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 2
얼마 전 끝난 재보선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무기력하게만 보이던 민주당이
요즘 들어 모처럼 힘을 내는 것 같다.
사실...
민주당의 안산, 충북 음성 등과
그리고 한나라당의 강릉, 양산선거구는
이미 각당의 승리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터라
내가 사는 수원 장안의 선거결과가
이번 재보선 전체의 승패를 가른 셈이다.
수원 장안의 경우도
각 진영의 꼴통 고정표는 여전히 不動이고
그래도 생각이 유연한 浮動층의 향배가 관건이었는데
바로 그 부동층이 여당 아닌 야당을 택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중심에는
경기지사 시절의 인연 때문인지 수원에선 인기가 여전한
손학규가 있었고...
내 자신 또한
투표에 임하면서 무척이나 고민스러웠던게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건 손학규를 보면
당연히 민주당을 밀어줘야 하는데
그것이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왔던 모든 행태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여지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선거 끝나니 역시나...
이번 당선자들의 가슴 설레는 첫 등원일
그들은 국회 대신 봉하마을 참배부터 끌려 갔단다.
선거 끝나면
모든게 이긴 넘들 붙이는 논리대로
꼴리는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 넘의 선거는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할 일이다.
요즘 세종시 이벤트로 제일 난장이 된 곳은
역시 한나라당인 것 같다.
한 지붕 두 가족...
가뜩이나 좋을래야 좋을 수 없는 사이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임덕에 이은 새로운 권력, 새로운 질서가 생각나는 시즌이니
지켜보는 관객들 개무시한 무림활극도 가능하겠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면 아예 하질 말았어야 한다.
논리와 레토릭은 다들 그럴 듯해
나는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뒷간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고...행태가 좀 얍삽하긴 해도
똥이 마려워 정신 놓은 넘 보다는
똥 다 누고 이제 정신을 차린 넘의 판단을 믿자.
제 정신 아닌 넘의 말을 가려 듣는 능력이
바로 민도 아닌가.
정치판이란 원래 그런 법
개뿔이나 '원칙의 정치' 같은 것은 없다.
대충 이런 것이다.
그리고 이번 세종시 이벤트를 계기로
한다라당은 보기에도 사나운 동거관계를 청산하고
과감히 갈라서면 좋겠다.
같이 있어 봐야
아이들 교육에 별 도움이 안될 듯하다.
하늘 같은 오야붕을 감히 '설득'하겠다고 한다고
총리에게 대놓고 눈을 허옇게 부라리는 장관...
이제 선덕여왕의 미실 세주도 죽고 없으니
이어지는 막장 드라마의 예고편인가.
단상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