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두렵다.
외화와 관련된 시장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환율을 결정하는 외환시장이 있고 자금의 차입이 중개되는 외화자금시장이 있다.
9월 위기설이라는 부분은 주로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얘기이며 이부분이 막히면
환율도 크게 움직이고 기업, 금융기관들은 당장에 난리가 난다.
정부에서는 별문제가 없으리라고 얘기하지만, 한국 경제가 당장 위기상황이 아니어서 큰 문제 없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 한국보다는 한국을 둘러싼 주요주변국들의 상황이 중요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상황이 한국을 봐 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들을 열거하면,
1. 서브프라임 손실로 미국, 유럽의 유수한 국제금융기관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 계속된 부동산침체로 9월이 끝나면 추가적인 대손상각이 예상되고 있어 자금을 비축해 두어야 하는 와중에 CITI, MERRILL LYNCH, UBS, WACHOVIA등 유수은행들이 경매방식채권(ABS) 재매입으로 인한 대손상각비용 100억불까지 추가되어있다.
2. 미국, 유럽, 중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들의 inflation이 심각한 수준이다. Inflation이 높으면 금리는 현수준보다 올라가게 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채권발행시 향후 금리인상 예상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투자를 기피하게 될 것이다. 이로인해 발행시 높은 가산금리를 지불할수 밖에 없게 된다. 한국물에 대한 적정금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inflation전망이 적정수준이하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필요하다.
3. 운이 없게도 9월에 외채만기가 집중되어 있는 나라가 한국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콩,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지아등 아시아 여러나라들과 자금유치를 위해 경쟁해야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시아 본드라고 싸잡아서 벌써부터 주판을 튕기고 있다.
4. 금년도 아시아권에서 발행된 외화채권규모가 약200억불로 전년동기대비 50%수준에 불과하여 남은 4개월간 아시아 각국의 채권발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만해도 9-11월사이 약100억불 이상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 미국에 이어 유럽국가들이 불황에 접어들고 있고, 중국에 이어 잘나가던 러시아,브라질까지 시장이 무너져 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향후 국제경제전망을 비관하고 있다.
국제 자금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권에서 몇몇 기관은 채권발행에 실패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발행기관들이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신용을 가진 기관이라는 데에 그 파장의 효과가 크다. 만약 한국이 그 대상이 된다면 환율은 폭등하고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거릴 것이고 그 뒤에 오는 쓰나미, 즉 inflation폭탄의 혹독한 맛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남은 4개월의 파고가 매우 높겠지만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IMF 때처럼 환율잡는다고 함부로 태워버리지 않고, 적절하게 국내 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처해 가면 의외로 쉽게 극복해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9월 이후의 관전 포인트는 대형기관들의 외채발행 성공여부만이 아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환율, 인플레이션을 잡아 주는지 지켜보는 일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환율을 낮추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보유외환을 소진하면 다시 IMF와 같은 과정이 되풀이 될 것이고, IMF때와 달리 금리인상 방식을 통해 환율과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면 IMF때의 시장개입정책이 잘못되었던 방식이었음을 확인해 볼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다. 금리인상의 대가는 성장의 포기여서 현정부의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의 잘못을 자신의 손으로 다시 확인해야하는 상황에 놓인자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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