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날씨가 꽤 구질구질허니..
매우 구질구질한 어떤 여인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소.
스키에 미쳐 시집도 못가고 요즘은 인라인 마라톤대회 같은델 댕기다 보면 허접+ 누날이 휘까닥 돌아가는 차림새로 뭇 남정네를 헷갈리게 하는 자의 이야기요. 이걸 보시는 님들은 모다 40대 중늙은이들로 비록 몸은 늙었으되 마음은 청춘이라 쭈쭈빵빵한 걸들을 보면 눈돌아가는 소리 자갈밭 탱크 지나가는 소리로 주체 못하는 님들이지만 그래도 아랫글을 읽다보면 실상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하여 더러븐 이야기를 감히 퍼다 나르는게요...
시~작!
이번엔 머리카락 얘기를 해볼까 하오.
줄임 말로 대충 [머리]라 적겠소.
(엄연히 다른 표현임을 잘 알고 있소. 허나 대충 넘어가 주시오.
목욕탕이나 목간통이나, 화장실이나 변소간이나.-_-+)
1. 긴 생머리의 위력.
남자들을 가만보면 대체로 긴 생머리 여자들을 참 좋아하오.
통계학으로도 긴 생 머리 여자들에 대한 남자들의 선호도가 30%이상을 차지했소.
긴 머리가 여성스러움을 더 돋보이게 하는지 몰라도,
하여간 남자들은 여성의 긴 머리에 대해 적쟎은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하오.
알다시피 본인 또한 상당히 머리가 기오.
근 허리선까지 내려오오. 게다가 쫙쫙 뻗은 생 머리요.
어쩌다 신경 쓰고 나가면, 그 윤기 나는 찰랑찰랑 긴 머리에 뻑 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오.
나이가 연로(?)해서 그렇지, 뒷판은 그야말로 풋풋한 20대요.
며칠 전에도 골목길에서 뒷 모습만 보고, 웬 대학생 내게 말을 붙였소.
고개를 돌려 "네? 뭐라구요?"하고 반문하니, 내 얼굴 보고 이 학생 사색이 되더이다.(-_-;)
오해마시오. 나 잘났단 소리가 아니오. 긴 생 머리의 위력이 이렇다는 소리요.
2. 비리.
헌데 실은 이런 긴 생 머리엔 철저한 비리가 감춰져 있소.
생각해 보시오. 1년에 끽해봤자 사람 머리 한 뼘 자라는 게 고작이오.
허리까지 내려오려면 최소 4~6년 길러야 하오.(컷트 기준이오.)
그 4~6년 동안 햇볕에, 비바람에, 드라이 열에, 온갖 풍파 내내 다 맞고 있다고 생각해 보시오.
머릿결이 안 상하면 인간이 아니오.
상한 머리 열심히 컷트 치며 다듬어 길러낸다 해도, 그만큼의 길이 되려면
종내엔 심하게 상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사람의 머리카락이란 말이오.
당연히 그 긴 머리 되도록, 머리카락에 아무런 투자도 안 하면
남자들이 그처럼 열광하는 [윤기나고 찰랑찰랑한 긴 머리.]가 절대 나올 수 없소.
정기적으로 스트레이트 퍼머와 헤어 코팅을 해줘야 하고,
상하지 않게 트리트먼트 해줘야 하고, 가끔 영양제도 발라줘야 하고,
하여간 손이 이만저만 가는 게 아니라오.
그런데 말이오, 실상 그렇게 아무리 지지고 볶고 난리를 친다해도, 한계는 한계요.
우리가 TV에서 보는 여가수들이나, 행사장에서 보는 도우미 아가씨들이나,
섹시한 댄서걸들처럼 찰랑찰랑 긴 생 머리가 되려면 실질적으로 그건 미용실의 도움 없이는 거의 불가능 하오.
간혹 스스로 직접 머리를 만지는 경우가 있긴 해도, 역시나 그 수준이 미용실 맞먹는다오.
한번 만지는데 근 1시간이 걸리니, 이것을 인생살이 전체로 계산한다면
60평생 기준, 2년 6개월 동안을 오직 거울 앞에서 머리만 붙들고 있는 셈이오.
3. 취약점.
어쨌거나 그나마 이 정도 관리를 해주고 있는 여자라면, 그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눈 감아 줄 수 있소.
허나 여자도 사람이라고, 늘상 그렇게 깔끔+부지런함+정성을 쏟지는 못 하오.
일례로, 긴 머리를 가졌지만 도통 만날 이 없고, 밖에 나갈 일 또한 없다고 가정해 보시오.
굳이 머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소이까? 아무도 안 보는데?
긴 생 머리의 취약점은, 같은 환경에서 여파가 더 심하다는 사실이오.
길이나 질량이나 부피나, 짧은 머리의 몇 배에 달하니 대략 냄새로 따지더라도
짧은 머리 3인 분의 지독한 악취를 동반하는 것과 같소.
거기다가 행여 소갈머리의 피부 잔폐물(이른바 '비듬'이라고 칭하겠소.)이라도 끼게 된다면
바깥으로 꺼내는 데만 해도, 그 소요시간이 남보다 3배나 되오.
(빼내야 하는 길이가 그만큼 길다는 소리요.)
그래도 꺼내는 데 성공하면 그나마 다행이오.
결 따라 조심조심 빼내다가 자칫 길을 잃어 놓치면 아주 주금이오.
원체 길어서 도대체 어디로 실종 됐는지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이 말이오.
4. 경험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공교롭게도 바로 내가 며칠 전에 그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오.(-_-+)
KBC 광주 인라인 마라톤 대회까지는 상태가 좋았는데, 이후 혼자 쳐박혀서
밤새 일하느라고 또다시 폐인의 몰골이 되어 버렸소.
굳이 남에게 보여주는 일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세척(?)해 주지 않으면
심하게 가려워서 스스로 못 견디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
그도 적절한 시기를 놓쳐 버리면, 또 그 상황에 익숙해져서 나중엔 상당히 무감각해져 버린다오.
하여, 나...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머리 안 감았소.
KBC 광주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 전날 감은 게 마지막이니,
오늘 자로 딱 일주일 되는 셈이오.
실은 일 하느라고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것도 모르고 있었소.
어느 날 머리가 좀 가렵길래, 무의식 적으로 머리를 긁었는데
긁다가 보니 손톱에 뭐가 끼어 나오더이다.
처음엔 비듬인 줄 알았소.
헌데 유심히 살펴보니 비듬이 아니었소.
노란 고름 딱지들이 알갱이로 부서져 나오더이다.
머리에 웬 고름 딱지냐 묻지 말아줬으면 하오.
긁다가 긁다가 피고름 얹혔소.
그 상태로 사흘을 개기니, 수분은 날라가고 액기스만 남았나 보오.
손톱으로 살살살 긁으니, 무슨 동굴 속 광석가루 떨어져 나오듯
노란 알갱이 우수수 떨어지오.(--;)
5. 편법.
이날 나, 저녁 약속 있었소.
만나는 이는 물론 남자였소.
당연히 머리 감고 나갔어야 했는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쳐 버렸소.
게으르다고 생각치 말아주기 바라오.
긴 머리 한 번 감고 말리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이 필요하오.
샴푸하고 린스하고 트리트먼트 바르고, 선풍기 앞에서 강풍으로 20~30분 말려야 하오.
좀더 차분한 머리결을 구사하려면, 말린 머리에 헤어 에센스를 바르고
그 후 두상 4분할(좌,우,앞,뒤) 시킨 후, 각 분할 마다 대략 10단계 층으로 나눠
스트레이터 스타일러(일명 '매직기'라 부르오.)로 좍좍 펴준 후에,
다시 드라이기로 바꿔 롤빗을 이용한 부분 볼륨 연출, 맨 마지막엔
컨디셔너 스프레이(정전기 방지용)와 헤어 왁스(광택제)가 투입되는 초대형 공사라오.
시간이 여의치 않았으니, 별 수 없이 떡진 머리로 개겨야만 했소.
아마 이럴 때 흔히 쓰는 편법이 대체로 [모자]일 것이오.
헌데 남자들이 모르는 게 있소.
여자는 굳이 모자가 아니어도 쓸 수 있는 편법이 아주 많소.
그 대표적 예가 [쫌맨 머리] 내지는 [틀어올린 머리]가 되겠소.
[쫌맨 머리]는 최상위 표피층으로 소갈머리들을 모두 감싸는 원리이기 때문에,
굳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머리 안의 내용물이 감춰지게 된다오.
(물론 그 안의 분비물까지 완벽하게 말이오.-_-+)
이때 머리에 너무 개기름 흐른다거나, 그 와중에서도 사이사이
틈을 비집고 삐져나오는 허연 건덕딱지가 눈에 거슬린다면
방어능력이 좀더 강력히 보완된 [틀어올린 머리]를 선택할 수가 있소.
[틀어올린 머리]의 장점은, 비록 청결한 머리가 될지라도 틀어올리기 위해
뭔가의 헤어 보조제품을 간간이 써줘야 한다는 것이오. 물론 보조제품이라 함은
흔히 젤이나 스프레이가 되겠는데, 알다시피 이 눔들을 머리에 투입시키면
광택이 번드르르 나면서 부시시 뜬 머리가 착 가라앉게 되오.
대략 머리에 좔좔 흐르는 개기름과 다를 바 없겠소.
가까이서 냄새 맡지 않는 한, 그게 젤인지 개기름인지 얼핏보면 잘 구분이 안 간다는 소리요.
아, 그리고 틀어올린 머리의 또 다른 장점도 있소.
틀어 올리느라 남아도는 머리카락들의 처리를,
군데군데 삐져 나온 허연 건덕딱지 위에 살포시 얹을 수 있다는 강점이겠소.
왜 어릴 적 소풍가면, 보물찾기 놀이 많이들 하지 않소?
눈에 안 보이도록 꼭꼭 잘 숨겨놓기만 하면 돼오.
보물찾기 놀이처럼, 손으로 직접 들춰가며 찾아내는 일도 없을테니
이만하면 아주 훌륭한 셈이오.(-_-+)
7. 당황.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약속 시간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 머리를 못 감은 지피,
대충 아무렇게나 동여매고 츄리닝 바지 입고 나갔소.
코디를 맞추려면 츄리닝 바지에 슬리퍼가 적격이었겠지만,
발목을 잡아주지 못 하는 신발은 허리 건강에 더 치명적이라는
담당 의사의 신신당부가 있었소. 때문에 신발이라도 그나마 운동화로 신을 수 있었소.
하긴 그 눔의 츄리닝도 절대 내 본심은 아니었다오.
입는 옷에 따라 몸가짐이 달라지듯, 헤어스타일에 따라 입는 옷도 달라지기 마련이오.
화장도 안 한 맨 얼굴에 떡진 머리는 개기름 냄새 폴폴 나는데,
예서 백날 때때옷 꼬까옷 입으면 뭘한단 말이오?
내츄럴도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어울리는 법이오. 차라리 츄리닝 입는 게 훨 낫소.
대개의 남자들이, 여자의 이런 모습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소.
허나 싫어하는만큼, 대부분 내색을 안 한다는 공통점도 있소.
애써 모른 척 하거나 일부러 외면해 버리오. 얼굴에 쿨(Cool)한 표정이 역력한 채 말이오.
다행히 내가 만난 남자는 그런 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소.
내 모습이 어쨌건 그저 열심히 공부만 하더이다.
(당연했소. 내게 프로그램 사용툴 사사 받으러 온 사람이었으니.)
헌데도 집에 돌아올 무렵, 어쩐지 참 민망해졌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래도 깔끔+산뜻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좋을 걸 그랬소.
멋적어 혼자 머리를 긁적였소.
긁적이다가 당황했소.
손톱에 비듬 알갱이 또 끼어버렸소.(-_-;)
8. 더 당황.
집에 와 당장 머리를 감아야지 했소.
헌데 생각해보니 내일 찜질방 가는 날이오.
참았다가 내일 수습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소.
변함없이 떡진 머리, 잠자리에 들기 위해 길게 풀어제꼈소.
베개 뒤로 머리를 모두 넘긴다음 자세 잡고 자리에 누웠소.
제 주인 누웠다고, 울 고양이들도 슬금슬금 이불 속 옆구리로 파고드오.
한 놈이 먼저 들어오고, 다른 한 놈이 뒤 따라 들어오다가
순간 길게 풀어제낀 내 머리 뭉치 앞에서 킁킁 냄새를 맡기 시작했소.
그러더니 옆의 방바닥을 벅벅 긁으며, 내 머리에 대고 모래 덮는 시늉을 하오.
고양이 모래 속에 용변 본 후, 냄새 나지 말라고 모래로 싹싹 덮어두는 그 행동 말이오.
(써글 넘... 모래도 없는데 대충 하지, 징하게 오래 덮더이다.--;)
9. 현실 직시.
행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여성의 긴 생머리에 열광하시는 사람이 있다면,
열광하기 전에 그 안에 든 실체를 현실적으로 직시해 줬으면 좋겠소.
눈에 보이는 것처럼 긴 생 머리가 마냥 곱고 아름다운 게 아니라오.
남보다 열 배의 노력이 아니라면, 남보다 열 배의 더러움이 함께 잠재돼 있는게
바로 여자의 긴 생머리인 것이오. 그러니 겉 모습만으로 아름답고 섹시하다 뻑가지 말고,
그 모습을 지켜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투(?)하는 그 처절한 몸부림도
부디 함께 알아주길 바라오.
또한 내 안쓰러워서 한 마디 더 당부하건데,
긴 생머리에 눈이 멀어 판단력조차 잃은 남자들이 더러 있던데,
거 정말 위험한 행동이니, 부디 이성을 찾으시라고 꼭 조언해 주고 싶소.
소싯적 내 아는 동생들 중, 나보다 더 긴 생 머리를 가진 이쁜 츠자 두 명이 있었었는데,
한 명은 그 긴 머리가 엉덩이 밑까지 내려오고, 다른 한 명은 허리 선까지 뻗어있던
칠흑같이 윤기나던 그 긴 머리들이었소.
엉덩이 밑까지 내려오는 가장 긴 머리의 동생은, 늘 항상 머리의 반을 틀어올려
비녀를 꽂고 있었는데 스타일이 완전히 남부여의 부여주라오.(오오, 그 고혹적인 이미지라니.)
그 긴 머리 감아주는 것도 꽤나 중노동이겠네, 정말 대단하이 하니까,
이 아가씨, 본인도 힘들어서 1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날 잡고 머리 감는다 하더이다.
머리 감고 남자친구 만나고, 그 다음 주까지 개기다가 남자친구 만나기 직전에 또 머리 감고-
이러다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항상 샴푸냄새 그윽한 그녀의 긴 생 머리만 보게 된 것인데,
그래서인지 가끔 헤어지고 싶어도 이 남친, 그녀의 긴 머리에 연연해 본인도 쉽게 헤어지지
못한다고 하오.
반면에 허리 선까지 뻗어 내려오던 칠흑같은 긴 생 머리의 또다른 동생은,
내가 그 언젠가 한 번 남친과 데이트를 하러 간다는 그녀를 위해
일명 "디스코 머리"로 차근차근 그녀의 머리를 땋아준 적이 있었더랬소.
딸 때는 몰랐는데, 다 땋은 후에 보니 내 손에 기름 때가 쫘악 묻어 나왔더이다.(--;)
냄새 맡아보다가 그 자리에서 토하는 줄 알았소. 머리 개기름 냄새 장난 아니오.
그녀의 칠흑같은 긴 머리, 알고보니 머리 안 감아 개기름 좔좔 흐르던 그 윤기였었소.
그것도 모르고 그녀의 남친, 그날 단아한 조선시대 낭자처럼 예쁘게 머리 땋아
나타난 그녀의 머리를 보며 그렇게 좋아할 수 없더이다.
그날 둘이 사랑의 불꽃이 튀다 못해 집에 안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그녀가 그날 밤을 무사히 넘겼는지 아직도 그게 의문이라오.
모쪼록 그 남친들이 무척 안타까울 뿐이오.(-_-+)
이 글의 저자는 벨멩이 Zippy라는 여인네로
이렇게 생겼소
눈알에 힘줘서 이쁜척하고 있지만 사실 그리 이쁜 얼골은 아니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