승기념일로 연휴의 시작였는데 부채탕감 소식을 접하고 안도하였는지 휴일 지방 나들이 길에 차량 홍수를 이뤄 언제 경제위기였나 싶을 정도로 유명 관광지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호텔 잡기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저간의 그리스 현황이야 미디어의 보도를 통해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 부연설명은 필요가 없을 것이고 다만, 비슷한 사건에 직면했던 우리나라가 풀어간 해결방식과 그리스가 취한 해결방식을 보고 기실 어느쪽이 잘 한 것인지 각자의 판단에 맡기지만, 내 생각에는 그리스가 취한 벼랑끝 방식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 같다.
그리스가 위기를 맞게된 이유야 복합적이겠지만, 후진적인 정치 풍토와 오랜 식민 통치로 인한 국민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경제인구의 1/4이 공무원(또는 이에 준하는)인데 법으로 평생고용을 보장하다보니 만연한 관료주의로 인한 타성이 나라 전체를 역동적으로 만들지 못하고 부패가 판을 치게 만들어 버린것 같다.
세금을 내지않는 가난한 부자가 유럽에서 제일많은 나라가 그리스라고 하는데, 절세/탈세를 미덕으로 여기는 것이 여간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법적으로 탈세는 아니지만, 세계 최대인 그리스 해운회사들은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현대상선과 비슷한 규모의 해운회사가 등록된 것만 70여개라고 하는데 법인세 한푼 내지 않으니, 이를 본 일반 사람들은 세금을 내는 것을 불공평하다고 여기고 무슨수를 써서라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절세/탈세를 시도한다.
무상복지때문에 경제위기를 맞았다고 하는데, 자세히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무상복지때문이 아니라, 무상복지의 혜택을 받으려고 드는 기회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것이 더문제라고 본다. 일례로, 그리스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인데, 대학에 입학하려면 우리나라보다 과외를 더 많이 받아야 하고 또 (특혜가 아닌) 공평한 혜택을 받기위해서 관련인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해야 하므로 이를 보전하려고 더 많은 부정을 저지르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경제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3,000억 유로의 그리스 부채의 상당 부분은 무상복지보다, 부패로 인한 국방비 과다지출에 기인한 것이더 많다라고 할 수있다. 적성국인 터키는 물론이고 냉전시절 발칸반도에서 유일하게 공산국가들과 대결한다는 명분하에 미국 및 독일로부터 막대한 무기를 구매하여 이로인한 부채가 상당한 것이라고 한다.
참, 오늘 그리스 신문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른나라 따라하기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네덜란드, 싱가폴과 함께 우리나라도 언급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관료적인 요소를 없애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한 것이었는데 김대중 정부에서 실행한 내용이 요점으로 소개되었더라. 뿌득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요즘 MB 정부의 처한 입장을 보면서 그다지 공감은 잘 되지않더군.
어쩌다 보니 별 관심없는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논 것 같은데 넋두리라고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오늘로서 2011년은 2달을 남겨놓게 되었다.
앞으로 대부분 송년의 아쉬움을 달래려 하겠지만 나는 이제부터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사업거리 창출에 전력해야 할 것같아 매우 바쁜날이 기대된다.
모쪼록 남은 기간 건강 잘 챙기고 행복한 가정이 계속 되기를 멀리서 기원하며 건승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기 바란다.
윤철이가 / 아테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