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계속 쓰도록 하겠으며 소설도 아니고 상상도 아니고
실화임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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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없었던 5일 동안 5키로가 빠졌으나
식사를 조금씩 하면서 원기가 원기를 회복하기 시작했고
내 병상일지를 읽어보니 3일째 되는 날 의료조치는 더 이상 할게
없고 그냥 깨어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적혀 있었다.
체온이 내가 모르는 며칠동안 40도를 오르내렸다.
어머니는 병원 근처에 방을 하나 얻어 근 한 달간 매일 아침에
사식을 만들어 오셨으니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런 불효자가 따로 없었던 것 같다.
그 때 면회 온 친구들이 누구더라...
김환국.....김인원.....양정석...이기승.....박윤준.......잘 기억이 안나네.
일주일 정도 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이동 후 건강상태는 급속히 회복되었다.
어떻게 소문이 퍼졌는지는 모르지만 의사, 간호사, 병동의 환자들 조차도
내가 서울법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 어떻게 손써 볼 겨를도 없이
나는 장래 법조인이 될 공부 잘하는 훈련병 환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인지 모르지만 환자 중에서 내가 차출 되어 내과 위생병대리 자격으로
병원약국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그곳은 여자 간호장교들이 많았다.
약국 소속 장교가 많은 것이 아니라 여자 장교들의 수다 장소가 바로 그곳인 것이었다.
역시 젊은 여자인지라 남자들에게 관심들이 많았다.
일하며 그네들의 수다를 듣고 있으면
여대생들의 대화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것 들이었다.
나는 이등병도 아닌 계급이 없는 훈련병이었기 때문에 여자라도 감히
소위, 중위들을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든 위치였다.
그러나 내가 서울법대생이라 그런지 함부로 대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심지어 나에게 존대말까지 쓰면서 이성적으로 상당히 의식하는 듯한
여장교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계급은 비록 훈련병이었지만 작업에는 나름 스타급이라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물적 감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 스스로 혹은 타인에 의해 진짜 서울법대생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내 스스로도 서울법대생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나마 우신을 나와 들은 풍월이 있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았으리라)
비록 병원에 있었던 6개월 내내 혹시 누가 내 인사기록카드를 보고
진실이 밝혀질까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지만 지금 와서
뒤집어 엎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김혜X 중위.......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여기가 첫 근무지인 충청도 여자.
내가 처방전을 타자로 치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타자 가르쳐 달라고 했던 여자.
나보러 공부 잘하게 생겼다고 왜 고시공부하지 군대왔냐고 관심을 보이던 그녀
간호사복이 약간 작은 듯하여 등어리 아래 히프선의 굴곡이 눈길을 끌었던 여자
농담하면 눈을 흘기면서 마치 나에게로 금방 뛰어올 것 같은 느낌의 여자.
자존심도 없는지 처방전의 영어를 나에게 스스럼없이 물어보던 그녀.
나는 김중위의 관심을 그냥 의례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10시 점호 후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김 중위였다.
“타자기 내방에 준비 해놓았으니 지금 내 NOQ(간호장교 숙소)와서 가르쳐 줘”
NOQ는 금남의 지역으로 청소도 일반 민간인 여자가 하는 곳이어서
그녀의 대범함에 그리고 갈 때까지 가보자는 나의 무대책에 스스로 놀라며
갑작스런 명령 아닌 명령에
거울을 보고 스킨을 바르고 환자복 옷매무새도 고치고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김 중위의 방문을 두들겼다.
“충성!!!!! ”
향기로운 실내 공기와 핑크 빛 분위기를 군대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마치 내가 디즈니 만화의 백설공주를 구하는 왕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김 중위는 아직도 머리에 간호사 캡과 근무복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스타킹은 벗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빠른 순간에도
직감할 수 있었으나 생각의 꼬리를 늘어뜨릴 수는 없었다.
기초부터 가르치는데 타자의 특성상 바로 옆에 앉아 가끔은 손가락도 잡아주고
팔을 뻗을 때 몸이 가볍게 닿기도 한다.
각도상 눈길만 돌리면 가슴의 선명한 브이 라인을 훔쳐 볼 수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첫날은 내가 너무 긴장을 해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고
매주 두 번씩 저녁 점호 후 가르쳐 주기로 약속하고 내 숙소로 돌아왔다.
잠이 안온다....자꾸 생각이 났다.
문제는 수업 3일째 되는 날 터졌다...................
(계속)
ps)전편만한 후편 없다고 재미없냐?
꼬리 글 15개 안달리면 잼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기에서 중단할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