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소한 것에 상처 받고 산다..
몇 년 전 천렵가서 고스톱치다 백만원 뒤집어 썼을 때
너의 무지막지한 나에 대한 인신 공격,
등산반 경호실장으로 나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일
명지산 가서 날은 어두운데 자기네 끼리만 먼저 하산한 일
너는 기억이 아슴푸레할지 모르지만
나는 마음 한켠에 조그만 생채기로 남아 있다.
내가 어렵고 곤경에 처했을 때
내가 외로울 때
넌 항상 내속에 있지 않고
항상 반대편에 있었고
언제나 나에게 야지를 주었지.
그 정도야 나의 그릇으로 커버할 수 있었지만
있었지만.......있었지만.....
내가 너에게 쌀 한 포대를 보내준건
내가 돈이 넘쳐서도 아니요
공치사를 하자는 뜻이 절대 아니라
니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한 결과이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그것 밖에 없었다.
나는 그 쌀 한포대가
두포대가 되고 열포대가 되어
네가 나이들어 니 말대로
설렁탕 한그릇 마음껏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거늘......
현미에 뭐 섞어 송이버섯과 함께
더 보내라는 농담아닌 농담에
저 친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스스로 자문하게 되었지.
친구여
부디 자중하시게.....
촌철살인의 화살을
자신을 향해 겨누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