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저녁 8시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벌어진 제3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제10국에서 안관욱 7단이 이다혜 3단을 맞아 197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긴바둑으로 갈 것 같은 초반 분위기와는 달리 중반에 들어서며 안관욱이 백의 대마를 절단하자 승부가 곧 끝날 것처럼 보였다. 초반의 실리 열세를 세력으로 견제했던 이다혜는 상대가 맹렬하게 공격해 오자 수습하기에 급급해했다.
두터움으로 중반 이후를 노리려던 이다혜로선 상대의 역습에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마의 수습에는 성공했으나 중앙으로 뚫고나온 상대의 돌에 주변 돌이 온통 엷어져 버렸다. 끈질기게 끝내기로 따라붙던 이다혜도 좌변에서 손해를 봐서는 더이상 역전을 바라보기 힘들어졌다.
국후 두 기사의 복기에서도 제일 먼저 좌변 쪽을 가리켰다. 바둑TV에서 생방송한 한철균 7단은 "상대의 실리작전에 두터움을 선택했지만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고 끝내기로 쫓아갈 시점에 좌변에서 보태주게 되어선 승부의 명암이 갈리고 말았다"고 평했다.
3기가 진행되고 있는 이 대회의 최대 연승자는 조훈현 9단의 6연승이다. 4연승을 거둔 안관욱이 조훈현의 기록까지 깰 수 있을 것인지, 또 연승행진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동산 경매전문회사 (주)지지옥션이 주최하는 지지옥션배의 우승 상금은 7000만원, 제한시간은 10분(초읽기 30초 3회). 3연승 달성 시 200만원, 그 이후 1승 추가 시마다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붙는다. 여류팀의 다음 대국자는 이슬아 초단이 출전한다.
■ 한철균ㆍ김효정의 톡톡 한마디
"안 두면 쳐들어 갑니다." (연결하지 않으면 잡으러 간다는 뜻)
"약간 비겁한 수가 있어요."(빵따냄을 주고 살 수 있다며)
"이미 해는 저물었잖아요." (이다혜 3단에게 기회가 있느냐는 물음에)
"점점 안관욱 7단이 무서워지고 있어요." (매우 강력하게 대마를 공격해 오자)
"그대는 내 사랑이죠." (강하게 두면 오히려 곤란해질 상황을 보고)
■ 짤막 인터뷰
대전에서 올라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 같다. 소감은.
초반에는 엷어서 좀 불리했다고 봤습니다. 이다혜 3단이 상변에서 대마를 잇고 버텼으면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