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종주(서북주릉+공룡능선)산행기를 시작하며.....
이글을 쓰는 목적은 앞으로 이코스로 설악산종주(서북주릉+공룡능선)를 해보실 분이 계시면 미약하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 봅니다...
우리 일행은 6월 5일(목) 오후에 서울에서 출발해 6, 7(토)까지 설악산종주(서북주릉+공룡능선)을 다녀왔다.
이번 설악산종주(서북주릉+공룡능선)의 당초 계획대로 십이선녀탕을 시작으로 대승령-귀때기청봉-한계령갈림길-끝청-중청(1박)-대청-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금강굴-비선대-신흥사까지 가는 이른바 우리나라 5대악명 높은 종주 코스중의 하나인 '서북주릉+공룡능선’ 종주'로 1박2일 22시간 산행을 계획하고 길을 나섰다.
이번 설악산 종주에 우려와 걱정을 보내주신분들 덕택에 이번 종주 산행을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으로써 철저한 산행계획과 준비로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었다. 물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산행임을 다시 한번 절감한 산행이었다.
우리 일행은 70리터 배낭에 물과 식량을 꽉꽉 채워 오르막길에서는 두배의 무게감을 느끼는 등 굉장히 힘든 산행 코스였다.
우리 일행은 5일 밤 동서울 터미날에서 막차를 타고 십이선녀탕 입구로향했다…
첫날,
우리는 드디어 아름다운 십이선녀탕을 거쳐 서북주능에 도전장을 냈다..
어둠 속에서도 들리는 물소리로도 십이선녀탕 계곡의 웅장함을 느끼며 간간히 불빛으로 보이는 폭포들의 웅장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황홀함, 그 자체였다.
용봉폭포를 거쳐 복숭아탕, 두문폭포까지 이어지는 장대하고 우렁차며 화려한 자태를 뽑내는 이른바 '십이선녀탕'은 설악산 절경 중 하나로 꼽힌다.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과 그 물로 이뤄지는 탕, 그리고 계곡은 온종일 그 소리를 듣고 있어도 지겹지 않은 높낮이가 있는 합주 같았다.
십이선녀탕 계곡이 끝나는 지점까지는 그야말로 행복한 산행이지만 그 뒤 중청대피소(거의 9시간 정도 걸림)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식수'를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식수를 준비하지 못하면 여간 고생을 하지 않는다. 특히, 하계 산행에서 '충분한 식수'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만약 물이 없다면 그것은 죽음을 의미할 정도이니 산행 초보자가 아닌 이상 하계산행의 식수 확보는 자신의 생명과도 직졀될수도 있으니 말이다…
서북능 종주는 식수확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는 산행 코스 중 한 곳이다.
산을 잘타는 사람 기준으로 식수가 끝나는 두문폭폭-서북릉 안부-대승령-귀때기청봉-한계령갈림길-끝청-중청산장까지 소요시간은 대략 9시간 정도다. 물없이 가야한다.
우리가 가져간 지도에는 분명히, 귀때기청봉 오름길 직전이나 한계령갈림길에 식수가 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귀때기청봉 오름길에는 눈을 씻고 봐도 식수를 찾을 수가 없었고 한계령 갈림길은 한계령 휴게소 방향으로 한 10분여 하산해야 발견이 가능하단다….
집에 와서 다시 책자를 차근히 훑어보니, 귀때기청봉 북서쪽 안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재량골 상단부, 텐트 서너동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널찍한 안부에서 가파른 길을 10분쯤 내려가야 물을 구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이런….
좌우지간, 중요한 것은 물소리가 끊긴다 싶은 곳에서 무겁더라도 식수를 필히 확보해야 한다. 혹시 이 루트로 종주하실 분이 계시면 꼭 명심 또 명심하시라…이러한 자연조건 때문에 서북릉 종주는 '끝없는 인내. 강인한 체력, 불굴의 의지'가 요구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가다가 길을 혼동할수 있는 곳이 있어 안내하자면 십이선녀탕의 끝지점인 두문폭포를 지나 한참을 가면 '능선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길을 택해 해발 1210.2미터인 대승령까지는 20분, 오른쪽에 있는 안산(1430.4미터)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안산갈림길'이라고 적힌 푯말을 보면 오른쪽으로는 장수대관리소3.7km, 왼쪽으로는 남교리라고 적혀 있다. 언뜻 장수대라고 해서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장수대로 적힌 곳으로 따라 가면 대승령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이 나타나고 그 기점에서 장수대로 이어지는 아랫길도 표시돼 있다. (우리는 부표있는 지도를 참고)
십이선녀탕계곡 산행 시작부터 안개비가 내렸고 강한 강풍이 불기 시작 했다.
대승령 지나면서부터 귀때기청봉까지 초속 20m 속도의 강풍이 몰아치고, 기온은 급강하여 우리를 괴롭혔다. 대청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고 귀떼기청봉은 설악산 마녀가 등뒤에 숨기고 있던 날카로운 발톱처럼 심한악천후와 너덜 바위로 우리의 접근을 막아 보려는듯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대승령에서 그 다음 코스인 귀때기청봉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3시간 10분. 대승령에서 1289봉과 1408봉을 지나 귀때기청 북서 안부까지 가는 동안 험로가 두 곳 나타난다. 1289봉 직전 바윗길과 1408봉 내리막길. 그래도 이두곳은 귀때기청 너덜지대를 생각하면 편한곳이다
이번 산행의 가장 난코스는 '귀떼기청봉'인 것 같다.
귀때기청봉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서북능 종주 코스의 가장 위험한 곳이 아닐가 쉽다.
한계령 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길찾기도 쉽지 않고 엄청 위험하고, 시간도 도상 시간보다 더걸릴수 있으니 꼭 참고 바란다.
오름길에 올려다본 귀때기청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한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의인화해서 표현한다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올라오려고 하냐며 노려보는 매서운 마녀처럼”
산 전체가 커다란 바위로 이뤄져 있고 주변이 날카로운 너덜지대라, 한여름은 그래도 좀 낫지만 비가 오면 엄청 미끄럽고 한 겨울이라면 얼음에 눈까지 쌓여 깜빡 잘못하다간 실족할 위험이 산재한 곳이었다. 오르막에 이어 내리막 또한 만만치 않았다. 집채만한 바위가 들어찬 너덜지대로 발목부상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구간이다. 보행용 스틱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말로 온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큰 사고날 위험이 상존해 있는 대표적인 곳이었다.
그런 악천후 속에서도 우리는 귀때기청을 넘어 무사히 중청 대피소에 도착했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한지 얼마 안돼서 대청봉은 안개비와 운무 속으로 사라지고 날씨는 점점 더 험악해지고 강풍은 점점 더 험해졌다. 은근히 오늘 밤에 밖에서 비박할 사람들이 걱정됐다.
숙소를 배정받고 얼른 취사장으로 달려가 자리를 잡고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날씨가 험악하고 소청 산장이 패쇄돼서 인지 엉청난 인파가 중청 대피소로 모여들고 취사장은 인파로 엄청 붐비기 시작했다.
난 능숙한 솜씨로 대관령표 황태미역국을 끓이고 술안주로 돼지 꼬추장 양념불고기를 만들었다. 어려운 악천후를 뚤고 중청산장에서 먹는 소주 한잔이야 말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 아닐수 없었다..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고 몸에 술기운이 돌자,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주변을 보니 저녁들 짓느라고 난리 법석들이다. 그중에서 버너가 말썽을 피워 식사 준비를 못하는 일행이 눈에 들어 온다.
난 잽싸게 우리 버너를 빌려준다…아니 내가 조리해 준다고 꼬신다.(그쪽에서 준비한 술안주(돼지고기수육)가 괞찬아 보여서…ㅋㅋㅋ)..아니 그러자 그쪽에서 합석하자고 반대로 꼬신다.(안주랑 술이 많다나 …ㅎㅎㅎ)
그래서 우리는 이들과 합석하게 되었고 술친구가 돼어갔다…이들은 우리랑 반대로 종주를 계획했던 모양이다.. 공룡타고 십이선녀탕으로.. 그러나 너무 힘들어 코스를 변경하여 낼 아침먹고 중간에 하산한단다. 종주가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중청산장의 밤이 강풍과 이슬비로 체감이 영하 20도정도 된것도 잊고,(화장실 가는데 몸이 금방이라도 얼어 버릴 것 같았다) 설악산 중청의밤은 깊어 가고, 우리는 어느덧 알콜에 취하고, 정겨운 대화에 취해간다…옆에서 술먹던 일행들이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술 한병만 팔라고 통사정하며 아우성이다.. 가진자의 여유랄까? 술취한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병을 훌쩍 줘버린다.. 피 같은 술…우리도 부족한데???(실은 낼먹을 비상용은 감춰뒀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스피커에선 소등 시간을 알린다…
아쉽지만 내일 산행을 위해 취한몸을 이끌고 숙소로 향한다.. 숙소로 가는 짧은 순간에도 칼바람이 가슴으로 파고 든다… 추위에 몸을 뒤척이는 비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산에 오를때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숙소에 눕자 마자 꿈나라로 빠져든다…………..
산장숙소는 빤스만 입고 자도 될 정도로 따뜻했다(꼭 산장 인터넷예약 하시길)…
설악산에 대하여 간단히 논한다면
산이 하나의 예술품이라면 이 땅에 설악산만한 걸작은 달리 없다.
오묘하고 다양한 산세가 설악의 특징으로, 산굽이를 돌거나 능선에 올라설 때마다 선보이는 기암괴석의 정교한 예술품을 감상하는 일이야말로 설악 산행의 백미다.
설악산은 그 주릉인 공룡능선을 분수령으로 그 서쪽의 내설악과 동쪽의 외설악으로 가른다. 내외설악을 연결시켜 대청봉을 넘나드는 등산로는 숱하다. 이 중 설악산의 높이만이 아니라 그 깊이까지 제대로 만끽하려면 십이선녀탕이나 용대리 백담사로 입산하여 외설악으로 넘어와야 한다.
십이선녀탕으로 들어가서 서북릉을 거쳐 대청봉에 이르는 코스는 설악산의 특징이 가장 선 명히 부각되는 최상급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코스는 너무 길어 벅차기 이를 데 없다.
둘째날,
언제 그랬냐는듯 날씨가 화창하다….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요즘은 계속 비가 많았고, 어제도 험악한 날씨땜에 설악산의 아름답고, 황홀한 풍광을 볼수가 없어서 정말 아쉬웠는데, 오늘 공룡능선에서 보게될 아름다은 풍광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고 벅차 오른다….
각설하고
우리는 아침을 맛있게 먹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룡을 향해 칫달았다…
단숨에 희운각 대피소까지의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무너미 고개를 지나 계곡에서 어름물 보다 차가운 산삼썩은 계곡물로 갈증을 채우고 황홀한 풍광이 기다리는 공룡의 능선을 밟기 시작했다.
무너미고개를 넘으면 보이는 신선대의 풍광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어제의 날씨와 달리 태양은 작렬하고 몸에서는 육수가 빗물처럼 흘러 내린다..
갈증은 나의 목구멍을 괴롭히고 숨은 턱까지 차오른다..
무너미 고개을 출발한지 2시간만에 1275봉 도착 형수님께서 타주신 맛있는 오곡 미싯가루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1275봉 옆으로 펼쳐진 천화대, 범봉,왕관봉의 자태가 정말 푸른 녹색과 어우러져 신비감을 더한다.. 저멀리 화채봉, 칠선봉, 접선봉, 그뒤로 노적봉이 아련하다.
나는 정신없이 카메라의 샤터을 눌러된다….찰칵,찰칵,찰칵….
우리는 마지막 혼신을 다하며 나한봉을 거쳐 마등령 도착.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시 마등령의 험준한 내리막을 치닷기 시작한다 왼편으로 세존봉이 보이고 좀내려가니 저멀리 울산 바위가 보인다.. 좀더 내려오다 보니 클라이머들이 암벽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오고 나를 멈추게한다.
마지막 남겨둔 누릉지 ,햇반, 라면, 꽁치찌게, 비상용 팩소주로 점심을 맛나게 먹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 비선대로 향한다…
도중에 금강굴이 있는 바위를 기어 오르는 클라이머들을 다시만나고,금강굴로 향한다…
150미터의 가파른 금강굴에 올라 가뿐숨을 진정시키며, 바위틈에 고인 약수를 마신다….
누구나 도전하지만 아무나 성공할수 없다는 “서북주릉+공룡능선”종주를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음을 4명을 대표하여 부처님께 감사 공양드리고 비선대로 향했다…
비선대에 도착했다. 비선대는 역시 예전과 다름없이 선녀가 비상하듯 아름다운 자태로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나를 반긴다…잠시 비선대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다 다왔구나 하는 생각에 긴장이 풀리며 몸에 피로가 밀려 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내려오지 못한 일행을 기다리며 비선대 아래서 양말을 벗고 족탁을 하니 조금이나마 심신의 피로가 풀리는듯 하다…
잠시후 우리는 신흥사 소공원 주차장에 집결하여 택시로 고속버스 터미날 근처의 유명한 해물탕집에서 저녁 식사겸, 종주 기념 자축파티를 열었다…싱싱한 해산물을 넣고 끓여낸 담백한 해물탕은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며 소주 한잔은 우리들의 종주로 지친 심신을 노근하게 만들었다, 친철한 사장님이 해물탕 국물에 볶아준 볶음밥은 잊을수 없는 맛의 추억으로 남는다…
우리는 다시 좋은 산행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기를 기대 하며 서울발 고속버스에 오르며 “서북주릉+공룡능선”종주를 마무리 했다…..
좋은 산행 끝까지 아무탈 없이 같이 하신 융현이형 내외분, 영원한 동지 훈재, 그리고 걱정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끝으로 이번 “서북주릉+공룡능선”종주를 마무리 하면서 느끼는 점은
결코, 설악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배낭하나 달랑 메고 와서 오를 수 있는 그런 '수월함'을 설악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알피니즘까지는 아니더라도 철저한 준비와 강인한 체력과 정신 무장없이 서불리 설악을 넘봤다간 이 산이 언제 어떻게 산행객을 위해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더 끌리고 더 가고 싶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여유로움음 가지고…. 가을에 울긋불긋 단풍으로 붉게 물든 공룡의 설악을 다시보고 싶다.어두워서 보지못한 십이선녀탕의 장대한 폭포와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과 불타는 단풍의 어우러짐을 다시보고 싶다…
이번 가을에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다시 한번 오리라.
거꾸로 종주.
갑자기 좋은 글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누구나 도전 할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무리수를 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꼭 성공하고 싶었기에 철저히 준비했고 처음 출발부터 우리를 혹독히 달금질했다.
그리고 우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성공했다.
1박2일간의 설악종주 일정….
어쩌면 우리 일행들과 두번 다시 할수없을지 모른다.
그러기에 난 이시간을 가슴깊이 간직하며 기억할 것이다…
살며 가장 날 혹독하게 담금질한 시간들의 일부였다고
고행이 이런건가보다….
체력은 바닥이었고, 남은건 정신력 하나만으로
몸을 지탱한채 뚜벅 뚜벅 걷기를 22시간………….
끝이 보였다…. 그리고 무언가 울컥하는 ….눈시울이 붉이졌다.
왜 시작했는지 하는 후회스러움이 아닌 그래 잘했어라는 기분좋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의 마음과 어떤 역경과 난관도
극복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리고 희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