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에서 사는 똑똑한 개구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늘이 직경이 1m정도구나." 사람도 그런 환경에 오래 있으면 의식이 환경과 비슷해집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에서 1등..2등..하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 공부 잘 하는 법과 四當五落
우리는 자주 매스컴이나 책을 통해 공부 잘 하는 법이나 어학을 잘 하는 아이들의 경험과 방법을 읽거나 보기도 하며 벤치마킹 하지만, 대부분 우리 아이와는 거리가 멀거나 따라 해도 같은 성과가 안 나오는 그들에게 맞는 그들만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 정말 더 공부를 잘하게 될까? 저녁6시부터 밤12시까지의 학원생활, 새벽까지 불 켜진 공부방, 그래서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 시험기간 전에만 밤늦게 설치는 아이가 과연 공부를 잘 하게 될까? 이런 추측은 야속하게도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미 학교생활에 지친 아이가 몽롱하게 학원을 다녀오면, 만화책이나 오락, 채팅을 하거나, 수시로 진동하는 핸펀의 쪽지로 사실상 방안에 혼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면 어디부터 손댈지 몰라 그냥 참고서만 두서없이 뒤적이며 방황하며 부모님의 날카로운 감시에 쉬지도 못 하고 밤 시간을 보내게 되며, 휴식의 재충전이 없이 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부작용만 커질 뿐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어느 날 화를 내며 막연히 동네 줌마들의 정보나 품평에 의해 학원을 바꿀 뿐입니다. 그래서 전단지와 옆집 줌마가 우리 아이 교육을 망친다고 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는 쉬지 않고 달리는 자동차의 과열된 엔진과 같은 부작용만 낳을 뿐이며 꿈과 상상력이 사라지고 어둡고 척박해 지고 냉소적이며 폭발적이 되는 것입니다. 공부시간의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잠자는 시간과 놀이나 육체적 운동시간의 투자입니다.
성장기 아이들은 반드시 10시에 자야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저녁형 생활이 아이의 생활패턴에 암적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며, 공교육조차 야자라는 밧줄로 아이의 자유를 박탈하고, 자신감과 인내심과 두뇌를 활성화 시키는 육체적 운동이 얼마나 아이에게 중요한지도 모르고, 놀거나 운동을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하며, 의미 없는 나들이나 외식이 아이의 휴식시간과 영양상태에 악영향을 주는 사실도 모릅니다.
▶ 일등은 머리가 좋을까?
명문 IVY LEAGUE의 학생들은 대부분 하나같이 자신의 머리가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저 에디슨처럼 “99%의 노력과 1%의 두뇌”를 말할 뿐입니다. 초·중등 시절 줄곧 잘 한 경우도 드믑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는 분야가 분명했고 그와 관련된 폭 넓은 독서를 즐기고, 고등학교 시절 쯤, 좋아하여 잘 하게 된 분야와 연관된, 다른 부문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넓어지면서 자발적 노력을 기울이는 습관이 있었을 뿐이라 합니다.
물론 초·중등 교육시스템부터 즐기는 운동이 있어 운동능력도 좋은 편이며, 두뇌에 안정을 주고 이완시키는 음악이나 독서나 그림 그리기를 대부분 좋아한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그들의 대부분은 봉사나 시민단체활동을 지속적이고 의미 있게 해 온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아이들이라는 것입니다.
▶ 학원특별시 강남구가 유리한가?
대학입학담당자들의 강남 선호에도 불구하고 소위 명문대 학생들의 대도시지역 출신과 지방출신의 비율은 7:3 정도입니다. 대도시 집중 인구비율 90%를 고려하면 지방이 불리할 일이 별로 없지만 대도시만 분석하면 강남출신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강남의 다양하고 비싸고 삐까번쩍하고 현란한 족집게 뱀 장사(명?강사들의 호들갑을 보면 연상되는 저 만의 생각입니다)학원 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 자신만의 주요 공부방법입니다. 부모나 아이들이 공부의 해결책이 공교육이 아닌 대치동에 있다고 믿거나, 매스컴들이 사교육 홍보에 앞장설수록, 아이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과 건강은 사라지고, 사교육기업과 부동산불패신화만 남는 것입니다.
학원공부나, 부모님이 강제로 통제하는 방법을 아이의 주요공부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은 결코 마라톤과 같은 학문을 습득하기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마라톤은 선두로 출발 했다고 선두로 골인하는 경우가 드물지요.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즈음은 마라톤이 상대방을 지치게 하고 자기편을 견인하기 위해 초반 선두를 유인하는 선발을 쓰는 고도의 작전을 구사 하는데 이와 같이 부모의 역할이 좀 더 지능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구사 하려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에너지 충전을 위한 충분한 휴식입니다.
▶ 전체 1등에서 학원행으로...
중학교를 전체 1등으로 입학했던 움직이는걸 싫어하고 문제집 풀이와 만화보기가 관심사의 전부인 P는 중학생이 되자 4과목이던 초등시절과 달리 8과목(英音美體道컴漢機)이 더 늘어나자 당황하여 급격히 성적이 하락하자 8과목까지 다 해 주는 학원을 찾았습니다.
독서습관이나 운동 등, 다양한 관심사가 없던 P가 중학생이 되면, 문제집만 풀어대는 습관으로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울 수 있으며, 아이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독서와 교과목외의 관심사를 넓히라고 늘 부모님께 말해서 부모님은 인지했으나 아이가 따라주지 않은 케이스였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서열암기교육의 잣대는 다양한 아이들을 측정하는 장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 운동과 공부를 잘 하는 법은 다른가요?
어느 날 "우리 아이는 바보예요." 하고 한 어머니가 말 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한 구석에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하고 어색하게... 가끔씩 아이들이 놀리면 소리 없이 찌질거리는 코 흘리며 호흡을 거칠게 하는 덩치 큰 착한 아이였습니다.
"너 바보라고 생각하니?" 하고 물었더니 "네... 저 그런가 봐요, ...그렇게 놀려요."하더군요.
"좋아하는 게 뭐니?"했더니 "축구."라고 하기에 "박지성은 평발인데도 축구 좋아해서 운동장에서 그대로 잠들기도 했지...." 하며 방과 후 축구 연습을 나오라고 했습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이 다 그렇지만 형편없는 운동치인 아이는 공부만 끝나면 축구공을 제일 먼저 찾아 들고 벽치기하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10여 개월이 지나자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축구를 잘 하게 되고 몰라보게 달라지더군요. 코 흘리는 것도 없어지고 씩씩해지다 못해 큰 덩치로 놀리던 애들까지 패고 적극적이 되더군요. 공부도 평균 20점대에서 70점대가 되고 인근 축구팀이 있는 학교의 감독이 보내 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달라진 것을 고마워하면서도 여느 부모님들처럼 애가 공부를 더 잘 하지 않을까 싶어 그 감독의 집요한 로비와 축구를 시키라는 나의 권유를 듣지 않고 축구도 중단시키고 학원에 보내더군요.
어제 저녁, 운동하러 나갔다가 참 오래간만에 그 녀석을 운동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어색하게 인사하는 키가 쑥 커진 총각 같은 아이에게 공부는 잘 하고 있는지 축구는 하고나 있는지 물었지만 부정적인 대답만 돌아 왔습니다.
"축구선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다시 하지 그러냐?"했지만 고개만 떨굽니다.
제가 도울 일이 없더군요....
종종 아이들의 꿈은 부모님의 작은 욕심으로 쉽게 재단이 되고 묻혀 갑니다.
축구를 잘 하려면 박지성이 경기 하는 것을 관중석에서 구경하고 일요일에 가끔 동네 축구를 하면 될까요? 정답은 박지성은 잘 하지만 그것을 구경 한다고 내가 그렇게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니며 매일, 꾸준히, 효율적으로 일정 시간 동안, 스스로 훈련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강사가 칠판에서 풀어주는 문제를 구경하면 잘 풀리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그 자리에서 풀라고 하면 되는 듯하지만 그 장소를 떠나면 허접해지는 이유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고민하며 해결한 1문제가 남이 가르쳐 주는 100문제보다 실력을 키운다는 정보 습득의 두뇌운동 매카니즘을 망각한 박지성의 경기를 구경만 하며 축구 잘 하기를 기대하는 처지와 다를 바 없습니다.
“학교수업에 집중하고, 집에서 복습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며 좋아하는 관심사를 즐기라”는 제 기준을 그 넘이 뭘 아느냐고 야단치며, 전 과목 학습지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님도 계시고, 전혀 아이에게 맞지도 않는 방과 후 특기적성활동을 시키거나, 각종 사교육을 휘황찬란하고 복잡한 주변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원가에서 늦은 밤까지 방랑하게 하는데 “스스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교육의 기본에 이미 어긋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삶의 코치는 부모이며 경기를 하는 선수는 남의 힘으로 성취감을 얻을 수 없습니다.
211.223.61.x /59.8.243.x /210.120.47.x/님 죄송합니다.
ⓒ 시골훈장