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노빠 힘을 얻다...
노대통령의 포스
등록 : 마케터 (grands) 조회 : 362 점수 : 0 날짜 : 2006년5월2일 22시19분
본문요약 멘트
모름지기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잘되는게 있으면 안되는 것도 있고 낙담할 것이 있으면 기운차게 만드는 것도 있는 법이다. 세상 모든일에 이리 양면성이 잇다.
결국 문명이 선택할 것은 어둠보단 빛이요 안되는 것 보다는 잘되는 것이며 낙담할 것 보다는 기운차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세상사 이렇듯 맘먹기 나름이다.
5월 첫째날 차를 끌고 가스 충전소에 갔더니 가스값이 리터당 680원으로 내렸다. 연초에 800원 하던 것이 지난달인가 700원 대로 내려서 웬일인가 했더만 연달아 또 내려 이젠 600원 대다...원유가격은 올라가는데 가스값은 왜 떨어지나...기름이랑 가스랑 다른가..아님 환율 때문인가?.. 암튼 뭔가 횡재한 느낌이 든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생활 구석구석 기분 좋은 느낌을 발굴해 그것을 전면에 달고 달려야 인생이든 국가운영이든 기분 좋게 달려 갈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반대로 안좋은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너무 스스로 자신에게 가학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아닌지..... 경험상 그렇게 하면 석이 죽어서 될일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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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버스를 타고 우연히 버스 기사로부터 재미나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나한테 한말이 아니라 주변의 대화를 내가 그냥 무심결에 흘려 들은 것이다)
기사양반 왈
“노무현 하는 것은 보면 대개 다 옳은 일이다.. 틀린거 없다. 원래 다 노무현처럼 해야 한다. 그렇게 안하던 넘들이 우낀 넘들이지... 근데 뭘 하든지 옳아 보이기는 한데 국민들 기분은 이상하게 좋지 않다.”
순간 필이 꽂여 궁금증을 참지 못한 내가 버스기사에게 넌지시 “대체 그 이유가 뭘까요”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글쎄 잘 모르겠어 뭐 궁합이 잘 안맞는거 같애“라는 대답으로 말 꼬리를 흐렸다.
국민이 그 원인을 잘 모르겠다니...참여정부의 고민이 여기서 쌓여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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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를 두고 실험정치를 진행하는 미숙한 정부라는 평가가 있다. 의도적으로 깍아 내리기 위해 사용한 미숙하다는 단어를 제외하면 실험정치라는 의미는 얼추 맞다고 본다.
그전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민주적 절차라는 경험의 축적이 거의 없었다. 무조건 까라면 까는 거지 거기에 정부집행에 오류나 시정을 논하기나 했던가... 결국 경험으로 남은 건 쥐뿔도 없다..그게 과거 정부들의 한계다.
민주적 경험을 축적하려면 국민과 더불어 실험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폐기하고 맞다 싶으면 계승 하는거 이거 올바른 행동이다.
참여정부는 정말 열씸히 실험을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대부분 하는 일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무수한 욕을 먹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축적된 국정운영의 경험은 대단한 것이다.
차기정부와 국민은 이런점에 대해서 참여정부와 노대통령에게 사례를 표해도 모자랄 지경이다..그 귀중한 노하우를 제공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걸 누구도 좀처럼 인정 안한다는 게 참여정부의 억울함이겠지만. 어쩌랴..이게 노무현의 운명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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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올림픽이 끝났다
6개 민생법안의 직권상정 통과...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닭쫓던 개꼴이 나버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반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가벼워졌을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뭘 한거지?.."
대다수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승리를 자축하면서 스스로에게 내린 질문일 것이다. 도대체 오늘의 전투력은 어디서 온것을까라고 그들을 골똘히 생각할 것이고 그 생각의 건너편에 바로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다.
우스개 소리지만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대통령을 향해 "역시 정치 10단"이라는 탄식이 나왔다고 한다. 참으로 배를 잡고 웃을 일이다..이제 함부로 대통령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오늘의 사태는 여당과 대통령의 불협화음이라고 하면서 핑계 대볼려고 하지만 대통령의 포스에 놀라 찔금한 눈치를 숨길 수는 없다. 민주당은 또 뭐냐....그들의 오락가락 코메디 행보에 참 행복(?)했다.
정치권 전체가 노대통령에게 일시에 뜨금했을 것이다.. "정치 드럽게 잘하네" 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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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고태진 칼럼은 대통령이 여당에게 사학법을 양보를 권했다고 개혁훼손이라 방방뜨다가 오늘 직권상정으로 법안이 통과되니 열린우리당이 밥값을 했다고 칭찬을 한다.
참 보면 말이다.. 정말 단순해서 좋겠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편한 글짓기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 매체의 칼럼니스트라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아님 최소한 어떤 공동체를 리드하는 예를 들어 초등학교 학급 반장의 입장에서라도 사건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리더십을 그저 자신의 고정된 창으로 바라보고 ..."올커니,,,어이쿠,,,그럴수있냐" 이런식 단어로 나열하면 그게 글인가?.. 그글의 정성과 선의는 인정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이니 정말 참으로 아쉽다.
이번 노대통령의 접근법은 참 재미있는 사례이다. 연구할 가치가 있는 리더십이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솔로몬왕의 지혜와 유사한 점을 보여준다. 두여자가 한아이를 들고와서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니..솔로몬 왕은 칼로 잘라 나눠 가지라고 했다.. 한여인은 그러자고 했고 다른 여인은 빼앗길망정 그럴순 없다고 했다. 결과는 다 아는 대로다.
상식으로 보면 솔로몬왕은 미친놈이다..멀쩡한 아이를 자르라니...(결국 오마이 고태진 칼럼은 "아이를 자르라니 솔로몬은 미친놈이다" 라고 쓰는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솔로몬왕이 노리는 것은 "사필귀정"이라는 역동성과 그게 따르는 진정성의 회복이다. 상황이 비정상적으로 가면 반드시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반작용으로 작동된다는 것을 솔로몬왕은 알고 있다. 또한 그 반작용의 힘에 합리와 정의가 구현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 것이다.
두 의견이 대립되면 역으로 비상식적 상황으로 상황을 유도해서 사필귀정이 작용되어 정의가 스스로 눈에 띄게 하는것.....이것이 솔로몬왕의 지혜이고 이번 노대통령의 리더십은 여기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본다
재미있다..
앞으로도 우리사회는 치열한 의견대립이 예상된다.. 어떤 권력자이던 권력자체가 불신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설픈 중재나 강요는 공권력의 권위추락만 가져올 것이다. 양극화가 진행될수록 사회의 이기심은 엄청 팽배해있다.. 참을성의 총량이 줄어들고 있는 거다.
결국 권력은 이제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편들 수 없다. 그렇다고 무슨 일이든 판단 안하고 핼룽핼룽 보낼 수도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대통령의 리더십은 의미가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당사자에게 설정해주어 스스로 내부에서 사필귀정의 역동성을 끌어냈다는 점 말이다.
이래서 우리는 또한번 좋은 사례를 공동체 운영의 경험으로 갖게 되었다. 참여정부의 실험은 이렇게 우리를 들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