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스티븐 호킹이
“천국(신)은 없다”고 한다. 정말 슬픈 일이다. 하느님이 없다고 하니.....
50이 넘으니 나 자신이 조금씩 예전과 다르게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서서히 찾아오는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조금은 슬픈 생각이 든다 .....더구나 하느님까지 없다고 하니....
-주말이면 집에 있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나가는 것보다 집이나 근처에 머물러 있는 것이 편하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저녁 모임이 재미있었는데
이제 친구도 단 둘이서 만나는 게 더 좋다
-옛날에는 남는 시간에 책을 봤는데
이제 책을 읽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휴일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아내의 굵어지는 팔뚝과 발목이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잠자는 마누라가 안스러 보인다
무너져가는 몸매도 다 나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퇴근도 일부러 늦게 한다.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의 숙취감이 불쾌해진다.
음주가 서서히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음주의 즐거움보다 숙취의 불편함이 더 커진다.
-아내 이외의 여자에게 이상한 마음을 갖는 자체도 귀찮아진다.
야동의 감흥도 예전같지 않다.
-애매한 관계라도 상가집은 가는 쪽이었는데
점점 가기가 싫어진다. 죽음이 남의일이 아니라
나랑 가까워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안 가던 미술관과 고궁이 자꾸 가고 싶어진다.
이해가 안 되는 그림은 내 혼자 해석을 내리기까지 쳐다본다.
-케이블 tv 체널 중 낚시와 가요무대,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는 식구들이 아무도 나랑 같이 안본다.
-집에서 잔소리가 줄어들고 필요한 말만 하게 된다.
식구들을 관찰하게 되고 말보다는 침묵의 언어를 즐기게 된다.
-가사 일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내 의무사항처럼 느껴진다.
집안 일이 슬슬 재미있어진다.
-전철 노약자석이 비어 잠깐 걸터 앉아도 예전보다는 덜 미안하다.
-지금까지는 자식이 나를 필요로 했는데 이제 자식이 필요해진다
내 아버지가 컴퓨터 물어보면 좀 짜증도 났는데
이제 내가 자식에게 가르켜 달라면 아들도 짜증을 낸다.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보다 봄날 꽃피는 계절이 더 좋아진다.
-마누라와 다투면 이기려고 했는데
이제는 일단 져주고 화풀이는 하느님한테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마누라에게 잘해주고 칭찬도 하느님한테 들으려고 한다.
-어버이날 아이들이 신경을 안쓰면
옛날보다는 조금 섭섭하다.
-그냥 습관적으로 따라하던 주기도문의 구절구절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접대상 유흥업소에 가면
도우미가 나이가 많을수록 편안하다.
-가정의 통솔권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다
요즘은 식구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을 알기보다는 한사람을 깊이 알고 싶다.
한사람, 한사람이 다양한 소설속의 주인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에 깨도 더 자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안든다.
-아무거나 잘 먹고 운동도 빡시게 하다가
적당히 가려 먹고 운동도 적당히 하게 된다.
-직장 회식이 재미없어 진다.
한참 이야기 하다보면 젊은 직원들끼리 모여 이야기 한다.
-엄한데서 도를 깨우칠 필요 없이
가정에서 잘하는 것이 수행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백화점에 가도 별로 사고 싶은 게 없다.
-포도주와 우정은 오래 될 수록 좋다고 하는데
우정도 사랑처럼 세월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잘난 척 했던 것은
배고픈 마음과 자기애, 내적 불안감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은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매년 건강검진을 하지만
운동을 안하면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릴 것 같다.
-뭐 또 없나?
호킹 선생님의 말씀처럼 천국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일 뿐이라고 하니 이 동화책을 다큐멘터리로 바꿀 수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