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특집 스페셜 6부작 도자기 시리즈를 보고, 임진왜란 이후 일본이 아시아 강국으로 부상한 뒤,
계속 강국으로 선두를 달려 온 배경을 짐작 할 수 있게 되었다..
17세기까지 중국과 한국에서만 생산 가능했던 도자기는 오늘날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보다 더 어려운
기술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를 낼 수가 없었던 신비한 첨단 제품 그 자체였다..
이 도자기가 이슬람을 거쳐 서역에 전달 된 후로 유럽은 도자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유럽사람들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수록되었던 도자기에 관한 기록이 허구라며 믿지 않다가
14세기경 실제로 도자기를 접한 이후 유럽은 중국산 도자기가 부의 상징이 되어 버렸고,
유럽의 왕가와 귀족들은 궁전의 천장과 벽을 도자기로 도배를 하며 부를 뽐내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17세기 독일 작센왕국의 아우구스투스2세는 항아리도자기 150점을 구입하기 위해
기마병 600명과 맞바꾸기 까지 했다..
16세기 명왕조 때부터 도자기를 팔아 쏟아져 들어 온 유럽의 은괴는 자금성, 만리장성등의
대역사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고르게 스며들게 되었다..
그러나 1644년 청왕조가 등장하면서 해상봉쇄령과 잦은 전난으로 중국 자기생산과 무역이 단절되기
시작하다가, 1673년 오삼계의 난으로 최대산지 징더젠이 폐허화 하면서 도자기 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재고품으로 15년을 버텼으나 중국의 민란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마침내 일본의 나가사키를 주목하게 된다..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의 도공 1,000여명을 싹쓸이 한 일본은
도자기 생산을 시도한 지 30여년 만에 도자기 생산에 성공했고
1659년 10월부터 막대한 양의 도자기 주문을 소화해 내기 시작했을 뿐더러, 채색도기까지 개발하여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고 중국이 자기 생산을 개시했을 때는
유럽에서 일본의 자기를 견본으로 제시하게 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상이 KBS 스페셜 도자기 시리즈 제5편까지의 내용 중 일본의 조선 도자기 산업
강탈전까지 나오는 내용이다..
당시의 도자기 산업이 가지는 문화적,경제적 비중을 이해하고 임진왜란 때
빼앗긴 도자기 산업에 대해 생각해 보면, 역사에서 늘 변방국이었던 일본이
임진왜란이후 강국으로 부상하여 지금까지 5세기 동안이나 그 지위를 잃지 않고
부강한 국가를 유지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실마리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선의 도자기 산업을 초토화 시키고, 통째로 일본으로 옮겨 놓은 결과는
조선에게는 농업중심의 봉건경제시대 지속을, 일본에게는 막대한 부의 축적과
유럽문물을 통한 산업화로 이어졌을 것이다..
때마침 유럽에서는 식탁문화가 귀족신분 과시용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도자기 종류가 더욱 늘어 나게 되었고, 일본의 부도 엄청나게 축적 되었을 것이다..
급기야 조선을 침탈하고, 중국, 러시아를 거쳐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만큼
커지게 되었고, 패망 후에도 일어설 수 있는 내공을 쌓게 된 것이다..
일본은 이렇게 최초로 일으킨 해외 침략전쟁 단 한번만으로 엄청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중국과 대등한 자기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유일하게 상감장식기법까지 지니고 있던 조선은
수백년간 간직해온 이 기술을 단지 20-30년간의 결정적인 시점에서
일본의 도자기산업 초토화전략으로 말미암아
네덜란드를 능가하는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기회를 강탈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1659년 최초로 5만여점의 도자기를 동인도 회사로부터 주문 받은 뒤,
일본은 인류역사상 최초의 대량 2차가공산업 제품이자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인
도자기를 들고 화려하게 유럽무대에 데뷔를 하게 되었고, 자연히 국제무역을 통해
유럽의 문물을 접하게 되면서 경술국치년인 1910년까지 210여년간 지속적인 엄청난 발전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조선은 어떠했는가? 서역상인들이 도자기를 비싼 값에라도 사 가려고 안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조선은 일본이 잡아간 도공 덕택에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도
과연 알고나 있었을까?
조선의 역사를 짚어보자.. 선조이후 광해군, 인조반정, 효종 북벌, 숙종, 영.정조시대 탕평책,
강화도령 철종, 고종, 대원군, 민비…
에그… 그 210여년 동안 바깥세상에 눈을 뜰만한 시대가 한번도 없었구만…
한 산업을 송두리째 강탈 당한 최초의 사건으로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별다른
생각없이 200여년을 지내다가 나라마저 강탈 당하는 치욕을 겪게 된게지…
어디 그뿐인가? 또 그 뒤 87년 만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거치면서 IMF까지 겪게 되었으니… 에궁…
이렇게 중요했던 도자기산업 강탈 사건이 지금까지도 단 한줄로 '많은 도공들이 끌려갔다'로 끝나고
그것이 후대에 미치는 영향 등이 우리가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는 별 언급이 되지 않고,
이제서야, 아! 그랬겠구나! 하고 땅을 치게 되는지..
그것도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평소 책을 안읽는 나만 모르고 있었던 내용은 아니었겠지..
마지막 6편이 내일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영 될 예정이란다..
오늘 내일 시간 여유가 되는 친구들은 인터넷으로 재방송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좋은 프로그램이어서 추천한다..
http://www.kbs.co.kr/1tv/sisa/dozagi/program/index.html
http://www.kbs.co.kr/1tv/sisa/dozagi/vod/1336626_113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